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사회문제해결형 연구개발사업, 국민생활연구, 리빙랩 활동 등 과학기술과 사회 혁신의 만남을 강조하는 새로운 활동을 수행하면서 일정한 성과를 얻었지만, 여전히 한계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과 사회혁신 각자가 그동안 활동해온 공간, 영역, 네트워크, 생활세계가 다르기 때문에 협업할 때 많은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좀 더 다양한 정책실험을 통해 그 내용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윤난실 대통령비서실 제도개혁비서관)

27일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이하 STEPI, 원장 문미옥)과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하 NST, 이사장 김복철)가 공동 개최한 ‘제20차 과학기술+사회혁신 포럼’에서 참가자들은 과학기술로 사회혁신을 이뤘던 노력을 공유했다. 참가자들은 과학기술과 사회혁신의 협업 상황을 점검하고 시너지 창출을 위한 융합 전략을 논의했다.

제20차를 맡은 '과학기술+사회혁신 포럼'은 과학기술과 사회혁신의 연계 및 협력을 도모하기 위해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주도로 진행하고 있으며, 2014년 5월 제1차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제20차를 맡은 '과학기술+사회혁신 포럼'은 과학기술과 사회혁신의 연계 및 협력을 도모하기 위해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주도로 진행하고 있으며, 2014년 5월 제1차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R&D와 사회혁신, 이렇게 만나고 있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포럼은 한국리빙랩네트워크(KNoLL)와 이로운넷이 주관기관으로 참여했다.

문미옥 STEPI 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사회문제 해결형 연구개발사업, 국민생활연구, 리빙랩 활동 등 과학기술과 사회혁신의 만남을 강조하는 활동을 통해 일정한 성과를 얻었지만, 여전히 한계가 존재한다”며 “과학기술혁신과 사회혁신이 융합되는 플랫폼 구축을 통해 돌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복철 NST 이사장은 “과학기술을 통한 사회문제해결 및 국민행복 실현이 주요 정책방향으로 제시되면서 과학기술의 새로운 역할이 필요하다”라며 시너지 창출을 위한 공공 R&D(연구개발)와 사회혁신 간 소통과 협력 확대를 강조했다.

윤난실 대통령비서실 제도개혁비서관은 축사에서 “과학기술과 사회혁신의 연계 과정에서 부딪히는 어려움을 듣고 해결 방안을 찾고자 한다”고 전했다.

성지은 STEPI 선임연구위원.
성지은 STEPI 선임연구위원.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성지은 STEPI 선임연구위원은 ‘R&D와 사회혁신 만남의 현황과 과제’라는 주제로 양자의 만남 현황 및 성과, 이에 따른 어려움을 살펴보고 적극적인 융합을 이뤄내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그동안 R&D는 기술 고도화로 이루는 경제 성과 창출이 주 목표였다면, 이제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이 옮겨가고 있다. 성 연구위원은 “이런 과정에서 매개 사용자로서 지자체와 사회적경제 조직 등의 역할이 커졌다”며 “현장의 수요조직 참여가 강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8월 확정된 제5차 과학기술기본계획을 살펴보면, 과학기술 진흥·발전 중심에서 국가·사회 현안 해결 중심의 정책 방향, 양적 투입·산출 중심에서 정책의 질적 효과 중심의 성과목표, R&D 위주 정책수단에서 R&D·비R&D를 포괄하는 정책 범위로의 외연 확장이 일어났다.

성 선임연구위원은 개발된 기술을 현장에 연결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사회문제 해결형 연구사업과 국민생활연구에서 리빙랩 활동을 통해 공공 R&D의 현장지향성 강화 및 사회적경제조직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제는 각 활동을 보다 체계적으로 융합하는 전략 및 혁신 플랫폼화 활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과기부 내 독립된 부서를 확대 신설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정책과제로는 ▲과학기술+사회혁신 융합을 위한 혁신 거버넌스 개편 및 사업의 규모 확대 ▲사회혁신조직과 수요기관이 주관연구기관이 되는 연구개발 프로그램 촉진 ▲과학기술+사회혁신을 위한 어젠다 발굴과 협업 사업 개발 ▲현장기반의 혁신 대안을 도출·테스트하기 위한 민-산-학-연-관 협업의 정책 플랫폼 구축을 제안했다.

전호일 NST 국민생활연구지원센터장.
전호일 NST 국민생활연구지원센터장.

제2발제를 맡은 전호일 NST 국민생활연구지원센터장은 ‘국민생활연구에서의 리빙랩 활동과 사회혁신’이란 주제로 리빙랩 기반의 국민생활 연구사업을 소개하고 향후 개선방향을 제안했다.

‘국민생활연구’란 국민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의 과학기술적 해결을 위해 연구개발을 하고 이를 적용확산하기 위한 제반 활동이다. 지난 2018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심의를 거쳐 '국민생활연구 추진전략'을 수립한 바 있다. 이후 대학과 기업 등이 기술융합을 통해 실질적 문제를 해결하는 ‘국민생활연구 선도사업’을 진행 중이다. 또, 지난해 착수한 ‘문제기획 리빙랩’에서 선정된 10개 과제에 대한 R&D를 수행해 8개 과제가 종료됐고, 이 중 4개 과제는 ’우수’ 평가를 받아 타 지자체로 확산을 준비 중이다.

다만 여전히 인식 제고의 어려움이 있다. 전 센터장은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기관 등 공공연구기관 연구자들이 사회문제해결 R&D를 기피하는 원인으로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추진체제, 최종사용자 및 수요의 불확실성 때문에 최종 문제해결 성과를 예측하기 어려움’을 꼽았다. 그는 기획부터 문제해결까지 연구자와 최종사용자가 함께 하는 리빙랩과 이를 위한 지원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지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탄소광물화사업단장.
안지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탄소광물화사업단장.

이어 안지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탄소광물화사업단장은 ‘R&D를 통한 자원순환과 지역사회 혁신’이란 주제로 지역의 사회적 도전과제 해결을 위한 R&D 사업에서 지자체 및 사회혁신 주체의 역할을 강조했다.

안 단장은 “국가와 지방정부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예산, 기획, 입법화 등을 새롭게 이어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특히 폐기물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세대가 천연자원을 쓸 수 있으려면 현세대에서 폐기물을 업사이클링해야 한다. 그는 이 과정에서 사회혁신 R&D를 활용하고, 중소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해야 하며, 시민 인식을 바꾸는 데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순환경제 구축과 같은 시스템 전환 활동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역의 기술적 인프라와 생산·소비·생활방식의 전환을 기반으로 하므로 지역 행정과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김형균 이용빈 의원실 보좌관, 고영주 대전과학산업진흥원장, 송위진 STEPI 선임연구위원, 김재현 크레비스파트너스 대표, 유대성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 연구위원.
(왼쪽부터) 김형균 이용빈 의원실 보좌관, 고영주 대전과학산업진흥원장, 송위진 STEPI 선임연구위원, 김재현 크레비스파트너스 대표, 유대성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 연구위원.

이후 송위진 STEPI 선임연구위원이 좌장을 맡아 진행된 패널토론에는 고영주 대전과학산업진흥원장, 김재현 크레비스파트너스 대표, 김형균 이용빈 의원실 보좌관, 유대성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 연구위원이 참여해 과학기술과 사회혁신 융합을 위한 전략과 제도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토론자들은 사회문제해결형 R&D 활성화의 '시즌2'를 위한 제언을 내놨다. 김 보좌관은 R&D 예산 중 일부는 연구자들이 직접 결정하는 '연구자참여예산제' 도입을 제안했다. 유 연구위원은 사회문제해결형 R&D를 위한 전담연구 조직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리빙랩에 참여하는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교육과정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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