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신촌동에서 지원유세에 나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 2024.10.28 / 사진  = 뉴스1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에서 지원유세에 나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 2024.10.28 / 사진  = 뉴스1

이로운넷 = 이화종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29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유세 중 발언 '정치 자체는 죄가 없다. 정치를 개 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를 두고 "이제 앞으로 주의해야 될 것이 실수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여러 가지 표현이라든지 또 선거 전략 면에서도 보면 어떤 실수가 있었으면 사과하고 바로 민심의 눈높이에 맞는 그런 조치들 이런 것들이 다 필요하다"라며 이와 같이 말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 28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에서 이뤄진 집중유세에서 "정치를 개 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라면서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이 전진하느냐 후진하느냐, 정의로워지느냐 범죄자들이 지배하는 나라가 되느냐를 결정하는 선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범죄자들의 지배를 막자는 게 네거티브 같나? 아니다. 범죄자들을 심판하는 것이 민생이다"라면서 "이조(이재명-조국) 심판이 민생"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조국혁신당의 신장식 대변인은 즉각 논평을 내고 "한국에서는 심한 욕으로, 여당을 이끄는 사람 입에서 나와서는 안 될 말"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민주당의 신현영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저급한 표현을 서슴지 않는 정치는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도주대사'라는 멸칭을 얻은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 호주대사 / 사진 = 뉴스1
'도주대사'라는 멸칭을 얻은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 호주대사 / 사진 = 뉴스1

◆ 尹정부의 국정운영 개만큼은 했나?···10·29 이태원참사와 채상병 사건 돌이켜 보면...

개들은 오랜 기간 인간의 친구로 자리 잡은 동물이다. 고고학자들은 기원전 3만년에서 최소 7천년 전부터 개의 가축화가 진행됐다고 보고 있고 유전학자들은 약 1만5000년 전 동아시아에서부터 시작됐을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개에 대한 기록들을 살펴보면 '충직함'이 빠지지 않는다.

경상북도 선산군 도개면 신림동의 의구총과 의구비, 평안남도 용강군 귀성면 토성리와 평양 선교리의 의구총, 충청남도 부여군 홍산면 북촌리의 개탑 등은 화재로부터 주인을 구하고 죽은 개의 충직과 의리를 전하고 있다.

고려시대 충렬와 8년(1282년)에는 개성의 진고개에서 개가 사고무친의 눈먼 아이를 데리고 다니면서 밥을 얻어 먹이고 물을 먹여 키워 벼슬을 내리고 충직함을 기린 일도 있다.

이에 반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하는 우리 정부의 행태는 국민에게 개만큼 충직 했는지 의문이다.

지난해 4월 11일 서울시는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 설치와 관련해 시민대책회의에게 변상금 약 2900만원을 부과했다.

이날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는 "서울시가 시민대책회의 앞으로 올해 2월4일부터 이달 6일까지 서울광장 합동분향소(72㎡)에 대한 변상금 2899만2760원 부과 통지서를 보냈다"라며 "참사 피해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존중조차 잊은 듯한 서울시의 일방적 행정에 참담한 심정으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10·29 이태원 참사는 무려 159명의 시민이 도보 중 압사를 당한 끔찍한 사건이지만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불미스러운 일이었다. 해명과 책임을 요구하는 유가족들에게 행정처분을 이용한 입막음을 저질렀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29일에는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와 관련해 '외압 의혹' 논란에 휘말린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사의를 표명했다.

이종섭 대사는 2022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윤석열 정부 첫 국방장관이었다. 그가 장관으로 있을 때 육군사관학교(육사)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과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지난해 10월 국방장관에서 물러난 이 대사는 "진상이 민간수사기관과 법원에 의해 명명백백하게 밝혀지고 근거 없이 제기됐던 모든 의혹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갑자기 호주 대사로 임명 되면서 몰래 호주로 떠났다.

그는 대중들에게 '도주대사'라는 조롱 섞인 멸칭으로 불리게 됐다.

두 사건은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국민을 기만한 사건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주인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개들을 생각하면 누군가를 모욕할 때 '개 같은'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부끄러워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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