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나 와인 한잔 정도는 혈액순환 등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는 애주가들의 신념이 된지 오래다. 그러나 최근 한 과학 연구에서 건강에 유익한 술은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CNN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란셋(Lancet, https://www.thelancet.com/) 저널의 기사를 인용해 ‘우리의 건강에 안전한 술, 와인 또는 맥주는 없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는 빌과 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기금 지원으로 수행하는 ‘2016년 세계 질병 부담 보고서’중 ‘2016년 세계 알코올 소비 및 질병 위험에 대한 새로운 분석(new analysis of 2016 global alcohol consumption and disease risk)을 토대로 한다. 이 연구는 1990년부터 195개 국가 또는 지역에서 성병 및 연령에 따른 300가지가 넘는 질병으로 인한 조기 사망 및 장애 정보를 토대로 분석됐다.

조사에 따르면 술은 2016년 한해 전 세계 15세에서 49세 사이의 남성과 여성 280만 명의 주요사망 위험요인으로 꼽혔다. 여기에는 알코올과 관련된 암과 심혈관 질환, 결핵과 같은 전염병, 폭력과 자해와 같은 의도적인 부상, 교통사고, 익사나 화재와 같은 의도하지 않은 부상이 포함된다. 특히 50세 이상의 주요 사망원인인 암과 심혈관질환은 알코올과 밀접히 관련됐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CNN은 하루에 한두 잔의 음주는 허혈성 심장병과 제2형 당뇨병의 위험을 줄여주는 효과를 보여주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워싱턴대 가키두(Emmanuela Gakidou) 교수는 “그 하나만 독립적으로 보면 그것이 사실일 수도 있지만 전반적인 위험을 고려할 때 상황은 다르다”고 평가했다.

영국심장재단의 제레미 피어슨(Jeremy Pearson) 부국장도 “적당한 음주가 심장과 순환기 계통의 건강에 약간의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올 수도 있지만, 음주로 인한 전반적인 건강상의 위험이 알코올의 이로움을 훨씬 능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고 CNN은 덧붙였다.

케임브리지 대학의 역학자인 스티븐 벨(Steven Bell) 박사는 적당량의 음주가 심장마비의 위험을 낮추는데 이롭다는 것을 밝혀낸 별도의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했으나, 적정량을 가늠 할 수 없고 하루에 단 한 잔이라도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CNN은 보도했다.

벨 박사는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금주와 음주를 비교할 때 금주가 광범위한 질병의 위험을 낮출 것이라는 믿음으로 금주를 해야 한다는 메시지"라며 "삶을 연장하고 보다 더 잘 살기를 원한다면 음주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약 24억 명의 사람들이 술을 마신다. 남성 중 39%는 매일 평균 1.7 잔을 마시고, 여성 중 25%는 매일 0.73 잔을 마시는 걸로 조사됐다. 알코올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국가는 덴마크, 노르웨이, 독일 순이며, 음주 시민의 비율이 가장 낮은 국가는 이슬람국가인 아랍과 중동 국가다. 음주로 인한 사망자수는 중국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 인도와 러시아가 그 뒤를 이었다. 인구수를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세계 8대 주류 회사가 참여한 그룹 ‘알코올 정보 파트너십’ (Alcohol Information Partnership)은 성명을 내고 “이번 연구에는 (알코올이) 어떤 건강문제는 위험을 줄이고 사망의 위험도를 낮추는 점에서 적당한 음주를 선택하기를 제의하는 여러 연구는 포함하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우리는 사람들이 알코올에 대한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일관된 증거에 기반을 둔 조언을 지지한다"고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한편, CNN은 앞서 소아과 저널을 인용, 모유를 통한 유아들의 알코올 노출이 수유한 유아의 인지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보도했다. 모유의 알콜 함량은 한 잔 마신 후 30분 내지 1시간 후에 가장 높고, 2~3 시간이 흘러도 알코올이 검출된다고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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