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층의 자살 선택 권리…“금기 대신 공론…논의≠동의 부담 버려야”-NYT
노년층의 자살 선택 권리…“금기 대신 공론…논의≠동의 부담 버려야”-NYT
  • 박성용 시니어 기자
  • 승인 2018.10.03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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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016년 한해 8천여명 노인 자살...7개 주에선 의식있는 6개월 시한부인의 권리 인정
"삶이 죽음보다 나쁠 수도 있음 인정하는 자세” 필요
사진출처: Daniel Zender via. The Newyork Times
사진출처: Daniel Zender via. The Newyork Times

# 1989년 3월의 어느 날 아침. 80세인 로버트 슈츠(Robert Shoots)는 칸 위어(Weir, Kan)에 있는 그의 차고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당시 그는 사랑하는 구형 크라이슬러의 배기관에서 앞좌석까지 줄을 연결한채 앉아 있었으며, 곁에는 와일드 터키(Wild Turkey)병이 함께 있었다.

그의 딸은 전날 밤 아버지와 충분한 작별 인사를 못 했지만, 그가 자살하려 하는 것을 알았어도 막으려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몇 년 전 그는 딸에게 자신의 의도를 말했기 때문이다.
 
“그건 별로 놀랄 일이 아니었어요. 나는 그가 무엇을 할 것인지, 어떻게 할 것인지 알고 있었어요.”

은퇴한 가정 화가인 슈츠는 행복하게 재혼을 했고 건강을 즐겼다. 그는 낚시를 가거나 골프를 치면서 자살하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우울증이나 정신 질환의 징후는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언젠가 자살하려는 계획을 딸에게 설명했다. “알고 있던 사람들이 몇 주 동안 누워 튜브에 연명하다 병원에서 죽어가는 것을 보고 아빠는 충격을 받았어요. 그리고 그런 종류의 죽음을 피하기로 결심했어요.”

뉴욕타임즈(NYT)가 최근 전한 어떤 노인의 자살이야기다. NYT는 미국인들이 점점 더 자신의 죽음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하고 싶어 하며, 어떤 사람들은 자살도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여긴다고 보도했다.

‘고령자의 자살은 합리적인 선택인가’라는 주제는 많은 노인과 의사들이 자주 마주친다고 NYT는 전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에 대한 대응 훈련이나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도 사실이다.

뉴욕 의대 노인정신과 의사인 발라수브라마니엄(Balasubramaniam) 박사는 “그들은 늙었어도 잘 지내고 있으나, 어느 시점에서 삶을 끝내고 싶어한다”며 “환자들 상당수는 이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자살로 2016년에 82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으며, 자살은 노인들에게 긴급한 보건 문제가 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뉴욕 게리슨의 윤리연구소 헤이스팅스 센터(Hastings Center)는 최근 헤이스팅스 센터 보고서의 대부분을 치매 예방을 위한 ‘자발적 사망’에 대한 토론에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NYT는 ‘합리적인 자살’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믹구 내 합리적인 자살은 현재 7개 주와 콜롬비아 특별구에서 허용한다. 조건은 6개월 이내에 말기 질환으로 사망 가능성이 있는 분별력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자살은 일반적으로 노인과 특히  남성노인들에게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인다. 신체 질환 및 기능 저하, 성격 특성 및 대처 스타일, 사회적 단절을 포함한 복잡한 삶의 질서가 말년의 자살에 관련되며 자살하는 노인들 대부분은 주로 우울증인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

로체스터 대학(University of Rochester) 의대의 노인정신과 의사인 예이츠 콘웰(Yeates Conwell) 박사와 연구원들의 견해다.

이들은 “또한 자살은 합리적인 행동이라기보다는 종종 충동적”이라며 “자살은 고정적이기 보다는 유동적이며, 살겠다는 의지와 죽겠다는 의지가 오락가락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콘웰 박사는 이에 대해 “의료계 종사자들이 노인들의 우울증을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건강, 기능,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때 이 상태를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고 NYT는 보도했다.

NYT는 “일부 윤리학자들과 임상의들은 자살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노인이나 장애인의 삶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한다”며 “람들은 종종 마음을 바꿔, 최악의 경우 살기를 선택한다는 사실을 간과한다”는 비판적 견해도 제시했다.

발라수브라마니엄 박사가는 이에 대해 “우리는 자살이 바람직하거나 정당해 보인다면 죽을 권리에서 죽을 의무로 바꿀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선매권 자살(pre-emptive suicide)’이란 글을 쓴 르하이 대학(Lehigh University)의 생명 윤리학자인 데나 데이비스(Dena Davis)의 주장을 함께 소개했다. 

“아마도 여러분은 인생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고 느낄 것입니다, 당신은 인생의 절정을 지나 이제부터는 인생의 만족도는 점점 낮아지고 부담이 점점 커지게 됩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은 몸도 점점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그 때, 삶을 끝내는 것이 합리적일 수도 있습니다. 불행하지만, 만약 여러분이 삶의 끝을 통제하지 않는다면, 여러분은 소망과는 다른 방식으로 삶이 불행한 방식으로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데이비스 박사는 알츠하이머 병에 걸려 서서히 무너지는 어머니가 “자살에 대해 대화하는 것을 금기시 한 것을 깨트리고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음을 함께 소개했다.

종교 단체와 장애인 운동가와 죽을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논쟁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소한의 합의는 찾아지고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적어도 “말하지 마라 대신에 이 문제를 논의한다고 해서 당신이 그것을 지지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는 발라수브라마니엄 박사의 견해가 지지를 받는다는 것이다. 

NYT는 때론 삶이 죽음보다 더 나쁠 수 있음을 말한다. 앞서 자살을 택한 슈츠의 부인은 70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장식용 서클 안 그녀의 가슴에 이니셜로 ‘D.N.R.(Do not Resuscitate)-소생시키지 마세요’라는 문신을 새겼다고 NYT는 그의 딸의 말을 빌어 보도했다. 

출처 : https://www.nytimes.com/2018/08/31/health/suicide-elderly.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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