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희 칼럼] 쉬운 사주학① '사주명리학의 의의'

사주는 태어난 생년월일시(生年月日時)이다. 생년월일시는 천간(天干)과 지지(地支)로 구성된다. 천간은 하늘의 기운으로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이다. 갑을은 나무 목(木)이고, 병정은 불 화(火)이고, 무기는 흙 토(土)이고, 경신은 쇠 금(金)이고, 임계는 물 수(水)이다.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가 오행(五行)이다. 갑을목(甲乙木)은 갑목과 을목으로 나뉘는데, 갑목이 큰 나무로 양 기운의 나무이고, 을목이 작은 꽃나무로 음 기운의 나무이다.

병화는 태양 불이라서 양 기운, 정화는 달빛이라서 음 기운이다. 무토는 큰 산(양 기운), 기토는 산 아래 대지(음 기운)이다. 경금은 원광석(양 기운), 신금(辛金)은 세공된 광물(음 기운)이다. 임수는 큰 바닷물(양 기운), 계수는 허공의 습기와 지상의 물(음 기운)이다. 오행(목화토금수)이 음양으로 나뉘어 열 개의 글자가 되고, 이것이 십간(十干)이다. 사람의 생일(사주)은 이 십간 중에 하나로 태어나며, 십간의 상징성을 해석하는 게 사주 명리학이다.

천간은 열 자라서 십간이다. 지지는 열두 자로 십이지(十二支)라고 하고,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이다. 해자(亥子)는 수(水)이다. 인묘(寅卯)는 목(木)이다. 사오(巳午)는 화(火)이다. 신유(申酉)는 금(金)이다. 진미술축(辰未戌丑)은 토(土)이다. 지지도 목화토금수(오행)로 분류한다. 지지의 해수는 큰 바다(양)이고, 자수는 지상을 흐르는 물(음)이다. 인목은 큰 나무(양), 묘목은 작은 꽃나무(음)이다. 사화는 큰 태양(양), 오화는 달빛(음)이다. 신금(申金)은 원광석(양)이고, 유금은 세공품(음)이다. 진술은 큰 산(양), 미축은 대지(음)이다.

천간 열 자와 지지 열두 자가 만나서 간지(干支)를 형성하고, 이 개수가 총 60개이다. 갑자, 을축, 병인, 정묘 순서로 이어지며, 각 글자는 계절과 날짜와 음양오행을 나타낸다. 사주는 총 60개의 간지 중에서 네 개로 구성된다. 네 개라서 사주(四柱)라고 하고, 각 주(柱)는 천간과 지지 두 글자로 이루어졌기에, 팔자(八字)하고 한다. 사주와 팔자는 같은 의미로 중복된 표현이다. 팔자가 좋다고 했을 때는 태어난 생년월일시(사주)가 좋다는 의미이다.

태어난 날을 사주에서 일간(日干)이라고 한다. 일간은 ‘나’를 나타내며, 태어난 날의 주인공이다. 일간은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중 하나이다. 일간이 갑목이면 큰 나무처럼 위로 뻗어나가는 기질이 있다. 일간이 을목이면 작은 꽃나무처럼 생명력 강하게 땅 가까이에서 잘 자라는 기질이 있다. 일간이 병화이면 하늘에 뜬 태양처럼 밝게 빛나는 긍정적 기질이 있다. 일간이 정화이면 밤을 비추는 달빛처럼 세상을 은은하게 빛내는 존재라고 해석한다.

일간이 무토이면 큰 산처럼 모든 생명체를 포용하는 너그러움이 있다. 일간이 기토이면 대지에서 자라는 모든 생명체를 살리는 희생심이 있다. 일간이 경금이면 없앨 건 없애는 단호함이 있다. 일간이 신금(辛金)이면 깎을 건 깎아내고 완성품으로 존재하고 싶은 열망이 있다. 일간이 임수이면 넓은 바다처럼 포용력과 배포가 있다. 일간이 계수이면 이 세상 모든 만물을 살리는 생명수의 기질이 있다. 이렇게 십간만으로도 사주 당사자의 성격을 알 수 있다.

사주학은 자기가 태어난 생일에 주어진, 천간과 지지의 기운이 어떻게 움직이지는 지를 해석하는 학문이다. 태어난 날의 천간이 일간(日干)이고, 태어난 날의 지지가 일지(日支)이다. 태어난 날의 천간과 지지를 합쳐서 일주(日柱)라고 한다. ‘내’가 갑자(甲子) 일주라면, 일간 갑목은 일지 자수(子水)가 받쳐주기에 잘 자라는 나무가 된다. 나무가 자라려면 물이 있어야 하는데, 자수가 물이다. 그래서 갑자 일주는 웬만해서는 절망하지 않고 힘든 일이 있어도 극복하는 일주(태어난 날의 간지)가 된다.

사주 명리학은 천간(天干) 열 개, 지지(地支) 열두 개의 특성만 알아도 자기 생일(사주)의 의미를 해석할 수 있는, 아주 쉬운 학문이다. 조금 더 나아가 자기 팔자에 주어진 글자들의 연관 관계와 합형충파해(合刑沖破害)를 알면, 누구나 자기 사주를 해석할 수 있다. 중요한 건, 타고난 사주(생일)대로 사는 건 30% 정도이다. 나머지 70%는 ‘내’가 선택할 수 없는 부모, 형제자매, 사회환경, 정치경제 구조, 세계적 상황 등으로 ‘내’ 운명이 결정된다.

‘내’가 태어난 생일(사주)로는 ‘내’ 인생의 작은 면만 알 수 있다. ‘내’ 사주는 ‘다른’ 이의 사주와 만나는 순간 변한다. 사주 명리학을 맹신하지 말고, 사주(자기 생일)를 통해서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를 아는 선에서 멈춰야 한다. 주의할 점은 주의하면서, 주어진 여건에 적응하는 방법을 알기 위해 사주 명리학을 공부하면 좋다. 사주 명리학은, 천간과 지지의 특성을 알고, 글자 간의 역학적 관계성만 알면 누구나 쉽게 자기 사주를 해석할 수 있는 학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