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생존: 도시의 성장은 계속될 것인가’ 책 표지 이미지./출처=한국경제신문
‘도시의 생존: 도시의 성장은 계속될 것인가’ 책 표지 이미지./출처=한국경제신문

‘팬데믹부터 공중보건, 일자리, 인프라, 식생활, 교육, 주거 범죄까지.’ 이 모든 것이 도시와 연결되어 있다. 도시의 역사에 대한 회고와 미래에 대한 전망을 담은 책 ‘도시의 생존’가 출간됐다. 앞서 도시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꾼 ‘도시의 승리’를 내놓은 세계적 도시경제학자 에드워드의 신간이다.

저자는 하버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도시와 경제 성장 그리고 법과 경제를 주제로 다루는 논문 수십 편을 발표하는 등 지난 30년 동안 도시와 도시의 진화에 대해 폭넓게 연구해왔다. 이번에는 같은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이자 보건경제학 분야에서 손꼽히는 권위자로,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 브레인’으로도 알려진 데이비드 커틀러와 공동 작업했다.

저자들은 서문에서 “우리의 도시들이 번영을 촉진하고 불우한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고 사람들의 삶에 소중한 의미를 제공하기를 바란다. 우리는 앞으로도 도시가 더욱더 쇠퇴할 것이라는 전망에 끔찍함을 느꼈고, 또 공공 부문이 이토록 열악하다는 사실에 당혹스러웠다. 그렇기에 우리가 사는 도시의 미래를 강화할 청사진을 제공하겠다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고 말했다.

전공도 정치 성향도 다른 두 사람이 머리를 맞댄 이유는 ‘도시의 생존’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도시의 번영이 끝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이러한 위기의식은 지난 2020년 전 세계를 덮친 뒤 지금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코로나19에서 비롯됐다. 도시의 결정적인 특징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밀집성과 근접성인데, 이것이 질병을 더욱 확산시키기 때문이다.

자연재해의 범위는 지리적으로 한계가 있지만, 코로나와 같은 팬데믹은 모든 지구인을 위협한다. 전 세계로 확산하는 질병의 위험은 인류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상기시키는데, 서로를 병들게 할 수 있다는 점을 보면 그렇다. 

지금까지 사람들이 도시에 사는 동안 줄곧 전염병과 싸워왔지만, 질병은 상대적으로 덜 건강한 사람들을 공격한다. 저자들은 “우리 사회의 상호 의존성을 튼튼하게 지켜내려면 질병에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사회의 가장 약한 고리를 강화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염병뿐만 아니라 지나치게 높은 주거 비용, 일자리 간 격차, 재난과 재해에 취약한 기반 시설, 부실한 건강보험제도, 낮아진 상향 이동의 가능성, 젠트리피케이션을 둘러싼 갈등, 안전과 자유 사이의 딜레마 등 도시의 쇠퇴 이면에는 여러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두 저자는 “자신의 건강을 유지하고 싶다면 이웃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사람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세계적 차원의 팬데믹 대응을 위해 나토(NATO)와 같은 국제기구의 설립을 주장한다. 전 세계 인구의 76%가 도시에 거주하는 만큼, ‘도시의 생존’에 관한 고민과 논의가 미뤄져서는 안 됨을 일깨우는 책이다. 

도시의 생존=에드워드 글레이저 , 데이비드 커틀러 저자 지음, 이경식 옮김. 한국경제신문 펴냄. 568쪽/ 2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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