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투자를 통해 기업은 성장동력을 얻고, 비즈니스와 가치를 확대할 수 있다.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투자자는 어디서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SK가 만든 사회적가치 플랫폼 SOVAC은 이같은 고민을 가진 사회적기업가들을 위해 SOVAC IR Room을 진행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소셜벤처와 임팩트 투자자의 만남의 자리를 통해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로운넷>이 SOVAC IR Room 현장을 소개한다.

임팩트 투자자들은 투자를 결정할 때 전문성, 시장 가능성, 마케팅 역량 중 무엇을 제일 중요하게 볼까.

14일 온라인으로 공개된 'SOVAC IR Room' 현장. 환경·장애인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는 3개 소셜벤처 대표가 나와 임팩트 투자자들의 조언을 들었다. 이날 등장한 투자자는 임성훈 D3쥬빌리파트너스 제너럴파트너(GP), 김호민 스파크랩 대표,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 등이다.

▲수처리용 필터장비 및 환경전문기업 ‘에이런’ ▲AI 기술로 소리를 자막으로 바꾸는 ‘소리를보는통로’ ▲국내산 기능성 콩으로 달걀을 대체하는 식품 기업 ‘에이라이프’가 투자자들을 만났다. 대표들은 회사와 수익모델을 소개하고, 타겟 시장의 규모, 투자 유치 후 계획 등을 설명했다.

출처=SOVAC 유튜브

높은 기술력, 더 쉽게 설명해야

첫 번째 순서로는 오순봉 에이런 대표가 나와 투자자들에게 사업을 설명했다. 에이런은 마이크로 필터링 시스템으로 폐수를 재처리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오 대표는 필터와 시스템 개발은 끝났고, 처리 용량을 키울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전문 엔지니어로 근무하다 반도체 장비 전문회사를 설립해 코스닥에 상장시킨 이력이 있는 인물이다. 이후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해결해보고자 수처리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사람이든 기업이든 물을 쓰면 폐수가 나오는데, 옛날처럼 ‘방류’가 처리 방법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한 것.

임성훈 GP는 “에이런은 이미 수처리 기술력이 검증된 유명한 회사”라며 “대표 역시 숙련된 기술인이라는 신뢰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다만 투자자들이 이 기술을 같은 수준으로 이해할 수는 없다. 김호민 대표는 “기술 완성도와 시장 가능성은 보이니, 판매 채널 확보와 영업을 담당하고, 자료를 만들 전문가를 영입해야 한다”고 전했다.

공략 시장 바뀌면 마케팅 방식도 다르다

이어 윤지현 소리를보는통로(이하 소보로) 대표가 기업 설명을 이어갔다. 소보로는 청각장애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기업이다. 말하는 대로 받아적는 인공지능 문자 통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전국 9개 교육청과 협약해 청각장애인이 있는 학교에 서비스를 제공 중이고, 2020년 한 해 매출 6억원을 달성했다.

소보로는 최근 장애와 관계없는 서비스도 내놨다. 홈페이지에 음성파일을 올리면 24시간 내 메일함으로 전체 스크립트를 보내주는 ‘타입X(type X)’서비스다. 주요 고객군은 소액 소송 건의 녹취가 필요한 B2C 수요자, 강연·콘퍼런스를 기록해야 하는 B2B 수요자 등이다. 그는 15억원 투자 유치를 제안하며 투자금은 기존 소보로 서비스 전국 확대와 타입X 서비스 규모화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도 대표는 소보로가 비취약계층 시장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일에 성공하려면 마케팅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기존 소보로 서비스는 장애 영역에 특화돼있었는데, 확장하려는 사업은 ‘속기’ 영역에 가깝다”며 “기술의 핵심은 같지만, (고객군이 다른 만큼) 세일즈하는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고 전했다.

윤지현 소리를보는통로 대표가  'SOVAC IR Room'에서 기업설명을 하고 있다.
윤지현 소리를보는통로 대표가 'SOVAC IR Room'에서 기업설명을 하고 있다.

“투자자는 기업 뼈대...누구로부터 투자받는지도 중요”

마지막 순서로 ‘농업회사법인 에이라이프(이하 에이라이프)’의 강상진 대표가 나왔다. 강 대표는 국내 비건 인구를 150만명 정도로 보고, 이들을 공략할 영양 좋은 식물성 제품을 개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에이라이프에서 국내산 기능성 콩으로 만든 ‘아쿠아파바’를 내세웠다. 아쿠아파바는 달걀 대체재다. 대체육과는 쓰임새가 다르다. 대체육은 고기의 맛·질감 자체를 대체하지만, 아쿠아파바는 소스나 베이커리의 재료로서 달걀을 대체한다. 일반 베이커리만큼 맛있는데 비건에다 칼로리도 낮다는 점이 매력 포인트다.

강 대표는 2021년 예상 매출액을 23억 5000만원, 영업이익은 1억 4000만원으로 잡았다. 100억원 가량의 기업 가치로 15억원 보통주 투자 유치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금을 R&D(연구&개발) 자금, 기계설비, 마케팅 비용, 임차료, 운영자금으로 이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도 대표는 회사 형태가 ‘농업회사법인’이라는 점이 양날의 검 같다고 언급했다. 그는 “농업 분야 대출이 쉽고, 농업회사법인만 살 수 있는 토지도 있는데, 반대로 농업회사법인이라서 받을 수 없는 자본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식품의 본질은 ‘맛’”이라며 “계란과 같은 맛이 나는 게 아니라 더 맛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 GP는 에이라이프에 그동안 재무적 투자자가 없었다는 점을 짚었다. 임 GP는 강 대표에게 “투자자는 한 번 주주로 들어오면 그 기업의 뼈대와 문화에 영향을 주는 존재가 된다”며 “평가 기준을 세워 역으로 투자자를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4번째 'SOVAC IR Room' 참여 기업 모집이 진행 중이다. 이달 21일까지 모집하며, IR미팅 및 촬영은 8월 10일에 진행한다. SOVAC 측은 "투자자를 어디서 어떻게 만나야 할지, 투자 유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고민인 사회적 기업가들의 많은 신청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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