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무엇인가요? 여러 가지 단어들이 떠오르겠지만 가장 대표적인 단어는 ‘5.18’, ‘민주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5.18 민주화운동을 잊지 않고 기억하자!' 의미가 담긴 특별한 쿠키가 있다고 합니다. 바로 '오월쿠키' 인데요. 오늘은 광주 사회적기업 '틔움복지재단' 안병규 대표이사와 광주사회적경제유통플랫폼 '가치키움사회적협동조합' 허윤성 사무국장을 만나 이름만으로도 특별한 '오월쿠키'에 담긴 이야기를 들어볼까 합니다!

오월쿠키, 넌 누구냐?

 

Q. '틔움복지재단'과 '가치키움사회적협동조합'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안병규 틔움복지재단 대표(이하 안 대표) : 안녕하세요. 틔움복지재단, 틔움직업재활센터 대표이사 안병규입니다. 틔움복지재단은 장애인분들과 함께 일자리 창출에 힘쓰고 있는 광주 사회적기업 중 한 곳입니다. 틔움복지재단에서는 총 38분의 장애인분들과 함께 맛있는 빵을 굽고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우리 밀과 건강한 재료만을 고집해서 맛있는 빵과 쿠키를 구워내고 있습니다. 쿠키 굽는 것을 뛰어넘어 장애인분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세상을 굽고 있습니다.

▶ 허윤성 가치키움사회적협동조합 사무국장(이하 허 국장) : 안녕하세요. 광주사회적경제유통플랫폼 '가치키움사회적협동조합' 허윤성 사무국장입니다. '가치키움사회적협동조합'은 사회적 경제 기업들의 상품들의 판로지원을 담당하고 있고 매출 확대를 위해서 유통하고 있는 협동조합입니다. 비영리적 성격을 띠는 사회적 경제조직들은 판로확보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전문적으로 유통을 도와줄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기업들의 의견을 모아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유통 플랫폼입니다.

Q. '오월쿠키'는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 허 국장=오월쿠키는 올해 시작된 것이 아니라 작년에 만들어진 오월빵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광주 사회적경제기업 중 제과제빵기업들이 광주를 대표하는 '광주민주항쟁'과 관련된 빵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습니다. 오월빵을 만들면서 '더 간편하고, 유통기한도 더 길고, 쉽게 접할 수 있는 쿠키도 만들면 어떨까?'라는 고민에서 만들어진 것이 '오월쿠키'입니다. 작년에 시범 삼아서 한 종류만 선보였었는데 시민들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올해 본격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올해 초, 씨튼베이커리, 틔움베이커리, 뷰밀베이커리, 우리밀스토리 4개의 사회적경제기업이 모여 고민을 하고 회의를 거쳐 4월에 샘플이 나오고 5월에 제품화가 되었습니다.

5월 17~18일 2일간 도청과 국립 5·18민주묘지 참배객들에게 무료로 나누는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총 4,000개의 쿠키를 무료로 나눠드렸고 추가로 5월 24일 5·18 자전거 민주평화대행진 행사에서 200개의 쿠키를 나누는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오월쿠키'는 방부제와 화학첨가물을 넣지 않고 광주에서 유통되는 순우리밀을 사용합니다. 또 유기농 계란과 고메 버터를 사용하여 보다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4개의 제과제빵 사회적경제기업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오월쿠키'는 광주사회적경제유통플랫폼 '가치키움사회적협동조합'에서 유통 판매, 판로를 확보하고 함께 협업하고 있습니다.

'오월쿠키'의 모양은 다양합니다. 그 모양들이 '오월쿠키'를 더 특별하게 만들어줍니다. '오월쿠키'에는 5.18 사적지 중 전남도청, 전일빌딩, 상무관, 민주광장, 구적십자, 구도청, 분수대 등 20곳 이상의 다양한 사적지 디자인이 새겨져 있어 그 의미를 한층 더 살려줍니다. 각기 다른 사적지 디자인의 '오월쿠키'를 먹으면서 5.18 민주화운동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Q. 여러 사회적기업이 함께 했는데,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요?
▶ 안 대표='5·18 민주화운동'관련 재단과 관련된 분들에게는 슬픈 역사, 굉장히 무거울 수 있는 주제이기 때문에 음식으로 담아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과 걱정도 많았습니다. 4개의 사회적경제기업들이 취지를 설명하고 쿠키 맛을 선보였는데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시고 함께 협의해주신 덕분에 '오월쿠키'의 의미를 담아낼 수 있었습니다.

'오월쿠키'를 만들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각기 다른 의견들을 맞춰나가는 과정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빵, 제과 관련 기업들이 협업을 한지 4~5년이 돼가는데 중간에 어려웠던 점이 많았습니다. 특히, '오월쿠키'를 만들면서 4개의 사회적경제기업이 협업을 통해서 한 가지 쿠키를 만들려다 보니 각자 갖고 있는 기술적인 차이, 의견의 차이가 있기에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또, 중심을 잡고 디자인을 선택하고 각자의 레시피를 공유하는데 있어서 서로 양보하고 배려해왔기 때문에 '오월쿠키'를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또, '5·18 민주화운동 역사를 잊지 말자'는 방향성을 가지고 만들었기 때문에 중간에 큰 어려움 없이 '오월쿠키'가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특히, 광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 가치키움사회적협동조합에서 유통과 판로를 확보에 도움을 주셔서 훨씬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상품을 선보인다고 한들 아무도 모른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유통 플랫폼을 통해서 홍보가 잘 되고 있어 유통 부분에 있어서는 큰 어려움 없이 '오월쿠키'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Q. 이번 코로나19로 어려웠던 분들을 위해서 다양한 기부를 진행했다고 들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 안 대표=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특히 대구가 굉장히 어려운 시기를 보낸다는 사실을 알고 '우리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했습니다. 우리 틔움베이커리에서 장애인 직원들이 만든 주먹빵을 보내자고 의견이 모여 500개의 빵을 대구 장애인 시설 2곳에 보냈었습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함께 도와주고 함께 견뎌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직원들이 정성을 듬뿍 담아 보낸 빵으로 어서 코로나19가 지나가길 바랄 뿐입니다.

출처: 남도일보 (http://m.namdo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563055)

▶ 허 국장=코로나19로 어려운 광주 내 취약계층을 위해서 공공기관과 함께 연계하여 지역아동센터에 방역소독을 진행하였고 독거노인들께 손소독제, 마스크를 배포하고 취약계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도시락을 지원하였습니다. 코로나19로 더욱 힘든 취약계층들을 위해서 자원봉사센터들이 힘을 모으고 마스크 같은 경우에는 원단을 저렴하게 제공해 주셔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수혜가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주변에서 함께 노력하고 도와주신 사회적경제기업들과 자원봉사센터 덕분에 좀 더 많은 분들께 도움을 드릴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어려운 시기인 만큼 사회적경제기업들도 어려울 텐데 먼저 발 벗고 나서는 모습이 정말 멋졌습니다.

Q. 사회적경제기업을 운영하면서 힘드신 점이 있다면?
▶ 안 대표=처음에는 장애인분들과 함께 제과사업을 할 기회가 있어 그들에게 2년 동안 매주 2회씩 제과 교육을 진행했었습니다. 장애인분들과 함께 쿠키를 만들어 길거리에 나가서 팔아보기도 하고 직접 사람들과 대면하기도 했었습니다. 궁극적으로 그들이 바라는 것은 우리가 일상에서 평범하게 누리는 결혼, 스스로 돈을 벌어보는 것, 자립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너무 당연시 누려오던 것이 그들에게는 희망이자 꿈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과 함께 하자는 생각으로 함께 일궈온 곳이 바로 "틔움"입니다.

사회적경제기업을 운영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아무리 좋은 재료, 좋은 상품을 선보여도 장애인이 만들었다는 선입견으로 '깨끗하지 않겠다', '맛없겠지'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예전에 비해서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저희는 더 신경 쓰고 상품으로 보여드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회적경제기업이라고 하면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 창출, 복지와 함께 기업의 이익도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두 부분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일자리 창출, 복지에만 신경을 쓰다 보면 재정이 어려워지고 이익에만 신경을 쓰다 보면 사회에 소외된 계층이나 어려운 사람들이 더 어려워지기 때문에 복지와 이익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실 좋은 제품을 만든다고 해도 판로 확보가 되지 않으면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적어 매우 힘든데 사회적경제지원센터나 가치키움사회적협동조합에서 중간 역할을 해주고 계셔서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Q. 광주 내 사회적경제기업만의 특별한 점이 있다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 안 대표=광주 내 사회적경제기업들은 다양한 시도를 끊임없이 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함께하는 가치를 이루기 위해서 많은 협업을 이뤄내는 것이 가장 특별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이번 '오월쿠키'도 중간중간에 의견 조율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었기 때문에 포기할 수도 있었지만 4~5년을 함께 해오다 보니 의견 나누는 것도 능숙하고 협업의 의미를 다들 너무 잘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함께 사회적경제기업들이 협업했을 때,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좋은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협업을 끊임없이 추구하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협업을 많이 시도하지만 광주처럼 끈기 있게 포기하지 않고 이어가는 곳이 흔치 않습니다. 광주 내 사회적경제기업이기에, 함께 하는 가치가 얼마나 크고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함께 머리를 맞대면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기 때문에 더 퀄리티 높은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제품의 가치를 소비자들이 인식하고 높은 구매로 이어진다면 그 소비에 의해 취약계층, 장애인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기 때문에 사회의 선순환이 이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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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 광주 사회적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말씀하신다면은요?

▶ 안 대표=지금 저희가 "틔움세차"라고 해서 청각장애인 두 분이 교육을 받고 직접 스팀세차를 하시는데, 그분들은 듣지 못하는 것 빼고는 일반인들과 똑같습니다. 일하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오히려 더 열심히 하려고 하십니다. 사회적경제기업에서 고용하는 것을 넘어서 그들이 직접 교육을 받고 창업, 운영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앞으로의 사회적경제기업들이 추구해야 하는 방형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들이 직접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결국 장애인이 아닌 평범하게, 남들과 같이 그들의 이름을 갖고 개개인으로 독립하고 스스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교육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통 플랫폼과 센터와 같이 중간 조직에서도 많은 도움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도와준다는 개념에서 벗어나 그들과 상생하기 위해서 함께 가치를 실현한다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혼자 살기보다는 함께, 같이 살자!' 우리가 사회 취약계층,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인식의 변화만 있어도 더 나은 사회가 될 것입니다.

 

▶ 허 국장=세계적으로나 우리나라나 광주나, 사회적경제기업의 확대는 필연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복지가 강조되고 더 나은 삶의 질을 위해서 사회적기업은 더 확대되고 필연적인 선택이 되어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식개선이 필요하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는 규모가 작은 행사, 소소한 행사 수준을 넘어 모두가 참여하고 공감할 수 있는 대대적인 행사도 필요합니다.

저희가 우스갯소리로 ‘자기소멸’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결국 사회적경제기업 혼자서도 자립할 수 있고 사회적으로 소외되거나 약자들이 행복한 삶, 잘 살게 될 때가 온다면 그 때 "우리(중간지원조직)들이 없어질 때다" 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아마도 그 때는 더 행복한 사회가 만들어져 있겠죠? 중간지원조직이 돕지않고도 사회적경제기업이 자생적으로 잘 돌아가는 것, 그것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때까지 사회적경제기업을 도와 최선을 다해 유통에 힘쓰도록 하겠습니다.

 

본 기사는 광주 사회적경제의 의미를 살피고 공유하기 위해 광주광역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광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함께 제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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