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거리두기로 소상공인들은 고통을 겪고 있다. 정부의 자금지원 등이 이뤄지고 있지만,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적경제는 연대와 협력의 가치를 바탕으로 소상공인과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 중이다. <이로운넷>은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소상공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짚어보고, 어려움에 처해있는 소상공인들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

 “각기 다른 업종이 상생할 수 있는 물꼬가 트였습니다. 서로의 단골고객을 다른 가게에 소개해주는 효과도 좋았고요.” -설해냄 플라워에이블 대표

특색있는 가게들이 입점한 서울 마포구 연남동. 젊은층이 많이 찾기로 유명하지만, 코로나19를 피하지는 못했다. 골목에 아기자기하게 자리잡은 가게는 손님이 줄어들면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업종과 콘셉트는 다르지만, 연남동 끝자락길 8개 가게가 한마음 한뜻으로 모였다. ‘연남동 끝자락길’ 프로젝트다. 마포구 고용복지지원센터의 골목상권 활성화 프로젝트 ‘사이골목’의 일환이다. 

연남동 끝자락길에 위치한 플라워에이블을 운영하고 있는 설해냄 대표.
연남동 끝자락길에 위치한 플라워에이블을 운영하고 있는 설해냄 대표.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사이골목’은 지역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들이 사회적경제를 기반으로 경제 공동체를 형성해 골목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을 목적으로 진행됐다.

연남동 끝자락길 프로젝트에는 제로 플라스틱을 표방하는 꽃집인 플라워에이블을 비롯해 빈티지쇼룸 틴(TIN), 카페 해피베르데이, 꽃집 마리앙로즈, 제로웨이스트숍 유민얼랏, 카페 바온하우스, 리빙패브릭숍 코튼랩, 패브릭 쇼룸 쩜이삼오 등 다채로운 이색가게들이 동참했다. 

이들 가게는 지난해 12월 7일부터 31일까지 스탬프 투어를 진행했다. 연남동끝자락길 협업상점에서 물건을 구매하면 스탬프를 받을 수 있는데, 스탬프 3개를 모으면 사은품으로 나무수저세트를 제공했다.

마포구 고용복지지원센터는 연남동 끝자락길 참여가게들의 협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데 도움을 줬다. 전체 프로젝트를 지원하며 마케팅 용품 등도 함께 논의하고 제작했다.  

연남동 끝자락길 프로젝트 로고./출처=마포구 고용복지지원센터
연남동 끝자락길 프로젝트 로고./출처=마포구 고용복지지원센터

특히 스탬프 투어가 진행되던 당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해 상권도 전반적으로 침체됐던 시기였다. 프로젝트의 일원인 플라워에이블의 설해냄 대표는 “사실 기대한 것만큼 매출이 상승하진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충성고객’이 늘어났다. 코로나가 어느정도 안정되면서 방문손님이 실제로 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홍보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설 대표는 “연남동 끝자락길 입점가게들은 가게가 다소 작다보니 미처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도 있었다”며 “해당 프로젝트가 코로나 시국에도 손님들에게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덧붙였다. 

협업을 통한 시너지효과도 누릴 수 있었다. 연남동 끝자락길 가게 점주는 대부분 20대~30대로 비슷한 연령대다. 공통분모가 있다보니 구체적 협업도 쉬웠다. 이전에는 골목에서 함께 플리마켓을 여는 등 협력을 해왔는데, 프로젝트를 계기로 협력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셈이다.

설 대표는 “연인 기념일 선물로 꽃을 구매하러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에게 근처 카페에 들러 케이크도 함께 구매해도 좋겠다는 제안을 한다”며 “이런 식으로 구매목적에 맞는 다른 가게 연계 상품을 서로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를 계기로 단골고객들이 다른 가게로 방문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빈티지쇼룸 '틴(TIN)' 매장 전경.
빈티지쇼룸 '틴(TIN)' 매장 전경.

연남동 끝자락길에서 빈티지쇼룸 '틴(TIN)'을 운영 중인 차한나 대표 역시 “프로젝트를 통해 골목 상점들과 유대관계가 형성됐다.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시너지 효과를 봤다”며 “프로젝트를 거치며 입소문이 나 소비자들의 접근성도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마포구 고용복지지원센터로부터 사회적경제 관련 교육 콘텐츠도 제공받았다. 설 대표는 “우리 프로젝트가 사회적경제와 맞닿아 있다는 걸 진행과정에서 알게됐다”며 “굉장히 의미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더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밝혔다. 

프로젝트는 지난해 종료됐다. 하지만 이들 가게는 더 많은 가게들과 함께하는 새로운 방식의 연대를 고민 중이다. 설 대표는 “지난해에는 프로젝트 막바지에 극적으로 합류해 진행하느라 많은 가게가 함께하지 못해 아쉬웠다”며 “다음에는 더욱 많은 가게와 함께 인근 숙박업소에 연남동 끝자락길 가게가 그려진 지도를 배치하는 등 협업을 진행해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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