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유나이티드 경기장 다녀온 대영이에게 무슨일이?

축구 좋아하세요? 박지성선수가 몸담았던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홈구장을 밟아볼 기회가 당신에게 주어진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그 뿐 아니라 경기장에서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선수들로부터 선물 받고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거의 로또 맞은 기분이 아닐까요?

이런 행운을 얻은 10살 소년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후 3개월.. 소년의 삶은 180도 달라졌답니다.

전라남도 해남 땅끝마을 해송초등학교 4학년 이대영군의 이야기입니다.

대영이는 부모로부터 떨어져 누나랑 함께 땅끝지역아동센터에서 지낸지 3년이 넘습니다. 불우한 가정환경 탓에 심한 집착분리장애와 말이 없는 대영이가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통로는 축구입니다.


대영이는 어떻게 맨유경기장을 갈수 있었나?

어느날 대영이에게 빈곤아동을 위한 기부사이트 드림풀에서 반가운 소식이 날아왔습니다.

맨유의 스폰서인 쉐보레가 진행하는 ‘Name Swap’ 이벤트(선수와 어린이가 각자 상대방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입장한 후 유니폼을 교환하는 행사)에 대영이가 뽑혔다는 소식입니다.

맨유의 프리미어 리그 2014-2015 시즌 개막전 (왼쪽에서 4번째가 대영이입니다.)

지난 4월 드림풀은 쉐보레가 세계 64개국 어린이를 대상으로 절망속에서도 축구를 통해 희망을 발견하고 꿈을 찾아가는 어린이 11명을 찾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홈페이지를 통해 애절한 사연들을 모았습니다.


축구가 나를 꿈꾸게 해줘요

아무것도 하기가 싫었고 그냥 모든 게 싫었어요. 그런데 공 하나가 내 앞으로 굴러오는 거에요. 짜증이 나서 있는 힘껏 뻥하고 차버렸는데 체한 고구마가 내려간 듯 한 기분처럼 가슴이 너무 시원하면서 기분이 풀렸어요....뭘 해야 할지를 몰라서 가만히 앉아 공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줬어요. 공은 아무 대답이 없었고, 나를 쳐다볼 수도 없고, 내가 어떤지 나에 대해 생각할 수도 없다는게 내 마음을 참 편하게 해줬어요... 축구 할 때는 쉴 틈 없이 공한테 집중해야 돼서 모든 생각이나 내 마음을 잊을 수가 있어요. 축구가 다 잊게 해줘요, 나를 움직이게 해줘요. 축구가 날 꿈꾸게 해줘요!

대영이가 보낸 사연 중에서

대영이가 달라졌어요

대영이는 최종 11명의 명단에 들어 지난 8월 16일 맨유의 프리미어 리그 2014-2015 시즌 개막전에 참가했습니다. 파트너인 '제시 린가드 '선수로부터 유니폼도 받고 자신의 우상인 맨유선수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Name Swap' 행사 - 맨유 올드 트래포드 경기장

대영이를 3년넘게 그룹홈(공동생활가정)에서 돌봐주고 계신 김혜원 선생님은 그동안 심한 분리장애를 겪고있던 대영이가 그날 이후 석달이 지난 지금 눈에 띄게 달라졌다고 기뻐합니다.

“ 오늘 학교에서 전화가 왔어요. 담임선생님이 대영이가 학예발표회때 무대에 서니까 꼭 와달라고 하시더군요. 우크렐라연주도하고 노래도 부른데요. 지난 3년동안 아무리 노력해도 꿈적않던 대영이가 이렇게 발전했어요. 대영이는 심한 불안증에다 앞머리카락을 비비꼬아 자꾸 끊어내는 틱장애를 갖고 있었죠. 그리고 쉽게 상처를 받아 말 붙이기가 힘들었어요. 무슨 말을하면 먼저 눈물부터 글썽거렸거든요. 마음에 담아 둔 이야기들이 많을텐데 절대 입밖으로 내지 않았어요. . 그런데 그 아이가 무대에 선데요. 이젠 손을 들고 발표도 하고 성적도 많이 올랐어요. 이젠 야단도 칠 수 있어요. 이건 기적입니다. 아이들은 경험한 것 만큼 누리는 것 같아요.이제 대영이의 마음의 병은 거의 완치된 듯 합니다. ”

영어 공부 할래요

늘 사회로부터 빼앗기기만했던 아이, 한번도 크게 웃지도 않고 자신있게 남앞에 서기를 꺼려했던 대영이가 이제는 수다쟁이가 됐습니다. 맨유선수단으로부터 선물받은 축구화 3켤레, 유니폼, 머그잔을 대영이는 보물처럼 간직하고 늘 곁에 두고 지냅니다.

사진제공: 땅끝지역아동센터

더 반가운 것은 축구뿐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이 생긴 것입니다.

“ 너희들 외국 사람 한번도 못봤제? 얼마나 키가 큰 지 알어? 못봤으면 말을 하덜 말어. 난 진짜 봤당께 그라고 영어는 꼭 해야 먹고 살겠드라잉 공항에서 핫초코를 사먹었는디 목사님이 영어를 못했드라면 우린 공항서 쫄쫄 굶을 뻔 했당게... 그러니까 영어는 꼭 해야쓰겠드라잉...”

이젠 친구들 앞에서 제법 으스댈줄도 압니다.

일주일동안의 영국여행을 마치고 온 대영이의 마음속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꿈은 '자신감'을 먹고 자란다

사진제공: 땅끝지역아동센터

선생님들은 이렇게 진단합니다.

“대영이가 영국에서 이른바 VIP 대접을 받았답니다. 태어나서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느껴본거죠. 자신의 우상인 맨유선수들과 함께 시간도 보내고 9시뉴스에도 나오고 누군가 자신을 인정해주니 자아존중감이 높아진겁니다. 자신이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소중한 존재이고 어떤 성과를 이뤄낼수 있는 유능한 사람이라는 믿음이 생긴거죠.꿈꾸기조차 어려웠던 일들이 현실화되면서 나타난 긍정의 효과가 아닐까요?”



서울시립청소년드림센터 우소연진로교육팀장은 진로교육의 첫 걸음은 이처럼 자존감회복과 자아정체성확립에서 시작되야한다고 강조합니다.

“ 아이들에게는 작은 성공을 쌓아가도록도와주는 일이 필요합니다. 지지해주고 잘먹여주고 하는 일상속에서 말이죠. 특히 나는 저것까지는 할 수 없을꺼야하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뛰어넘는 경험을 하고 나면 아이들은 급성장합니다. 진로교육은 아이들이 그 담벼락을 뛰어 넘을 수 있도록 응원해주고 도와주는 일에서부터 시작해야합니다. 그 다음은 저절로 굴러갑니다.”

아이들을 품은 가족공동체 '땅끝지역아동센터'

대영이의 삶을 바꿔준 계기를 마련해준 드림풀선생님들이 고마워 떡이라도 해갖고 서울로 올라가고 싶다는 김혜원 선생님.. 대영이자랑에 ,들뜬 선생님의 목소리를 듣자니 제가 땅끝마을 로 달려가고 싶어지더군요. 떡광주리 한아름 손에들고요.

“ 여기 사시는 분의 90%는 김공장에서 일하십니다 6시간씩 4교대로 말이죠. 특히 10월부터 5월까지 눈코뜰새없이 바빠 부모님들이 애들을 돌볼 겨를이 없어요. 그래서 우리지역아동센터는 아이들이 참 많아요. 40명이 넘는답니다. 애들은 센터에서 먹고 자고합니다. 가정방문도 저희센터로 오셔요. 부모님이 일을 나가셔서 집에 안 계시기 때문이죠.. 어떤 부모님들은 오늘 낙지가 많이 잡혔다며 손에 들고 오시기도하고 공장에서 나온 김파지를 잔뜩 싸다 주시기도해요. 우린 작은 마을 가족공동체에요. 많은 아이들이 있다 보니 매일매일 크고 작은 별난 일들이 벌어집니다. 오세요! 저희문은 항상 열려있답니다.”


드림풀(www.dreamfull.or.kr)이란?

드림풀은 부스러기사랑나눔회와 한국타이어가 공동 운영하는 온라인 기부 사이트입니다. ?드림풀은 빈곤현장의 아동청소년들이 마음껏 꿈꾸며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꿈꿉니다.?지난?5년 동안 총?10만4천여 건의 모금을 통해?17억9천여만 원을?2만669명의 아이들과 빈곤가정에 전달했습니다.

기부와 내 적성에 맞는 미래 직업 찾기를 동시에!

드림풀은 오는?12월21일까지?‘내일을 부탁해(http://www.tomorrowkids.or.kr/)’라는 캠페인을 진행합니다.?참가자는 사이트에서 안내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미래의?‘내 일(my work)’을 검사한 후 결과를 자신의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공유만 해도 기부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검사 결과를 공유한 건수가?1만 건을 넘어서면 한국타이어는 저소득층 아동의?‘내일(Tomorrow)’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5천만 원을 기부합니다.

글. 백선기(이로운넷 에디터)

사진출처. 드림풀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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