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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케이팝(K-POP) 등 한류 열풍이 불 때, 한국어 교육에 관심을 가진 자들이 있다. ‘사회적협동조합 집현전글로벌(이하 집현전글로벌)’은 한국에 거주하는 이주민과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한국어 교육을 제공하고 한국어 강사들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외국인이 한국에서 생활하고 일하려면 한국어 숙지가 필수다.

그러나 지금 국내에는 한국어 교육 지원이 잘 안돼있다는 게 집현전글로벌의 설명이다. 집현전글로벌의 이학봉 이사장은 사설 학원을 경영하는 약 20년간 꾸준히 한국어 교육의 꿈을 품어왔다. 현재 조합원 약 30명이 함께하며, 월 2만원의 회비로 한 달에 한 번 정기총회와 강사 역량 교육을 한다.

이학봉 사회적협동조합 집현전글로벌 이사장./사진=손민지 청년기자
이학봉 사회적협동조합 집현전글로벌 이사장./사진=손민지 청년기자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와 첫 걸음

“나만 알고 싶을만큼 좋아요.”

이 이사장은 협동조합을 창업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있게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 프로그램을 추천할 수 있다며 미소지었다. 창업에 앞서 막막했던 그는 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코로나19로 해외 진출이 불가해진 점과 개발비 및 창업 자금의 부족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개인이 하기에도 기업이 하기에도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결국 협동조합과 후원회가 함께 해야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던 게 센터를 찾아간 큰 목적이었다.

그는 센터의 창업지원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멘티로서 모니터링받은 게 가장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센터와 담당자들에게는 행정지원비와 전문적인 제안서 작성교육 등 자립기반을 위한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자금만 충분하다면 강의 기회를 기대하는 조합원을 더 받아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교육’과 더불어 ‘교류’하기

집현전글로벌의 한국어 수업 화면./출처=집현전글로벌
집현전글로벌의 한국어 수업 화면./출처=집현전글로벌

자금난을 겪자 집현전글로벌이 택한 방안은 상대방과 친밀감을 형성하는 라포 형성이었다. 온라인 수업 전에는 학생들에게 먼저 수업 자료를 배포하여 이해를 돕는다. 현재 탈북청소년 대상 대안학교 ‘여명학교’와 업무협약을 맺고 있는 집현전글로벌은 강사를 더 고용하고 추가 강의를 제공하기보다 학생들과 라포를 쌓으며 교육의 효율성을 높였다. 전교생과 교직원에게 햄버거도 후원했다. 신뢰 형성을 통해 돈독한 관계를 쌓고 있다. 무관심하던 아이들이 어느새 집현전글로벌 강사들과 눈을 맞추기 시작했다.

이 이사장은 한국어 교원의 전문성을 강조했다. 집현전글로벌에서 가르치는 방식은 조금 특별하다. ‘노동자를 위한 한국어’를 가르치기 때문이다. 일상생활과 한국어능력시험을 위한 실용성을 강조한다. 집현전글로벌은 한국 대학에서는 잘 가르치지 않는, 시험을 위한 맞춤형 한국어 교육을 직접 개발했다. 한국 사람이라고 해서 한국어를 쉽게 가르칠 수 있는 건 아니다. 이주민과 소통하며 적절한 한국어를 가르칠 기술이 필요하다.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 유학생뿐 아니라 생계를 위해 온 외국인 노동자를 위해서라도 한국어 교원 일자리는 더욱 필요하다는 게 이 이사장의 설명이다.

다문화 시대, 한국어 교육과 함께 발전할 미래를 그리다

집현전글로벌의 온라인 수업 현장./출처=집현전글로벌
집현전글로벌의 온라인 수업 현장./출처=집현전글로벌

집현전글로벌은 올해 예원예술대 네팔 입학예비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오프라인 강의를 할 계획이다. 1년동안 강사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 국내 다문화 이주민, 외국인 근로자, 탈북학교 학생들을 위한 교육봉사도 꾸준히 할 예정이다. 유튜브 방송국 설립 목표도 갖고 있다. 작년부터 자료를 축적해 SNS에 업로드할 콘텐츠를 마련 중이다. 정보 제공과 수익 사업을 동시에 실시하고, 자립 기반을 세우고자 한다.

장기적으로는 강사 아카데미를 통해 어떻게 한국어를 공급하고, 한국 문화와 한국어 콘텐츠를 제작하고, 강사들의 역량을 강화할지 방법을 찾아가려 한다. 이 이사장은 "학습 목적이 아닌 생계 목적 등으로 한국어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교재와 부교재도 개발하고 싶다"며 "한국어 교원 일자리 창출과 한국어 교육을 편히 받을 수 있는 기회와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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