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소셜임팩트 레시피 클럽 2부 토크쇼 현장. (좌측부터) 전일주 임팩트얼라이언스 팀장, 윤남희 임팩트스퀘어 이사, 허승준 SK사회적가치연구원 측정협력팀 팀장, 이경황 오파테크 대표, 박제환 루미르 대표./사진=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제3회 소셜임팩트 레시피 클럽 2부 토크쇼 현장. (좌측부터) 전일주 임팩트얼라이언스 팀장, 윤남희 임팩트스퀘어 이사, 허승준 SK사회적가치연구원 측정협력팀 팀장, 이경황 오파테크 대표, 박제환 루미르 대표./사진=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사회적 가치 창출을 목표로 하는 기업들은 그들의 존재 가치와 영향력을 어떻게 확인할까. 최근 이를 위해 ‘소셜임팩트 측정’이 화두로 오르고 있다.

조명 브랜드 ‘루미르’는 임팩트 측정을 통해 사회적 가치에 대한 사내 공감대를 공고히 한 기업이다. 루미르는 빛이 부족한 국가들의 국민을 위해, 폐식용유를 활용해 켤 수 있는 램프를 개발한다. 지난 15일 성수동 KT&G 상상 플래닛에서 열린 ‘제3회 소셜임팩트 레시피 클럽’ 현장에서 박제환 루미르 대표는 “‘SK 사회적가치연구원과 함께 임팩트 리포트를 발간하면서 우리가 만들어내는 가치에 대한 내부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소셜 업무 담당과 비소셜 업무 담당 직원이 나뉘어있는데, 이전에는 소셜임팩트가 지니는 의미에 대해 두 집단 간에 이해도 차이가 있었다고 부연했다.

소셜임팩트 레시피 클럽에서는 이 밖에도 임팩트 측정 사례와 필요성에 관한 이야기가 오갔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소셜벤처 육성사업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 행사는 소셜벤처 간 교류를 활성화하고 기관 간의 협업을 장려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지난 4월부터 매월 진행 중이다.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과 임팩트얼라이언스가 준비했다. 이번 3회 행사의 주제는 ‘임팩트측정, 어디까지 해봤니?’(부제: 측정의 뒷이야기부터 대표사례까지)로, 임팩트 측정이 단계별 어떤 고민을 통해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사례를 논의했다.

이날 국내에서 임팩트 측정을 오래 고민하고 실행해온 ‘임팩트스퀘어’와 ‘SK 사회적가치연구원(CSES)’이 발제를 맡았다. 첫 발제에 나선 윤남희 임팩트스퀘어 이사는 IMP(Impact Management Project)의 의미와 이를 한국에 맞춰 다듬고 보급했던 과정을 소개했다. IMP는 사회에 영향을 주는 정도를 측정하고 보고하기 위한 국제표준으로, 중기부가 소셜벤처의 사회적가치 측정에 도입하고 있다. 유엔개발계획에서 각 국가의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성과 측정기준으로 IMP 규범을 채택하는 등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임팩트스퀘어는 기업들이 스스로 임팩트를 측정하고 그 결과를 리포트 형태로 공시할 수 있게 돕는다. 윤 이사는 지난해 OECD 행사에서 이에 대해 발표했던 일을 공유하며, "우리나라가 해외사례 도입을 넘어 국제사회에 경험을 나누는 일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CSES는 정량 측정 방법 중에서도 화폐 가치로 측정하는 방식을 지향한다. 루미르의 경우, 예상 판매량, 미래 현금흐름 할인율, 종료 가치 등을 종합해 계산한 최종 임팩트는 약 26억 달러였다. 발제에 나선 허승준 측정협력팀장은 “단순히 점수를 내는 게 아니라 여러 단계의 고민을 거쳐서 나온 것임이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화폐 가치로 측정하는 게 가장 우수한 방식일까. 허 팀장은 “그게 아니라 일반 사람들이 이해하기 가장 쉬운 방식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라며 “필요에 따라 화폐가치가 아닌 방식으로도 충분히 측정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화폐 가치로 측정하기 어려운 요소도 있다. 윤 이사는 “‘고용’은 단위가 소득이고, ‘환경’은 단위가 탄소 저감량이라서 화폐가치로 치환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지만, 서비스·정신 건강· 교육 등 정성적인 요소들은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에듀테크 소셜벤처 ‘에누마’의 임팩트를 측정했던 사례를 공유하며 “에누마의 서비스를 이용하기 전과 후의 문해력 테스트 점수를 비교한 독해 능력 지표를 통해 임팩트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정량화했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크쇼에는 임팩트스퀘어의 임팩트 측정 서비스를 경험한 오파테크의 이경황 대표가 나왔다. 그는 “이전에는 재무적인 수치만 봤는데, ‘실제 우리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이만큼이구나’ 하는 걸 알게 됐을 때 직원들이 자부심을 느끼더라”라며 “개인적으로도 시장 환경이나 문제에 대해 누가 물어볼 때 더 체계적으로, 수치상으로 대답할 수 있게 됐다. 갖고 있는 데이터가 연결되면서 사업에 더 중요하게 쓰일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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