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월 16일은 유네스코에서 제정한 세계 빛의 날(International Day of Light)이다. 이날은 빛을 기반으로 연구를 하는 과학자들이 지구 곳곳에서 여러 이벤트를 연다. ‘빛’ 하면 떠오르는 스타워즈 광선검 장난감은 이벤트에 자주 등장하는 단골 소품이다. 조금 생소할 수도 있는 빛의 날에 대해, 그리고 조금 더 나아가 광원의 종류들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빛은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하다. 햇빛, 집안을 밝히는 조명, 핸드폰이나 텔레비전 화면 등이 모두 빛이다. 그래서 가끔 필자가 광학을 연구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갸우뚱하며 되물을 때가 있다.

“빛을 연구한다고요? 제가 아는 그 빛이요?”

맞다. 그 빛이다. 광학 및 광기술은 이미 일상생활에서도 뗄 수 없을 만큼 광범위하게 발전했다. 특히 통신, 의료,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광학은 우리 삶을 크게 바꿨다. 그뿐만이 아니다. 광학은 연구소와 대학교에서 활발히 연구 중인 최첨단 기술이다. 커뮤니티의 규모도 매우 크다. 국내에는 한국광학회(Optical society of Korea)가 8000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국제적인 커뮤니티로는 OSA와 SPIE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SPIE에서 주최하는 학회에 매년 2만명이 넘는 인원이 참석한다.

규모 만큼이나 광학 및 광기술의 세부 분야는 매우 다양하다. 그렇다면 과연 유네스코는 어떤 업적을 기념하여 세계 빛의 날을 정했을까? 바로 첫 레이저 발진이다. 1960년 5월 16일, 물리학자이자 엔지니어인 시어도어 매이먼(Theodore Maiman)은 인류역사상 처음으로 레이저 발진을 성공시켰다. 레이저는 복사 유도 방출에 의한 광증폭(Light Amplification by Stimulated Emission of Radiation)을 의미하는 영어의 줄임말이다. 어원에서도 볼 수 있듯이 유도방출이라는 물리학적 개념이 레이저를 구현하는데 핵심이다. 유도방출 이론은 아인슈타인에 의해 처음 제시됐다. 현재는 레이저가 줄임말이라는 걸 신기해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레이저가 고유명사처럼 잘 알려져 있다. 레이저 기술의 발전은 광학의 거의 전 분야에 큰 영향을 끼쳤고, 특히 군사, 의료분야 발전에 큰 획을 그었다.

시오도르 매인만과 레이저(왼쪽), 세계 최초 레이저(오른쪽)
시오도르 매인만과 레이저(왼쪽), 세계 최초 레이저(오른쪽)

레이저 이외에도 학계에서는 다양한 광원들이 연구되고 있다. 빛을 구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여기서 소개할 방법은 광자 뭉침(photon bunching) 유무에 의한 것으로 그림 2에서 보는 것처럼 세 종류로 구분이 된다. 그림의 검은색 점 하나하나는 빛을 알갱이로 표현한 것으로써 광자(photon)라고 불린다.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광원은 광자가 뭉친(bunched) 상태이다. 태양 빛, 전구 등이 이에 속한다. 이러한 광원들은 한번 광자가 분출될 때 여러 광자가 짧은 시간 안에 같이 방출된다. 이와 반대되는 개념은 광자가 뭉쳐있지 않은(antibunched) 광원이다. 광자가 한 개씩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내뿜어지고 이러한 광원에는 단광자원(single photon source)이 있다. 레이저는 광자 뭉침을 기준으로 나눌 때 뭉친 상태도 아니고 뭉치지 않은 상태도 아닌, 그 중간이다. 즉 광원에서 나오는 광자들 사이에 어떠한 규칙이 없이 무작위적이다.

광자가 뭉친 상태, 뭉치지 않은 상태, 무작위적인 상태(위에서부터)
광자가 뭉친 상태, 뭉치지 않은 상태, 무작위적인 상태(위에서부터)

광학 및 광기술 발달의 놀라운 점 중 하나는 한 사람의 인생에서도 그 기술의 변화를 체감할 만큼 빠르게, 그리고 일상생활에 깊게 영향을 끼쳤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광섬유를 기반으로 한 광통신 발달은 전 세계 사람들을 하나로 묶었다. 편지로 주고받던 안부가 지금은 영상통화로 바뀌었다. 더욱더 흥미로운 것은 광학은 여전히 새로운 현상들이 발견되는 미지의 연구 분야라는 것이다. 현대 광학에서는 나노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나노 광학, 양자 광학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특히 양자 광원을 이용한 양자 기술들은 양자 통신, 양자 센싱 등 새로운 연구 분야를 확대해 가고 있다. 앞으로도 광학 기술이 가져올 변화는 무궁무진하다.

※참고

https://en.unesco.org/commemorations/dayoflight

https://en.wikipedia.org/wiki/Theodore_Maiman

Quantum Optics: an introduction, Mark Fox, Oxford master series in phys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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