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구효정 서울소셜벤처허브 매니저, 김도진 해피문데이 대표,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 박유진 이로운넷 기자
(왼쪽부터)구효정 서울소셜벤처허브 매니저, 김도진 해피문데이 대표,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 박유진 이로운넷 기자

1980년대생부터 2000년대생까지 섞여있는 MZ는 때때로 같은 세대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 중에는 임팩트 생태계의 주축을 이끌어가는 80년대생과 90년대생들도 있다. 10년 간 빠른 성장과 변화를 경험했던 임팩트 생태계이기 때문에 그들 사이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8090은 특히 커뮤니티를 정의하고 감각하는 기준이 달랐다. '커뮤니티' 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80년대생들은 공간에 기반한 거리적 가까움을 90년대 생들은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효율성과 필요에 집중한 느슨한 연대를 떠올렸다.

20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소셜밸류커넥트(Social Value Connect, 이하 SOVAC)’에서는 8090 두 세대가 함께 만들어 나갈 지속가능한 임팩트 생태계를 마련한다는 취지로 ‘MZ세대가 바라는 임팩트 지향 커뮤니티는?’ 세션이 마련됐다.

80년대생이 주축으로 이끌어온 임팩트 생태계에서 커뮤니티의 다음 모습을 상상해보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세션은 전일주 임팩트얼라이언스 팀장의 진행으로 나종일 루트임팩트 리드, 김도진 해피문데이 대표, 구효정 서울소셜벤처허브 매니저,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 박유진 이로운넷 기자가 커뮤니티와 임팩트 생태계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전했다.

전일주 임팩트얼라이언스 팀장은 “90년대 초중반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변화를 주도하고 있지만 이들은 우리(80년대생)의 이야기를 낯설다고 느낀다”며 “새로운 구성원으로 나타난 90년대 초중반생들과 함께 어떻게 커뮤니티를 만들어 나갈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직 혹은 커뮤니티가 지속되려면 나와 다른 환경에서 자란 다른 세대와 함께하는 것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김도진 해피문데이 대표, 구효정 서울소셜벤처허브 매니저,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 박유진 이로운넷 기자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김도진 해피문데이 대표, 구효정 서울소셜벤처허브 매니저,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 박유진 이로운넷 기자

80년대생은 좀 더 가까이, 90년대생은 좀 더 느슨하게!

80년대생과 90년대생은 커뮤니티에 대한 정의와 감각에 미묘한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두 세대 모두 커뮤니티의 역할과 기능의 필요엔 동의했다.

80년대생은 임팩트 생태계가 조성되기 전부터 조직과 개인의 생존전략 측면에서 커뮤니티에 집중했다. 비교적 부족한 자원과 기회를 커뮤니티를 통해 상쇄해 나가는 방식을 택한 것. 나종일 리드는 “이런 상황들이 생존을 넘어 생태계 조성을 시작한 계기이기도 하다”며 “규모가 작은 조직의 경우에는 직장 어린이집 같은 복지를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성수동에 모였기 때문에 모두의 숲을 조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90년대생의 진입은 임팩트 생태계가 어느정도 조성된 뒤 시작됐다. 때문에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방식에서 실용과 필요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다. 그렇기 때문에 ‘모이는’ 커뮤니티에 소속된다는 느낌보다 기업적인 부각이나 경쟁력이 무뎌져 보일 것을 염려하는 경향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김도진 해피문데이 대표는 “(개인적으로) 어떤 측면에서는 커뮤니티에 속하는데 부담을 느끼기도 했지만, '공동 직장어린이집' 처럼 커뮤니티에서 발생하는 시너지를 활용해 좋은 인재를 찾을 때 도움을 얻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는 “앞으로는 '모이면 뭔가 생길 것'이라는 것 보단 '우리가 어떻게 해야할까'하는 부분에서 좀 더 날카로워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MZ세대가 바라는 임팩트 지향 커뮤니티는?’ 세션 관람을 위해 보인 관람객들.
‘MZ세대가 바라는 임팩트 지향 커뮤니티는?’ 세션 관람을 위해 보인 관람객들.

다양하게 해석되는 ‘임팩트’...유용하나 때로는 난관 되기도

8090 같은 세대의 차이를 비롯해 영리나 비영리 등 영역, 또는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임팩트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시각이 조금씩 달랐다. 임팩트 생태계에서 비즈니스를 하면서 영리가 부각되는 시장에서는 비영리적인 성향이 두드러지고 비영리에 집중하는 시장에서는 영리적인 부분이 부각되는 모순적인 상황을 마주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임팩트 생태계에서 일하는 90년대생들은 때때로 해당 부분에서 정의하기 힘든 감정을 느끼기도 했다.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는 “우리의 일을 더 잘하기 위한 생존방식을 새로운 문법을 만드는 것으로 선택했다”며 “우리는 스타트업에 가도 낯설고 비영리에 가도 낯선 상황이 이어지는데 이런 낯섬을 느끼는 사람과 조직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팩트 생태계의 성장과 ESG의 조명 등 외부요인의 넓이와 깊이가 동시에 성장하는 상황에서 느끼는 혼란함도 있었다. 박유진 이로운넷 기자는 “임팩트 생태계에서 기자로 일하면서 나 자신을 제너럴리스트라고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소셜임팩트를 잘 알고 잘 활용하는 기자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전문성을 인정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때때로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또 “임팩트 조직 가운데 상장을 하거나, 대기업에 인수되는 등 명확하게 성장을 볼 수 있는 현상들도 나타나긴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가 한 때의 흐름은 아닐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구효정 서울소셜벤처허브 매니저는 세션을 정리하며 매력적인 임팩트의 모습에 대한 고민을 던졌다. 그는 “‘임팩트를 지향하는 사람’이라는 것이 나의 해시태그”라며 “내 일을 오래오래 계속 하고 싶고 나를 나타내는 단어로 이를 사용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생태계 구성원들은 이미 이 매력을 잘 알지만 논임팩트 조직이나 플레이어들에게도 이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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