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 과일매장에서 물가 현장 점검을 하며 농림축산식품부 할인지원 사과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 과일매장에서 물가 현장 점검을 하며 농림축산식품부 할인지원 사과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이로운넷 = 이정석 기자

최근 사과 값이 너무 많이 올라 물가잡기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18일에는 대통령이 직접 마트로 출동했고,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긴급 사과 회의'까지 열었다.

사과 값은 작년에 비해 2배 가까이 올라 '금(金)사과'라 불릴 정도다. 지난 12일 기준 사과 10kg의 도매가격은 9만1700원으로 1년 전에는 그 절반도 안 되는 4만1000원대였다.

이 처럼 사과 값이 오르자 원인과 대책 마련에 정부 등이 나서는 모양새다. 사과는 우리나라 사람이 가장 많이 먹는 과일이라 물가를 조사할 때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사과 값이 너무 많이 올라 내려가던 물가까지 다시 끌어올렸다. 물가가 오르니 경제 정책에도 비상이 걸린 셈이다.

사과·대파 '착한가격 프로젝트'/서울시 제공
사과·대파 '착한가격 프로젝트'/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농산물 고물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민의 장바구니 부담을 덜기 위해 시내 주요 롯데마트와 슈퍼에서 사과와 대파를 시중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최근 수요 급증으로 가격이 급등해 사과는 66% 싸게 공급하고 대파도 24% 낮은 가격에 판매한다는 것이다.

시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가락시장 도매시장법인 4개, 롯데마트와 협력해 유통·판매 마진을 최소화한 사과 7.5t, 대파 17t을 공급한다.

이번 사업은 농산물 물가안정을 위해 가격 급등 품목을 선정해 민관 협력으로 농산물을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착한가격 프로젝트'의 하나로 추진된다.

사과는 생육기 냉해와 우박 피해로 전년보다 생산량이 30%, 대파는 여름철 생육기 기상 악화로 13% 감소하며 최근 가격이 급등했다.

이에 따라 오는 21∼23일 사과는 시내 롯데마트 14곳에서 2.5㎏ 한 박스당 9990원, 대파는 롯데마트 14곳과 롯데슈퍼 84곳에서 1㎏당 2950원에 판매한다.

3월 셋째 주 평균 소매 가격 대비 사과는 66%, 대파는 24%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사과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산지 지원금이 더해져 소비자가격을 더 낮출 수 있었다.

시는 앞으로도 시민이 자주 구매하는 농산물 중 가격이 급등하는 품목을 선정해 저렴하게 공급하는 등 장바구니 물가안정을 위한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사과와 배의 소매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배(신고·상품) 10개 소매 가격은 4만1551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8.4% 내렸고, 사과(후지·상품) 10개 소매 가격은 전날 2만4148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11.9%나 내렸다.

정부 할인지원에 대형마트 자체 할인 행사까지 더해지면서 일시적으로 소매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19일 서울 마포구 마포농수산물시장에 사과, 배 등 과일이 놓여있다. /자료사진=뉴시스
19일 서울 마포구 마포농수산물시장에 사과, 배 등 과일이 놓여있다. /자료사진=뉴시스

◆ 사과 값 급등원인은 이상기후

한편 사과 값 급등 원인으로는 이상기후를 꼽는다. 날씨가 오락가락하며 올해 사과 수확량이 작년보다 약 30%나 줄었다.

농가에서는 폭염·폭우·폭설이 반복되며 사과가 병에 걸리고 제대로 크지 못한 것이라고 울상이다. 

여기에 복잡한 유통 구조도 한 몫 한다. 수확된 사과는 총 5개의 단계를 거쳐 소비자에게 도착하기에 매 단계를 거칠 때마다 선별비·경매 수수료·상하차비 등이 따라 붙는다.

이러한 비용이 커졌다고 기준도 공개되어 있지 않아서 미리 예측하기도 어렵다는 데 문제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수입도 쉬운 문제가 아니다 일단은 깐깐한 검역 절차를 거쳐야 한다. 외국 사과를 수입하려면 총 8단계의 꼼꼼한 검역을 거쳐야 한다.

특히 병해충도 같이 올 수 있어 위험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 평균 8.1년이나 되는 긴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또 하나 문제는 사과를 수입해 오면 우리나라 사과 재배 농가에 큰 피해가 갈 수도 있어 어려운 문제로 보인다. 

결국 정부가 직접 나서서 과일이 생산되는 전 과정을 점검하겠다고 나섰다. 열풍기 등을 보급해 온도를 맞추고 나무가 자라는 과정도 모니터링 하겠다고 뒤늦게 나선 셈이다.

유통 과정에 붙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농산물 온라인 도매시장을 활성화하겠다고 했다. 온라인에서 사과를 구입하면 중간 수수료를 없앨 수도 있다는 계산에서다.

이외에도 사과를 비롯한 농축산물에 총 1639억 원을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기후위기부터 농업, 수출 문제까지 얽혀있는 문제인 만큼 해결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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