2020 공정무역포럼 다섯 번째 세션은 장승권 성공회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가 ‘한국공정무역이 나아갈 길’을 주제로 발표했다. 사진은 발표를 맡은 장승권 성공회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이미지=ZOOM 화상회의 갈무리
2020 공정무역포럼 다섯 번째 세션은 장승권 성공회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가 ‘한국공정무역이 나아갈 길’을 주제로 발표했다. 사진은 발표를 맡은 장승권 성공회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이미지=ZOOM 화상회의 갈무리

“한국형 공정무역이 주류가 되기 위해서 관계된 모든 기관과 단체들이 다 참여했으면 좋겠어요”

한국형 공정무역은 규모가 작고 누가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추진해 나가야 하는지 분명치 않다. 생협과 공정무역 조직(단체)를 중심으로 기업, 지자체 등이 관심을 갖고 있지만, 방향성이 명확치 않아 시장확대가 어려운 상황이다. 장승권 성공회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에서는 서울, 인천, 경기도 등에서 공정무역을 활발하게 하고 있지만, 무엇 때문에, 어디를 향해 공정무역 활동을 하는지 분명하지 않다”며 “단체장의 생각에 따라 바뀌기도 하고, 지역 의회 의원들의 성향이나 관심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공정무역이 주류에 속할 수는 없을까. 공정무역이 활성화되려면 어떤 비전이 있어야 할까. 17일 열린 2020 공정무역포럼 다섯 번째 세션 발표를 맡은 장승권 성공회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공정무역이 나아갈 길’을 주제로 한국 공정무역의 발전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공정무역 주류화 성공 사례, 국내 적용방법 고민해야

장승권 교수는 공정무역이 주류화 된 사례를 소개하며, 목적과 목표에 대한 분명한 설정과 지역 활동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공정무역 선도 국가중 하나인 영국은 페어트레이드 인증 마크와, 이를 관리하는 단체 페어트레이드 파운데이션(Fairtrade Foundation)이 주도하는 힘이 크다. 여기에 공정무역 마을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전국에 흩어져서 자기 커뮤니티에서 공정무역을 촉진하기 위해 풀뿌리 활동이 더해지면서 공정무역 활동이 활성화 됐다.

영국만큼 양적으로 주류화 되진 않았지만, 우리나라보다는 높은 발전을 나타내고 있는 프랑스는 자국내 농민의 문제, 유기농 농업, 지역기반 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장 교수는 “프랑스는 로컬 페어트레이드(local fair trade), 도메스틱 페어트레이드(domestic fair trade) 를 발전시키는 나라”라며 “해외에서 공정무역의 주류화를 위해 시행하는 노력과, 이를 어떻게 한국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공정무역은 아니지만 국내 친환경 유기농산물이 주류시장에 들어간 것도 비슷한 사례다. 30년 전만해도 주류에 속하지 못했던 친환경 농산물은 현재 소매점포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친환경 농산물을 이용해 만든 식품이나, 식당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는 “국내에서 친환경 농산물이 주류화 될 수 있는 이유를 보면 정부가 친환경 농산물에 대해 인증하고, 국가재정을 투입해 친환경 농업을 육성해 오늘날 친환경 농산물의 주류화를 이뤘다”고 전했다.

장승권 교수는 "한국의 공정무역이 주류화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공정무역 관련 단체와 이해관계자 주체가 협력해서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이미지=ZOOM 화상회의 갈무리
장승권 교수는 "한국의 공정무역이 주류화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공정무역 관련 단체와 이해관계자 주체가 협력해서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이미지=ZOOM 화상회의 갈무리

분열과 갈등의 한국형 공정무역, 힘 합쳐 한 방향으로

한국은 지금 여러 분야에서 분열된 상황을 겪고 있다. 장승권 교수는 한국의 공정무역이 주류화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분절적인 상황을 벗어나 연대와 협력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정무역 관련 단체와 이해관계자 주체가 협력해서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위해 지금까지 공정무역 활성화에 참여하지 않았던 단체기관들도 모두 참여해야 한다. 장승권 교수는 “천천히라도 모든 기관과 단체가 공정무역 활동에 참여해 한국이 세계사회에서 어떤 책무를 다해야 하는지를 생각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정무역 운동을 분명하게 주도할 세력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 그는 “여기저기서 공정무역 활동을 하지만, 분절적인게 현실인 것 같다”며 “이를 한데모아 끌고 갈 주체가 모이는 계기가 생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공정무역 운동은 민간이 주도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방법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민간에서 적극적으로 공정무역 활동을 하더라도, 필요한 지원 등이 있으면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것. 그는 “법제화가 필요하면 하고, 정부·지자체에 재정지원이 필요하면 그것 역시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다만, 이유와 방식이 명확해야 한다”고 전했다.

장승권 교수는 “전략 전술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을 뿐 한국이 세계 사회에 기여해야 하는 건 피할 수 없다”면서 “같이하는 공정무역 활동으로 한국형 공정무역 주류화를 만들어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자체의 리더들과 행정가, 정치인, 지역유지, 사업주체, 일반 시민들을 공정무역 활동에 참여 시키거나, 예산 확보 등의 노력을 계속 해야죠. 영국 등 유럽 활동에서 볼 수 있듯이 지역에서는 기초단체와 밀착 소통하며 하는 공정무역 마을운동도 해야 하고요. 그 이상 확장 발전되기 위한 노력은 우리 과제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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