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박람회 개막식 현장./ 출처=이로운넷
제4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박람회 개막식 현장./ 출처=이로운넷

제4회 사회적경제박람회가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마무리됐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많은 방문객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손에 사회적경제기업 제품을 들고 있는 방문객도 많았고, 행사 마무리 시간인 5~6시 사이에는 “다 팔았다”고 즐거워하는 기업(조직) 관계자들의 목소리도 들렸다. 전국의 사회적경제인들이 모여 사회서비스와 판로개척, 협동조합 정신 등 다양한 주제로 토론하며 오랜만에 사회적경제를 중심으로 활기가 돌았다.

하지만 행사 내내 현장에 있었던 기자의 시각으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다. 개막식 당일 당초 참석하기로 돼 있었던 안상훈 사회수석,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 이정식 고용노동부장관 등 주요 정부 인사들이 참석을 취소한 것이다. 개막식 VIP석에는 홍두선 기재부 기조실장과 이달희 경북도 경제부지사 등이 자리를 지켰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비상경제 민생회의를 진행한다는 소식이 뒤늦게 들려왔지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박람회라는 명칭을 고려한다면 중앙정부에서 갑자기 참석을 대거 취소한건 사회적경제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이번 박람회가 새 정부 들어 처음으로 열리는 대규모 행사여서 정부 주요 인사에게 새 정부 정책 방향을 직접 들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갖고 있었을 전국의 사회적경제인들은 아쉬워 할 수밖에 없었다.

정부 인사의 갑작스런 불참 소식에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는 규탄성명서를 내고 일부는 한쪽 가슴에 검은색 리본을 달았다. 이에 동조하고 힘을 실어주는 사람도 있었지만, 기자가 현장에서 느낀 분위기는 조금 달랐다. 행사를 주관한 경상북도는 물론 현장의 사회적경제인들 중에도 연대회의의 행동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유야 어찌됐 건 이런 모습을 본 참관객들은 ‘죽음’을 암시하는 검은 리본을 달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는게 편치 않았을 것이다. 즐기기 위해 찾아온 축제에서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시민과 현장 종사자들에게는 리본의 의미보다는 직접적으로 보여지는 그 자체의 모습이 더욱 중요한데 말이다. 현장을 고려하며 보다 세심한 방식으로 정부에 효과적으로 항의할 수 있지 않았을지 역시 아쉬움이 남는다.

표면적으로 이번 박람회는 성공했다. 하지만 깊이 들어가면 서로 간의 배려가 아쉬운 행사였다.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오랜 기간 준비했고, 그 결과 근래에 보기 드물 정도로 수많은 인파가 모였다. 하지만 이들은 배려받지 못했다.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을 듣기 위해 기대를 안고 왔을 이들에게는 실망감을, 즐기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에게는 영문 모를 우울함을 줬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항상 우여곡절이 생긴다. 각자의 입장에서 서로 다른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박람회 기간 중 전국에서 1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현장을 다녀갔다. 이들은 박람회 자체를 보고, 듣고, 즐기고, 느끼기 위해 (멀리서도) 현장을 찾았을 것이지 ‘노쇼(no-show)’와 ‘검은리본’을 둘러싸고 주장하는 각자의 사정과 입장을 듣기 위해 간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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