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즈 진실 대표
커즈 진실 대표

“광고는 뭔가를 알리는 일이에요. 알리는 대상이 상품인지 사회문제인지의 차이 일 뿐, 일의 맥락이 크게 달라졌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또 기업 운영에 있어 사회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은 필수에요. 사업과 사회문제해결은 같이 가야하는 분야라고 생각해 왔어요.”

광고 에이전시에서 일했던 경력자들이 모여 작년 4월 커즈를 만들었다. 진실 대표는 광고 에이전시에서 미디어아트 관련 업무를 담당하며 약 10년을 일했다. 커즈는 미디어아트를 활용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을 포함한 인터렉티브 콘텐츠, 브랜딩 영상, 기술을 활용한 미디어아트 전시 등을 진행한다.

커즈의 프로젝트는 다양한 확장현실(XR) 기술을 활용한다. 확장현실은 현실과 비슷한 가상공간에서 소통하고 생활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을 지칭하는 단어다. 확장현실에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등의 다양한 기술이 활용된다. 기술 발달 초기에는 게임, 교육 분야에서만 다뤘지만 이후 응용분야가 넓어지며 광고, 영화, 전시, 공연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익숙한 듯 낯선 단어가 많지만 알고 보면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대형 전광판에 나오는 3D 영상부터 프로젝트 빔을 활용해 벽면 전체에 작품을 표현하는 전시, 건물 외벽에 LED 조명을 비춰 영상을 표현하는 미디어 파사드 등이 확장현실에 포함된다. 진 대표는 “손을 올리면 불꽃이 나오는 영상, 작품을 촬영하면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이미지 등이 미디어아트의 예”라고 말했다. 이어 “인쇄물이나 타겟팅 광고가 일방향이라면 미디어아트는 체험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양방향”이라며 미디어아트의 효과성을 설명했다. 

커즈가 사회문제를 주제로 전시를 진행했던 작품 중 하나. 환경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엽서를 촬영하면 이미지가 움직인다.
커즈가 사회문제를 주제로 전시를 진행했던 작품 중 하나. 환경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엽서를 촬영하면 이미지가 움직인다.

무겁고 어려운 사회문제, 예술을 매개로 인식제고

“많은 사람들이 사회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해요. 필요에는 동의하지만 사회문제가 무겁고 복잡하다보니 피곤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많죠. 커즈는 XR기술을 활용한 예술로 사회문제 인식에 대한 허들을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커즈는 지난 12월 문화체육관광부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받았다. 처음부터 사회적기업을 목표로 하지 않았다. 의미있는 프로젝트를 하다보니 사회적기업의 가치에 동의해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상수, 문래, 명동 등에 있는 유휴공간에서 AR 미디어 아트 전시를 진행했다. 버려진 지하공간이나 사용하지 않는 모델하우스 등을 전시장으로 활용했다. 코로나19로 발생한 환경오염, 코로나19의 이면인 생태회복의 아이러니 등을 다룬 작품을 전시했다. 

진 대표는 “관람객이 환경오염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보며 ‘아, 정말 플라스틱 문제가 심하구나’, ‘항상 스위치의 전원을 끄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해야겠다’라는 반응을 본다”며 “이런 반응을 볼 때 ‘아 내가 이런 인식의 변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작업을 하고 있구나’라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또 메타버스 기술로 신진 예술가 14인의 작품을 소개하는 ‘나의 코로나 시대상을 기록하다 展’을 기획 중이다. 선정 된 예술가로부터 기회를 만들어 줘 고맙다는 메일을 받아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다. 전시는 온라인 플랫폼 형태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관람할 수 있다. 그는 “신진 예술가들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해당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며 “온라인 플랫폼 형태이기 때문에 장애가 있거나 거동이 어려운 사람들도 전시를 관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커즈가 제작한 미디어아트로 구성된 커즈 홈페이지 메인화면 일부/출처=커즈 홈페이지
커즈가 제작한 미디어아트로 구성된 커즈 홈페이지 메인화면 일부/출처=커즈 홈페이지

협업 1년, 이제는 눈만봐도 척척...사회적경제기업들과 협업 하고파

“좋은일 하면서도 돈을 잘 벌 수 있는 시대에요. 발달장애인의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신발 구매와 기부를 연결한 브랜드 등이 성공하는 사례를 많이 봤어요. 이런 사례를 보면서 사람들은 내 행동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걸 바라고 있다는 걸 느꼈죠.”

처음에는 일이 아닌 프로젝트로 시작해 커즈의 문을 열었다. 좋은 일을 하면서 이윤을 추구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그는 “좋은일이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한다”며 “비즈니스를 잘 하고 있는 사회적기업가들에게 강의나 멘토링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며 관련 교육과 선례의 필요성을 말했다. 

커즈는 최고의 아티스트 그룹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는 진 대표가 매일 직원들에게 하는 말이기도하다. 벌써 8월에 작년 매출을 넘어섰다. 그는 “말하지 않아도 단어 하나로 또는 서로의 눈빛만 봐도 척척 업무가 진행된다”며 “1년 정도 직원들과 함께하다 보니 팀웍이 단단해지고 성장하고 있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인터렉션 컨텐츠는 새로운 분야기 때문에 지속적인 공부가 필요하다. 풍부한 컨텐츠를 위해 신기술을 활용한 R&D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또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함께 하는 만큼 다양한 사회적경제 기업과의 협업도 기대하고 있다. 

“저희 홈페이지에 들어오는 분들이 ‘오, 홈페이지 멋지다’라고 해주실 때 기분이 참 좋아요. 앞으로 의미있고 시공간에 제약받지 않아 다양한 사람이 볼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나갈 예정입니다. 커즈만의 매력이 담긴, 대중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메타버스 서비스를 런칭하는 것이 목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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