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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정다운의료복지협동조합 조계성 이사가 관악구에 있는 의료사협 사무실에서 청년기자단과 인터뷰를 했다./사진=금진영 청년기자
관악정다운의료복지협동조합 조계성 이사가 관악구에 있는 의료사협 사무실에서 청년기자단과 인터뷰를 했다./사진=금진영 청년기자

관악정다운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하 정다운의료사협)은 2021년 1월 서울 관악구에 정다운우리의원을 개원해 운영 중이다. 미션은 환자권리장전을 실천하고 건강약자들을 진료해 지역 건강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조합원들이 개원 비용을 십시일반 출자해 마련했다. 정다운우리의원의 원장인 조계성 이사를 만나 인터뷰했다.

그에게 정다운우리의원은 일반병원과 어떤 점이 다른지 물었다. 조 이사는 “믿고 찾을 수 있는 주치의가 있다”라고 답했다. 조합원이 출자해 설립한 병원의 경영자는 조합원이다. 경영자와 이용자가 같은 셈이다. 정다운우리의원은 조합원이 합의한 목표와 방침에 따라 운영된다. 과잉진료 없는 적정 수준의 의료를 제공할 수 있다.

의원의 주인은 조합원이다. 조합원들은 의원에 어려운 일이 생기면 적극 나선다. 작년 여름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내방 인원이 폭증했다. 조합원들은 혼란한 장내 정리와 예진표 작성 안내를 자처하며 의원을 지원했다. 의원도 응급 상황을 맞은 조합원에게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조 이사는 의원과 조합원 간의 긴밀한 관계가 서로에게 버티는 힘이 됐다고 회상했다.

“임산부 조합원이 둘째 아이 출산을 일주일 앞두고 코로나에 감염된 일이 있었어요. 의료진과 조합원들이 나서서 병원을 연계해주고 첫째 아이 돌봄을 돕기도 했죠.”

의원은 방문 진료를 확대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했다. 개원하면서 상근 의사 한 명과 비상근 의사 한 명을 추가로 고용했다. 세 명의 의사가 함께 근무한 이후로 조 이사는 매주 금요일 오전이면 방문 진료에 나선다. 방문 진료는 통원 치료가 힘든 환자들의 건강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다운의료사협은 의원을 열기 전부터 방문 진료를 해왔다. 지역 의료 사각지대 해소에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방문진료 대상은 주로 노인과 탈시설 장애인(장애인거주시설에서 나와 지역사회에서 자립한 장애인)이다.

탈시설 장애인의 주 연령대는 50~60대이다. 대사증후군이 발병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인근 지역관이 주민 방문진료를 요청해왔다. 조 이사는 “노인 인구와 탈시설 장애인이 늘고 있지만, 방문진료를 할 수 있는 병·의원은 많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생활습관 변화를 실천하는 조합원 소모임 활동 모습 /사진=관악정다운의료복지협동조합 제공
생활습관 변화를 실천하는 조합원 소모임 활동 모습./사진=관악정다운의료복지협동조합 제공

정다운의료사협은 올해로 설립 3주년을 맞이했다. 이를 기념해 의료사협은 그동안 분리되어 있었던 의원 공간과 조합원 활동 공간을 통합해 이전했다. 새로운 보금자리는 관악구 신림동에 위치한다.

중장기 비전은 ‘지역 의료 복지의 거점화’다. 확장 이전을 통해 중장기 비전에 적합한 물리적 공간을 확보하고자 했다. 의료사협은 의원 내 재택 의료센터를 열어 방문의료팀 운영을 활성화하고, 진료 과목을 확대할 예정이다.

정다운의료사협의 앞으로 계획에 대해 물었다. 조 이사는 의원을 관악구 ‘커뮤니티케어’의 허브로 만들 것이라고 답했다. 커뮤니티케어는 2019년 시작됐으며,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 대비책으로 내놓은 정책이다. 복지 영역인 돌봄과 의료 영역을 통합한 서비스다. 지역주도형이라는 특징이 있다.

“지역 공동체 내에서 의료와 돌봄이 함께 지원돼야 한다고 봅니다. 의원이 일종의 통합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외래 환자 진료’ ‘방문 진료’ 사회복지사·물리치료사·조합원의 자원봉사를 중심으로 하는 ‘돌봄 영역’을 담당하죠. 의료사협은 정다운의원이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나가고 있어요. 몇 년 후에는 의원이 지역 내 커뮤니티케어의 허브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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