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농업연구소 영농조합법인과 러브네이버 함밥공동체가 18일 주치농 업무협약식을 맺었다. (왼쪽부터) 이상배 문화농업연구소장, 박덕기 이웃사랑교회 목사.

“먹는 것과 농(農)으로 사회를 혁신하고, 먹는 것과 농으로 인간을 치료할 수 있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실행하며, 노숙인 등 사회적 약자들의 귀농귀촌에 대한 구체적 방안 등을 발표하겠다" 

문화농업연구소 영농조합법인(이하 문화농업연구소)과 러브네이버 부천 함밥공동체(이하 함밥공동체)가 18일 주치농 업무협약식을 맺었다. 연 3회 노숙인 대상 녹색 쉼 소풍을 진행하고, 공유장독대 행사를 통해 무료급식에 동참하기로 했다. 

이날 행사는 문화농업연구소 농장인 경기 화성시 ‘스튜디오 흙’에서 진행했다. 이번 협약에는 주치농(主治農)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제시됐다. 주치농이란 주치의(主治醫)에 대응되는 개념으로, 공공식료를 통해 개인 및 공동체를 돌보는 농부를 뜻한다. 

양 기관의 만남은 이상배 소장이 <이로운넷>에 연재한 ‘농부의 사회적농업 이야기’ 컬럼을 통해 이뤄졌다. 박덕기 이웃사랑교회 목사가 해당 컬럼을 읽고 이상배 소장의 철학에 감명받아 연락을 취하면서 성사된 것.

문화농업연구소는 이번 협약에 대해 “모든 생명체가 누려 마땅한 먹는 즐거움을 고양하고 먹는 것에서 주눅들지 않는 세상을 상상하고 실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양 기관은 주치농 협약을 통해 구체적으로 약 2년간 ▲연 3회 문화농업연구소 체험장서 노숙인 대상 ‘녹색 쉼 소풍’(그린케어 팜파티) 진행 ▲동치미 담기 공유장독대 행사 통해 러브네이버 무료급식 나눔 ▲주치농 및 노숙인 귀농귀촌 방안 토론 및 모임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러브네이버 함밥공동체는 박덕기 이웃사랑교회 목사를 중심으로 경기도 부천시에서 24년간 무료급식을 해온 공동체다. IMF 외환위기 사태가 사회를 강타했던 1998년 6월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무료급식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도시락을 나눠주는 방식으로 이어가는 중이다. 

이상배 문화농업연구소장은 “부천역에서 사회적 약자를 위해 24년간 무료급식을 해온 함밥 공동체와 주치농 업무협약식을 갖게돼 영광”이라며 “사람은 배고플 때 마음껏 먹고, 아플 때 마음껏 치료받아야 한다. 전국민 주치농 주치의 시대가 열려야 한다. 공공식료와 공공의료는 복지의 마지막 그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노숙인, 독거노인, 실직자, 다자녀 가정 아동들을 대상으로 전인격 돌봄을 해오고 있는 함밥공동체에서 문화농업연구소를 주치농으로 인정해주고 협업에 동의해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며 “이것이 모델이 돼 농과 식을 통해 한국사회와 농촌이 보다 따뜻한 공동체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덕기 목사 역시 “한국이 세계 10대 경제대국이 됐다고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와 빈곤문제로 많은 이들이 고통당하며 죽어가고 있다”며 “다시 농의 가치를 발견해야한다. 우리의 음식와 우리의 농촌에서 병을 고치는 치식을 해야한다. 함밥공동체와 문화농업연구소가 함께 협력해 선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협약식과 함께 함밥공동체의 농촌 체험도 진행됐다. 특히 동치미 체험을 통해 만들어진 동치미는 추후 무료급식 봉사 등에 제공될 예정이다.

문화농업연구소를 방문한 함밥공동체 구성원들이 이상배 소장과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문화농업연구소를 방문한 함밥공동체 구성원들이 이상배 소장과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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