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연일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고향 방문 및 여행 자제”를 권고하면서, 올해 명절도 집에 머무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집에서 보내는 명절. 그동안 바쁜 일상을 보내느라 미뤄뒀던 영화와 책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 건 어떨까. <이로운넷> 기자들이 명절 연휴에 집에서 가족들과 볼만한 영화와 책을 각각 추천한다.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

출처=교보문고
출처=교보문고

2019년 노벨위원회는 아비지트 배너지 교수와, 에스테르 뒤플로 교수에게 노벨경제학상을 수여하며 ‘빈곤퇴치의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고 호평했다. 2012년 출간된 이 책은 현장 기반의 ‘무작위 통제 실험’을 통해 사람들의 행동을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비교했던 그들의 노력을 기록했다. 실험을 위해 15년간 40여개 국가의 빈곤의 현장을 돌며 가난을 연구한 저자들은 아주 당연하지만 굉장히 중요한 답을 내놓는다. “빈곤을 해결하고 싶다면 어설픈 동정심과 이념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의 현실과 생각, 행동을 이해 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재훈 인턴기자

 

세종의 허리 가우디의 뼈

출처=부키
출처=부키

의사가 질병을 진단하는 메커니즘은 탐정이 범인을 찾아내는 것과 유사하다. 범인이 흔적을 남기듯 신체에 남겨진 증상 등의 단서를 통해 질병이라는 범인을 찾아낸다. 저자인 의사 이지환 씨는 “의사는 셜록홈즈의 후배”라고 말한다.

‘세종의 허리 가우디의 뼈’는 세종, 가우디, 니체, 모차르트 등 위인을 환자로 모시고, 역사적 기록을 통해 그들이 어떤 몸 상태였는지를 탐색한다. 위인의 질병을 진단하는 과정은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하며, 그 과정에서 깨알같은 역사 및 건강상식도 얻을 수 있다. 역사책, 추리소설 애독자는 물론이고, 건강에 관심이 많은 이들까지 모두가 즐겨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세종에게 덮어 씌워진 “게을러서 운동을 싫어했다”는 주홍글씨를 지우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책을 통해 확인해보자.

-진재성 기자

 

박사가 사랑한 수식

출처=현대문학
출처=현대문학

1975년에 멈춰버린 기억. 주인공인 ‘박사’가 교통사고 이후 겪고 있는 병이다. 그의 양복 여기저기에는 망가진 기억 기능을 보완할 메모가 붙어있다. 그중 하나는 “내 기억은 80분간만 지속된다”는 메모다. 새로운 기억의 수명은 80분을 넘기지 못한다.

그런 그의 집에 10번째 가사도우미 ‘나’가 왔다. 수학 박사라 온통 숫자와 수식에 관심이 있는 그는, ‘나’의 10살 아들 ‘루트’를 만나고 난 뒤 수학으로 애정을 표현한다. 초등학생과 그의 어머니, 노 박사의 따뜻한 우정을 그린 잔잔한 이야기. 차갑고 냉정한 숫자가 따뜻한 햇살처럼 느껴지는 책이다.

-박유진 기자

 

청소끝에 철학

출처=웨일북
출처=웨일북

청소는 아주 오랜 역사를 지녔다. 각기 다른 경험과 환경 속에 있는 이들이 각자의 공간을 보존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청소에는 문화가 있다. '빗자루를 탄 마녀'에는 여성 차별의 역사가, 비움으로써 충만해진다는 붓다의 철학이 있다. 책은 쓸고 닦음으로 인해 생기는 사유를 쉽게 풀어낸다.

명절을 지나면 온몸이 녹초가 되기 마련이다. 집에 도착해 정리해야 할 청소가 막막하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이왕 해야 할 청소라면 의미를 찾아 동력을 만들어보자. 의외의 문장들이 지친 몸과 마음에 위안을 주기도 한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은 뒤 청소도구를 손에 들고 머리를 비우는 의식을 시작해보시길.

-박초롱 기자

 

누구나 일하고 싶은 농장을 만듭니다

출처=부키
출처=부키

일하고 싶어도 일할 곳이 없는 사람들에게 ‘사회적 농업’을 제안하는 책이다. 사회적농업은 장애인과 노인을 농장에 고용해 고령화로 일손이 부족한 농가에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사회적농업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스마트팜 기술을 도입하는데, 농업의 전문적인 부분을 데이터와 기술로 보완해 단순 노동이 필요한 부분에서 장애인과 노인이 활약할 수 있게 한다.

하지만 이것이 국내에 자리잡기 위해서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 사회적농업에서 도입한 스마트팜이 국내에서 자리잡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푸르메재단에서 활동한 저자가 그동안 경험한 ‘푸르메소셜팜’의 실제 사례를 들며, 스마트팜에서 누구나 사회 구성원으로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박미리 기자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