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의도] 지방정치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6.1 지방선거 결과, 당선의 영예를 안은 2030 청년정치인은 416명으로, 지방선거 총 당선인 4125명 중 약 10%를 기록했다. 이는 4년 전, 2018년 지방선거(238명 당선) 대비 1.7배 늘어난 것이다. 

특히 서울시의회는 의원 112명 중 16명(14.2%)이 2030세대로 전국 평균보다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청년정치인은 청년 의제는 물론이고, 청년의 시선으로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들이 풀뿌리에서부터 기성정치와 다른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2030 서울시의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동욱 서울시의원
김동욱 서울시의원과 지난 1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계파와 정당을 떠나 생업에 종사하는 청년들이 모여 정책을 심도 있게 연구해 제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각자의 전문성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요.”

정치권에서 때아닌 ‘여의도 n시 청년’ 논쟁이 펼쳐졌다. ‘여의도 2시 청년’은 사회생활 경험 없고, 자기계발도 하지 않으면서 유력정치인 주변을 맴돌며 기회를 노리는 청년 정치낭인을 비판하는 표현이다. 

91년생인 김동욱 서울시의원(국민의힘, 강남제5선거구)은 청년정치인을 한 데 묶는 것을 경계한다. 각자 정체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같은 나이 대에서도 초반과 후반이 다르고, 개인의 개별적 경험도 다르기에 나이로 묶이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당장 나의 지역구만 해도 평균연령이 높은 편이다. 2030 세대 뿐만 아니라 시민을 골고루 대변하는 의정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서 각자 다른 영역에서 전문성을 기르고 있는 청년들이 모여 정책을 논하는 ‘여의도 7시 청년’ 모임을 구상 중이다. ‘생업 있는 청년정치인이 퇴근 후 각자의 문제의식에 기반해 정치를 고민하겠다’는 취지다. 그는 “정책조언기구이자 연구단체를 표방하는 모임”이라며 “국정감사 전에는 발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지역구 단독출마로 무투표 당선돼 의회에 입성했다. 그는 사단법인 서울국제포럼에서 일하다 대선기간 국민의힘 정책본부 청년보좌역으로 활동했다. ‘59초 쇼츠 공약’을 만들면서 공약의 중요성에 대해 깨달았다는 그는 매년 주요의제 2~3가지씩 설정하기로 했다.

게임산업 진흥이 1년차 의정활동 목표 중 하나다. 이미 1호 조례로 ‘게임산업 육성 및 e스포츠 활성화 지원조례안’을 발의하는 등 속전속결이다.

그는 “과거에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했지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는 등 게임의 위상이 높아졌다”며 “특히 게임산업은 다른 산업과의 동반성장이 가능한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서울시는 세계 최초 e스포츠 경기장을 세운 지역인 만큼 게임산업 및 e스포츠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 마련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로운넷>은 지난 1일, 김동욱 서울시의원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 의원은 “의원은 개인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의정활동을 하는 존재”라며 “분위기 파악은 하면서 할 말은 하는 소신있는 의원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래는 김동욱 의원과의 일문일답

Q, 윤석열 선대위 정책본부 청년보좌역으로 일했고, 인수위 청년기획위원으로 일했다. 지방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중앙정치를 이해하려면 지역정치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본다. 지역의 발전이 곧 서울시의 발전이고, 서울시의 발전이 곧 국가의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강남구와 서울시, 그리고, 국가의 발전의 계기를 마련해보고 싶어 지방선거에 출마하게 됐다. 소통 창구를 더욱 늘리고, 지역발전에 역할을 하려고 한다. 

Q. 지난 대선에서 ‘59초 공약, 쇼츠’를 담당했다.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선거운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는 평가가 있다. 

지난해 7월, 국민의힘에 입당해 12월에 청년보좌역으로 일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에 발을 딛었다. 대선 기간에는 굉장히 많은 정책들이 논해지기에 주요공약을 널리 알리기 쉽지 않다.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저를 비롯해 박민영(현 대통령실 기획비서관실 행정관), 오철환(전 정책본부 청년보좌역) 등이 함께 ‘59초 공약, 쇼츠’ 공약을 고안했다. 

쇼츠 아이디어를 냈던 이유는 1분 이내로 공약을 설명하면, 가독성, 효율성, 효과성이 배가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공약이 긴 글로 설명되면 가독성이 떨어져 전달력이 흐려지는 경우가 있지 않나. 효율성과 효과성에 방점을 두다보니 홍보 효과도 좋았다. 

어디에도 알리지 않았는데, 대선기간 쇼츠 영상에서 윤석열 당시 후보가 외쳤던 “좋아 빠르게 가!”를 고안한 것도 청년보좌역이었다. 윤 대통령이 해당 멘트를 굉장히 좋아해서 뿌듯했던 경험이 있다. 다만 ‘선 조치-후 보고’ 취지를 강조하고자 만들었는데, 후보 패싱 논란이 생겨서 다소 아쉽기는 했다. 

쇼츠가 누적 조회수 1500만 뷰를 넘기는 등 선거운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큰 프로젝트를 하며 공약이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경험했다. 또한 이 경험을 더욱 생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

대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좋아 빠르게 가!"는 김동욱 의원을 비롯한 청년보좌역의 아이디어였다.
대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좋아 빠르게 가!"는 김동욱 의원을 비롯한 청년보좌역의 아이디어였다.

Q. 쇼츠를 통해 공약을 공개하는 것이 진중하게, 깊이 다뤄져야 하는 정치를 단순하게 다뤘다는 비판도 있다.

당 일각에서도 그런 비판이 있었다. 그래서 쇼츠 영상 내에 다뤄지지 못한 세부적인 내용은 보도자료에 담았다. 예를 들어 이 공약을 추진했을 때, 소요 예산은 얼마인지, 단기·장기적 효과는 어떻게 예측되는지 등이다. 쇼츠 영상이 총 30건이 공개됐는데, 영상 2개 당 보도자료 1건도 함께 냈다. 보도자료 초안도 저를 비롯한 3명의 청년보좌역이 직접 썼다. 공약 아이디어를 낸 것도 저희들이라 작성에 더욱 심혈을 기울였다. 

Q. 발족 예정인 ‘여의도 7시 청년’ 모임을 주도하고 있다. 

정책조언기구이자 연구단체를 표방하는 모임이다. 최근 내부적으로 회의를 진행했고, 추석 연휴 이후 구체적으로 구성 논의해 국정감사 전에는 발족할 계획이다. 

현재 당에 청년정치인을 둘러싼 갈등이 있어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여의도 7시 청년은 이와 관계없이 미래를 논하기 위해 만들어진다. 계파는 물론이고, 정당을 떠나 청년정치인이 모여 연구 활동을 하자고 모인 조직이다. 사회현상 혹은 미래전략 등에 해당되는 정책을 심도있게 연구해 제시하는 것이 목표다.

여의도 7시 청년 모임의 특징은 다들 생업이 있는 이들이 모였다는 점이다. 의료계 종사자, IT업계 종사자, 연구원, 문화예술계 종사자, 시의원 등 정치에 관심있다는 공통점을 제외하고는 굉장히 다양한 이들이 모였다. 다들 업계 전문성을 바탕으로 정책조언기구로 활동해나갈 계획이다. 일각에서 우려하듯 정치세력화를 위해 모이는 것은 전혀 아니다. 

Q. 청년정치인으로 분류되는 것을 경계한다.

법적 나이로는 청년이 맞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청년정치인’이라는 표현이 부정적으로 읽히기 시작했다. ‘권리는 주장하지만, 책임은 지고싶지 않다’는 맥락으로 말이다.

20대와 30대가 다르고, 40대와 50대는 다르다. 심지어 40대 초반과 후반도 다르지 않나. 심지어 개인의 개별적 경험도 다르기 때문에 나이로 동일시될 수 없다. 그런데 ‘청년’이라는 이름이 들어가면 한 묶음으로 묶여 비판받는 것은 잘못됐다.

저는 청년이라는 걸 크게 의식하지 않으려고 한다. 당장 제 지역구만 해도 평균연령이 높은 편이다. 청년정치인이 해야만 하는 역할에 갇히지 않을 것이다. 2030세대 뿐만 아니라, 시민을 골고루 대변하는 의정활동을 할 것이다.

Q. 지방선거 주요공약은 무엇이며, 어떻게 이행해나갈 계획인가.

GTX 양재역 신속 착공이 대표공약이다. 또한 도곡역, 대치역 등 지하쳘역 출구 등 민원들이 여러 가지 있다. 민원을 해결하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다. 경찰청과 협의해 교통체증이 심한 매봉터널-매봉역 구간에 신호등을 추가 설치하는 것도 진행할 계획이다.

무투표 당선인이라 예비공보물을 내지 못해 공약을 널리 알리지 못했다. 의정활동을 시작하고 공약 이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임기 내에 꼭 성과를 내겠다. 기대해달라.

Q. 기획경제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한다. 의정활동을 하며 꼭 다루고 싶은 주제는?

기경위를 서울시의회의 꽃이라고 부른다. 예산 권한도 강하고, 소관기관도 많다보니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며 많은 활동을 할 수 있겠다 판단해 지원하게 됐다. 

스스로 매년 대주제를 2~3개 잡아 다루기로 다짐했다. 임기동안 최대 12개의 의제를 다룰 계획이다. 임기 1년차에는 소상공인 진흥과 게임산업 및 e스포츠 진흥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동욱 서울시의원은 지난달 23일, 하태경 의원실을 방문해 서울시 게임산업 및 e스포츠 육성 방안을 논의했다./출처=김동욱 의원실
김동욱 서울시의원은 지난달 23일, 하태경 의원실을 방문해 서울시 게임산업 및 e스포츠 육성 방안을 논의했다./출처=김동욱 의원실

Q. 특히 게임산업 및 e스포츠 진흥에 관심이 많다.

게임산업은 다른 산업과의 동반성장이 가능한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게임산업을 통한 IT분야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소프트웨어 뿐만 아니라 컴퓨터 그래픽 발전 등 파급효과가 큰 영역이다. 또한 프로게이머, 프로그래머, 디자이너, 아나운서, 심판, 기술진 등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련 법체계가 마련돼있지 않고, 예산 기반도 미비한 상황이다. 그래서 지난 8월 29일, ‘서울특별시 게임산업 육성 및 이스포츠 활성화 지원 조례안’을 1호 조례로 발의했다. 

정치인 중에서는 우리 당 하태경 의원을 제외하고는 게임산업에 크게 관심있는 이가 없는 것으로 안다. 저는 어릴 적부터 게임보이를 시작으로 바람의나라, 스타크래프트 등 다양한 게임을 접해왔다. 요즘 인기 절정인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를 한지는 11년 됐는데, 티어(Tier)를 다이아(상위 0.12~1.55%에 해당)까지 찍어본 적이 있어 이해도가 높다고 자부한다. 

PC방 점유율 1위, 선수수급률 1위인 게임 최강국임에도 그만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게임은 하나의 문화이자, 큰 산업이다. 현재 e스포츠 업계는 표준계약서가 2020년 도입됐을 정도로 선수 대우가 굉장히 열악하고 민원창구도 마련돼있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서울시는 상암 에스플렉스센터에 세계 최초 e스포츠 경기장을 세웠을 정도로 상징성이 있는 지역인데도 타 지방자치단체 대비 게임산업 예산이 적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e스포츠 진흥에 관한 법률에는 게임산업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필요한 시책을 수립, 시행하는 등 지자체의 책임이 명시돼있다. 의정활동을 하는동안 게임산업 및 e스포츠가 발전 및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나갈 것이다.

Q. 오세훈 시장은 ‘서울시 바로세우기’를 통해 민간위탁·민간보조 사업에 대한 검토 및 조정에 나섰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바로세우기’는 특정 시민단체가 부당하게 지원을 받고 있는지, 지원금이 적절한 곳에 쓰이고 있는지 확인하는 내용이다. 기조에 공감한다.

다만 시민단체는 민관협력에서 중요한 토대이고, 자발적으로 지역 작은 단위에서 활동하는 분들과 협력하는 것이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 민과 관이 서로 이해를 바탕으로 상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법이나 제도적으로 부정적인 지점은 당연히 개선돼야 한다. 다만 시민단체의 활동을 옥죄는 방향으로 흘러가지는 않았으면 한다.

김동욱 의원은 "서울시 바로세우기의 기조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시민단체의 활동을 옥죄는 방향으로 흘러가지는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동욱 의원은 "서울시 바로세우기의 기조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시민단체의 활동을 옥죄는 방향으로 흘러가지는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Q. 기획경제위는 사회적경제 영역을 다룬다. 사회적경제 활성화 및 영역 전반에 대한 입장은?

사회적경제 개념은 학술적이고, 다양하게 해석되곤 한다. 저는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소셜벤처를 넘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도 사회적경제기업의 일환이라고 본다. 범위를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가와 시장 경계에서 상생하는 것이 의미있는 것이지,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따로 추진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 자발적인 활동을 넘어 의무가 돼버리면 더 하기 싫어지지 않나. 사회적경제기업 구성원들도 자생력을 갖추는 방향으로 설정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의무를 지키지 않는다고 징벌하는 방향보다는 사회적가치 창출활동을 유도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하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고 본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주목하는 개념이 ‘동반성장’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지속적인 교류 및 상생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최근 소상공인진흥공단을 방문해 이들이 어떤 혜택을 받고 있는지, 혜택을 어떻게 확대할 수 있는지 검토했다. 현실적으로 모든 기업이 다 함께 같은 크기로 성장할 수는 없지만, 모두가 함께 각자 성장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 

Q. 향후 계획 및 포부

선거 다짐이 ‘감사합니다. 겸손한 자세로 잘 하겠습니다’ 였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로 끝나지 않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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