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자르댕 연대경제금고의 역사, 존재의 열정 표지./출처=착한책가게
데자르댕 연대경제금고의 역사, 존재의 열정 표지./출처=착한책가게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금융’을 논할 때는 해외사례로 캐나다 퀘벡의 ‘데자르뎅 신협연합회(Desjardin Credit Union, 이하 데자르뎅)를 빼놓을 수 없다.

1900년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가난한 자들을 위한 은행으로 출발했으며, 오늘날 전세계 가장 많은 회원 수와 가장 큰 자산 규모를 기록하는 신협연합회이기 때문이다.

데자르댕의 특징은 이윤극대화가 아닌 조합원의 안전한 자산 관리가 우선이라는 거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전세계가 휘청거릴 때도 안정성을 유지했던 이유다.

책은 데자르댕 신협연합회 산하 회원 조직인 '연대경제금고'에 주목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데자르댕 신협연합회는 크게 '주민금고'와 '경제금고'로 나뉜다. 회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민금고는 주민들이 회원으로 있고, 경제금고는 노동조합이나 협동조합 등 단체 중심이다. 경제금고 중 하나인 '연대경제금고'는 퀘벡의 2대 노동조합단체 중 하나인 전국노동조합총연맹이 회원 조합의 파업 대비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시작했다.

책은 퀘벡시 노동자경제금고에서 시작해 지금의 모습으로 발전한 연대경제금고의 역사를 소개한다. 멕시코 사회적기업 지원, 브라질 금융서비스 협동조합 설립 지원, 이탈리아 및 프랑스 연대금융기관과 협약 등 해외 사회적경제 기관들과 함께했던 여정도 그린다.

연대경제금고는 2014년 말 기준 자산이 7억 5800만 달러 규모에 이르고, 1만 4704명의 조합원이 있으며, 퀘벡시, 몬트리올시, 졸리에트시에 서비스 센터를 두고 있다. 사회적 가치와 윤리, 상상력이 조화를 이루는 금융의 대안모델이 가능함을 현실로 입증한 사례다. 사회적 수익 투자와 같은 새로운 금융 도구를 창조하면서 멈추지 않고 혁신해왔다.

국내에서도 사회연대신협 등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운영되는, 당사자 중심의 자생적 금융기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직은 법과 제도에 막혀 진전이 어려운 현실이지만, 이 책은 성공 시점을 당길 만한 지침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데자르댕 연대경제금고의 역사, 존재의 열정 = 피에르-올리비에 마우 지음/ 번역협동조합 옮김/ 착한책가게 펴냄/ 280쪽/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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