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의 주거문제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닌 듯하다. 저 멀리 캐나다 퀘벡에서도 대학생들의 주거안정이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대학생들이 들어가기에는 가격이 너무 높을 뿐더러 임대인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는 사례들이 보고 된 것이다.

퀘벡의 대학생들은 이 문제를 스스로 풀기로 했다. 바로 주택협동조합을 통해서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바로 '우드노트 협동조합'이다. 우드노트 협동조합은 캐나다 퀘벡주 소재 콩코르디아 대학의 학생회가 설립한 주택협동조합이다.

18일, 서울 동대문구 장안생활 2층 무아레 서점에서 우드노트 협동조합이 소개됐다. 이날 ‘퀘벡 학생주택협동조합의 사례와 시사점’이란 주제로 정책간담회가 열렸고, 발제자로 나선 김진환 퀘벡사회적경제연구회 공동대표가 우드노트 협동조합의 사례를 발표했다.

퀘벡의 학생주택협동조합 사례를 발제중인 김진환 퀘벡 사회적경제연구회 공동대표
퀘벡의 학생주택협동조합 사례를 발제중인 김진환 퀘벡 사회적경제연구회 공동대표

학생들이 모은 초기 자금, 약 19억원

참가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학생회 기금이었다. 학생들이 돈을 모아 주택협동조합을 시작했는데 그 자금이 185만 캐나다달러, 우리돈으로 약 19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학생 주거권 연대 ’유틸(UTILE)’은 콩코르디아 학생회에 이 기금으로 학생주택협동조합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했고, 학생회는 2014년 해당 기금을 주택협동조합 설립 기금인 ‘PUSH FUND(Popular University Housing Fund)’에 활용하자는 내용의 안건을 전 학생 총투표에 붙였다.

김진환 공동대표가 우드노트 협동조합을 소개하고 있다
김진환 공동대표가 우드노트 협동조합을 소개하고 있다

2015년 투표결과에 의해 주택협동조합 기금이 만들어졌고 유틸(UTILE)이 일종의 시행사처럼 개발과정을 진두지휘했다. 학생들이 추가 자금을 모집하고 토지를 매입하며 시공사를 선정하는 등 부동산 개발 실무를 수행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민간의 다양한 자금이 보태져 약 200억원 기금 모집

학생들이 주택협동조합 설립의 씨드머니를 제공했다는 점만으로도 의미있는 사례인 건 분명하지만, 이들의 자금만으로 건물을 짓고 주택협동조합을 운영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 때 사회적금융의 인프라가 풍부한 퀘벡의 장점이 발휘됐다. 콩코르디아 학생회의 기금 185만 캐나다 달러 이외에 10개의 기관에서 우드노트협동조합 설립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했다. 데자르뎅 연대경제금고와 그 회원사가 각각 20만 캐나다 달러와 700만 캐나다 달러를, 샹티에(Chantier)가 150만 캐나다 달러, 퀘벡사회투자네트워크(RISQ)가 10만 캐나다 달러를 지원했고 퀘벡노동자총연맹(FTQ)도 50만 캐나다 달러를 투입했다.

캐나다 모기지 주택도시공사(CMHC)와 몬트리올 시, 우드노트 협동조합이 위치한 자치구 등 공공 기금도 각각 300만 캐나다 달러, 160만 캐나다 달러, 30만 캐나다 달러를 투입했으며 콩코르디아 대학 당국도 15만 캐나다 달러를 투입했다고 한다.

이렇게 다양한 기관이 참여한 덕분에 1920만 캐나다 달러, 약 200억원의 기금이 마련됐고 2019년 공사에 들어가 2020년 준공을 마쳤다. 2021년에는 본격적으로 입주를 시작했으며 현재 90개의 아파트를 포함해 144개의 공간이 운영중이라고 한다. 깔끔하게 구축된 시설에 시세는 주변보다 저렴해 학생들한테 인기가 좋다고 한다. 무엇보다 더 이상 건물주와 갈등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김 공동대표는 우드노트 협동조합의 성공으로 이와 유사한 프로젝트는 4개 더 준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시에 소재한 '우드노트 협동조합'의 전경/출처=우틸(UTILE)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시에 소재한 '우드노트 협동조합'의 전경/출처=우틸(UTILE)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이한솔 한국사회주택협회 이사장과 문영록 상임이사, 최경호 주거중립성연구소 수처작주 소장, 장지연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경영기획실장과 김종훈 재산관리팀장, 김동아 녹색친구들 주택사업부 사원 등 사회주택 분야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관계자들이 모여 한국과 퀘벡의 사례를 공유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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