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ert style="green"]?풀뿌리 복지국가운동을 제안하는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오건호 공동운영위원장이 작성한 정당별 총선복지공약 비교평가서입니다.?[/alert]

정당별 총선 복지공약 비교평가(요약)

- 새누리당은 잔여복지로 원위치,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현실성 부족 -


?□ 정당별 복지공약을 검증하자: 복지 수위, 실행방안의 구체성과 현실성

? 이번 총선은 복지 공약 논쟁이 예상되었으나 정당들의 공천 작업 집중으로 정책 논점이 사라진 선거가 돼가고 있음. 지금이라도 엄격한 복지공약 검증작업이 필요.

? 지난 3월 12일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가 출시한 ‘복지체험 앱’에는 미래 복지급여로 무상급식, 무상보육, 반값등록금, 기초노령연금 인상 등 총 13개 항목이 담겨 있음. 이를 기준으로 정당들의 복지공약을 비교 평가함.

? 복지 공약이 보편적 복지국가 수준에 도달하면 ‘○’ 점수를, 중간 정도이면 ‘△’, 사실상 반영하지 않고 있으면 ‘×’를 부여하고, 이어 정당별 공약 실행방안의 구체성과 현실성을 따짐. 총괄 평가 결과는 아래와 같음.

정당별 복지공약 비교평가
?새누리당: 기존 복지체제로 원위치한 ‘맞춤형 잔여복지’

? 새누리당이 내놓은 복지공약은 ‘삶의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하는 맞춤형 복지’. 하지만 실제 내용에선 중요한 복지 항목이 실종돼 있음. 기초노령연금 인상이 사라졌고, 반값등록금도 빈약해짐.

? 13개 복지 항목 중에서 ‘○’ 점수를 받은 공약은 무상보육과 공공임대주택 2개에 불과. ‘△’ 점수를 받은 항목은 고교무상교육, 반값등록금, 장애인연금 인상, 저임근로자 사회보험료 지원 등 4개. 반면 아동수당, 무상급식, 실업급여, 구직촉진수당, 기초노령연금, 기초생활보장, 의료보상덩 등 7개 항목은 공약에 없거나 개선 내용이 미미해 ‘×’ 점수 받음.

? 새누리당의 5년간 복지공약 재정 규모는 75조원으로 연 평균 15조원. 이는 우리나라 GDP의 약 1% 규모. 2011년 현재 우리나라 복지재정은 GDP 9%(OECD 평균 19%). 지금 보다 GDP 1% 올려 10%에 이르자는 제안.

? 정리하면, 새누리당의 복지 공약은 생애별, ‘맞춤형’ 복지라는 포장을 하고 있지만, 실제 내용이 빈약해 ‘맞춤형 잔여복지’로 귀결.

민주통합당: 재원계산 부실한 ‘과장된 보편복지’

? 민주통합당의 복지공약은 보편적 복지국가에 근접. 13개 복지 항목 중 보육, 급식, 무상교육, 반값등록금, 구직촉진수당, 공공임대주택, 무상의료, 기초노령연금, 장애인연금 등 9개 충족. 소요되는 재정규모는 연평균 32조원으로 새누리당 연 15조원의 2배.

? 하지만 기초노령연금, 무상의료의 사례처럼, 복지 공약 수위에 비해 재정규모가 과소추계되어 있음. 재원마련에 대한 부담 때문으로 추정됨.

? 민주통합당은 필요재정 중 25조원을 조세개혁을 통해 조달할 방침. 이는 차기정부 마지막해인 2017년 조세부담률을 참여정부 수준인 21.6%로 지금보다 약 2% 포인트 올리자는 것. 과연 보편복지 민심이 부상한 지금, 조세부담률 목표를 참여정부 때로 한정하는 것이 적절한 지 의문(OECD 평균 25%). 조세개혁 방안도 명확치 않음. 예를 들어, 비과세 감면 축소를 통해 연 8조원을 마련하겠다는데, 방안이 제시되지 않고 있음.

? 정리하면, 민주통합당의 복지 공약은 보편적 복지국가를 주창하지만 재정추계 내용이나 재정확보방안이 부실한 ‘과장된 보편복지’로 평가됨. 이러한 복지공약으로는 집권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국민들에게 약속한 복지를 제공할 수 있을지 의문.

통합진보당: 실행가능성 부족한 ‘원칙적 보편 복지’

? 총선 복지공약에서 진보정당들의 복지공약이 가장 강력. 통합진보당의 복지공약은 위 13개 항목을 모두 충족. 하지만 재정적 실현가능성은 부족.

? 통합진보당은 복지공약을 구현하기 위해 총 55조원이 필요하다지만, 각 복지 항목별 재정추계를 명확히 제시하지 않음. 무상의료, 기초노령연금 등에서 수치가 혼동되게 사용되고 있어 아직 복지공약이 정돈되지 못함.

? 통합진보당은 복지공약이 강력한만큼 대규모 증세 추진. 매년 63조원 이상 거둘 계획. 이것이 실현되면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이 OECD 평균에 육박하게 될 것. 그런데 실제 증세를 어떻게 할 지에 대하여선 여전히 원칙 천명 수준에 머물고 있음.

? 정리하면, 통합진보당은 복지 원조 정당답게 가장 강력한 보편복지 공약을 담고 있으나. 재원방안은 실현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음. ‘원칙적 보편 복지’에 머뭄.

결론: 구체성과 현실성 지닌 복지공약 필요

? 복지공약 수위로 보면, 새누리당의 공약은 ‘맞춤형’이라고 포장했지만 ‘잔여 복지’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 이렇게 빈약한 복지 공약으로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보편 복지 민심과 소통할 수 있을지 의문.

?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은 새누리당에 비해 강한 보편복지 공약을 담고 있지만, 실행방안의 구체성과 현실성이 떨어짐. 2010년부터 보편복지 요구가 부상하고 복지재정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었음에도, 정치권에서 진행된 보편복지 논의가 정책적으로는 생산적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이 드러남.

이러한 정당별 복지공약 평가를 통해 확인한 결론은 다음과 같음.

? 첫째, 올해 초부터 각 정당들이 공천 작업에 지나치게 집중하면서 총선 정책 의제가 부차화되었고, 그것의 결과로서 복지공약 역시 부실하게 제출돼 있음. 지난 2004년, 2008년 총선과 비교해도 오히려 정책 논의가 후퇴.

? 둘째, 지난 2년간 보편복지 논의가 확대되고 국민들의 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복지 공약의 업그레이드가 부족. 시민사회의 활력있는 복지 논의, 노동계의 진지한 복지 개입활동 없이 정치권 중심의 복지 논의가 낳은 결과. 이제부터라도 실제 보편복지를 누릴 시민, 노동자가 참여하는 복지 논의가 절실.

? 셋째, 보편복지 세력은 높은 복지 요구에 걸맞게 구체적인 재원방안을 마련하는 데 힘을 쏟아야. 이번 총선 공약과 같은 안이한 방식으로는 대통령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제기할 ‘재정건전성’ 혹은 ‘복지포퓰리즘’을 이겨내기 어려울 수 있음. 진정한 보편복지세력이라면 실행방안의 구체성과 현실성을 지닌 복지공약을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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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별 총선 복지공약 비교 평가

- 새누리당은 잔여복지로 원위치,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현실성 부족 -


?어느 선거보다 정책 의제가 부상할 것으로 기대됐던 2012년 총선이었다. 특히 복지 공약을 중심으로 뜨거운 논쟁이 예상됐었다. 하지만 각 정당들의 공천 작업이 선거 이슈를 주도하면서 어느 때보다 정책 논점이 사라진 선거가 돼가고 있다.

이제라도 정당별 공약을 꼼꼼히 검증해야 한다. 3월 20일을 거치면서 각 당의 총선공약 자료집이 발표되었다. 과연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듯이, 각 정당들이 복지 공약 경쟁을 벌이고 있을까? 각 복지공약들은 얼마나 구체적인 근거를 가지고 마련됐을까? 이 이슈페이퍼는 각 정당들의 복지공약을 비교평가하고 향후 과제를 찾아본다.

1. 정당별 복지공약 검증: 복지 수위, 실행방안 구체성과 현실성

지난 3월 12일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는 시민들이 직접 복지국가를 체험할 수 있는 ‘복지체험 앱’을 출시했다.에서 보듯이, ‘복지체험 앱’은 이용자가 자신의 가구원 특성, 소득 수준 등을 입력하면 현재 복지 혜택으로 무상보육, 건강보험 급여 등 6개 항목의 급여 내역을 알려 주고, 미래 복지급여로는 무상급식, 무상보육, 반값등록금, 기초노령연금 인상 등 총 13개 항목의 복지혜택을 계산해 준다.

‘복지체험 앱’ 13개 복지항목과 비교 평가

여기서 제공되는 13개 급여 내용은 보편적 복지국가에서 제공하는 필수적 급여이면서, 근래 시민사회와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어 제도화 가능성이 높은 것들이다. 이에 ‘복지체험 앱’에 담겨 있는 13개 복지 항목을 기준으로 각 정당들의 복지공약을 비교하고, 각 공약들이 얼마나 복지국가 가치를 반영하고 있는 지, 또한 얼마나 구체성을 지니고 있는 지를 평가해 보자.

'복지체험 앱' 프로그램 내용
평가기준: 복지공약 수준, 실행방안의 구체성과 현실성

아래는 13개 항목을 기준으로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복지공약에 대한 평가 결과이다. 복지 공약이 ‘복지체험 앱’에 담긴 보편적 복지국가 수준에 도달하면 ‘○’ 점수를, 중간 정도이면 ‘△’, 사실상 반영하지 않고 있으면 ‘×’를 부여했다.

이러한 평가 기준에 의할 경우, ‘○’를 얻은 항목수가 새누리당은 2개이고, 민주통합당은 9개, 통합진보당은 13개 만점을 받았다. 이와 같은 순으로 복지공약 순위를 매기면 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공약은 급여 수위 뿐만 아니라 실행방안의 구체성과 현실성을 따져 봐야 한다.

정당별 복지공약 비교평가

?새누리당: 기존 복지체제로 원위치한 ‘맞춤형 잔여복지’


?새누리당이 내놓은 복지공약은 ‘삶의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하는 맞춤형 복지’이다. 태어나서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생애주기별로 맞추어 복지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이다. 과연 공약집에는 실제로 이러한 내용이 담겨 있을까?

-기초노령연금 실종, 반값등록금 흐지부지

무엇보다 새누리당의 복지공약에서 눈에 띄는 것은 중요한 복지 항목들이 실종됐다는 점이다. 우선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대표상품인 기초노령연금 인상이 총선 공약에서 사라졌다. 박위원장은 항상 어르신을 강조해 왔고, 지난 2007년 대선에서도 기초노령연금 인상(당시 20만원 약속)을 내걸었었다.

-13개 복지 항목 중 2개만 합격

다른 복지들도 ‘아이에겐 보육, 청장년에겐 일자리와 주거, 노인에게 틀니 제공’ 등 생애주기별 그림으로 묘사되고 있으나 실제 내용은 빈약하다. 그 결과 13개 복지 항목 중에서 ‘○’ 점수를 받은 공약은 무상보육과 공공임대주택 2개에 불과하다. 무상보육도 야당들의 표준보육비용이 아니라 현행 정부지원단가 금액이어서 민주통합당이나 통합진보당의 공약에는 미치지 못하나 계층간 차별 없는 보편복지라는 점에서 합격점을 넘었다.

임대주택의 경우 2018년까지 120만호 건설하여 공공임대 비율을 10~12% 달성하겠다는 구상이 담겨 있어 ‘○’ 점수가 부여됐다. 물론 각 정당들의 역대 선거 공약을 보면 공공임대주택에서 거품이 많았었고, 새누리당의 공공임대주택의 공약에서도 구체적 건설 계획 내용이 제시되지 않아 공약의 신뢰성은 취약하다. 이 목표마저도 ‘재정 소요 및 효과를 고려하여 공급량을 탄력적으로 조정’이라는 단서까지 달려 있어 더욱 그러하지만, 어쨌든 공약 수위는 복지국가 수준에 달해 합격점을 부여받았다.

중간 수준인 ‘△’ 점수를 받은 항목은 고교무상교육, 반값등록금, 장애인연금 인상, 저임근로자 사회보험료 지원 등 4개이다. 고교무상교육은 ‘재정 여건을 고려하여 단계적 추진’ 단서가 달려 있어 ‘△’ 점수에 머물렀고, 반값등록금도 부분적 확대에 그쳤고, 장애인연금은 현행 9만원에서 5만원 정도 인상하는 수준이어서 복지체험 앱이 제안하는 23만원에는 턱없이 부족했고, 사회보험료 지원도 현재 시행되는 수준을 조금 상향시킨 정도였다.

이어 낙제점인 ‘×’ 점수를 받은 항목은 7개에 달했다. 아동수당, 무상급식, 실업급여, 구직촉진수당, 기초노령연금, 기초생활보장, 의료보장성 등은 공약에서 찾아볼 수 없거나 개선내용이 미미한 수준이거나 공약내용이 구체적이 못해서 ‘×’ 점수를 받았다.

-복지민심에 대한 화답이 ‘복지재정 GDP 1% 올리자’

복지재원 공약은 복지공약이 빈약한 만큼 간소하다.에서 보듯이, 새누리당이 밝힌 향후 5년간 복지공약 재정 규모는 75조원으로 연 평균 15조원이다. 우선 이 15조원이 어떤 공약의 재원인지가 불분명하다. 한나라당이 복지관련 공약에서 예산소요액을 밝히 항목은 일부에 불과하다(청년, 노인, 장애인 등 재정추계 없음. 공공임대주택는 5년 1.8조원으로 과소추계 의혹). 따라서 이 15조원은 실제 모든 공약 수행에 필요한 재정규모보다는 작은 금액일 것이라고 추정된다.

어찌되었든 새누리당이 밝힌 15조원은 우리나라 GDP의 약 1% 규모의 돈으로 이명박정부가 2008년 부자감세 조치로 초래한 세수감소액 약 20조원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2011년 현재 우리나라 복지재정은 GDP 약 9%로 추정된다. OECD 평균 19%에 비해 10% 포인트, 금액으로 약 130조원이 부족하다. 스웨덴과 같은 북구 유럽도 아니고 한국, 멕시코까지 포함된 OECD 평균 복지지출이 19%인데, 향후 5년 임기내 복지지출 비중을 지금 보다 고작 1% 올려 10%에 이르자는 제안이다. 재정없는 복지는 ‘복지 포퓰리즘’이라며 강력히 비판하고 나선 기획재정부의 조언을 충실히 따른 셈이다.

?정리: 기존 복지체제로 원위치한 ‘맞춤형 잔여복지’

정리하면, 새누리당 복지공약은 지금까지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강조해 온 ‘복지국가’ 이미지와 달리, ‘맞춤형 잔여복지’로 귀결되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아버지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이룩하셨지만, 경제성장 자체가 목적이 아니었다. 아버지의 궁극적인 꿈은 복지국가 건설이었다”며 복지국가를 자신의 역사적 과제로 선언했었다. 이번 총선 공약을 보면 박위원장은 더 이상 ‘복지국가’를 언급할 자격이 없어 보인다.

민주통합당: 재원계산 부실한 ‘과장된 보편복지’

민주통합당이 구상하는 대한민국 미래는 ‘창조형 복지국가’이다. 복지 선진국들의 모델을 그대로 도입한 것이 아니라 21세기 지식정보화시대와 우리 실정에 맞는 한국고유의 모델을 추구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과연 이름에 걸맞는 내용을 담고 있을까?.

민주통합당의 최종 공약집을 보면 화려하다. 보편적 복지국가에서 다룰 수 있는 종합보고서를 보는 느낌이다. 그래서 어떤 것이 실제 차기 정권에서 추진할 항목이고 어떤 것이 미래 바람을 적어 놓은 것인지를 구분하는 추가 작업이 요청된다.

민주통합당의 복지공약은 13개 항목 중 보육, 급식, 무상교육, 반값등록금, 구직촉진수당, 공공임대주택, 무상의료, 기초노령연금, 장애인연금 등 9개를 충족하고 있다고 보인다. 나머지 4개 항목 중 실업급여와 기초생활보장 부양자의무 폐지는 부분적으로 ‘복지체험 앱’의 내용을 반영하고 있어 ‘△’ 점수를 부여했다. 한편 아동수당과 사회보험료 지원은 공약집에는 원론적 수준에서 명시돼 있으나 실질적 공약으로 간주하지 않고 ‘×’ 점수를 주었다(아동수당은 예산추계가 없고 전체 소요재원에도 명시돼 있지 않으며, 시설미이용 아동에게 지급되는 양육수당 도입 공약에 뒤따라 상징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평가했다. 저임금 근로자에 대한 사회보험료 지원도 확대한다는 단순 문구만 있을 뿐 지원대상이나 재원규모에 대한 내용이 없어 공약으로 인정하기 어려웠다).


민주통합당은 복지공약을 실현하는데 소요되는 재정규모로 연평균 32조원을 제시하고 있는데, 새누리당 연 15조원에 비해 2배 많은 복지공약이다. 그런데 이러한 복지 공약을 32조원으로 실현할 수 있을까? 민주통합당이 총선에 내놓은 공약 수치들은 작년 8월에 민주당이 발표한 ‘3+1’ 보고서의 내용을 반복하고 있다. 당시에도 보편복지 재원 규모가 과소추계되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는데도 아무런 보완없이 그대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무상의료의 경우 연평균 8조원으로 가능하다는 작년 수치를 그대로 적었는데, 아무리 적게 잡아도 3조원 이상 과소추계된 금액이다. 기초노령연금의 경우에도 현행 보다 2배 올리고 지급 대상도 노인의 70%에서 80%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하지만 소요재원은 현행 중앙정부 부담액인 2.9조원으로 책정했다. 노인의 절대 수가 늘어나고, 그 대상도 80%로 확대되고, 지방재정 추가 분까지 감안하면 5조원이 필요한데도 2.9조원으로 축소 추계한 것이다.

이처럼 민주통합당이 보편 복지를 약속하면서도 재원추계 규모를 작게 잡은 이유는 재원마련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추가 재원 규모를 32조원으로 맞추기 위한 의도적인 작업의 결과로 추정된다.

-참여정부 조세부담률이 재정 목표?

민주통합당은 복지개혁, 재정개혁, 조세개혁을 통해 복지재원을 마련하는데, 조세개혁 몫이 연 25조원이다. 이는 차기정부 마지막해인 2017년 조세부담률을 참여정부 수준인 21.6%로 지금보다 약 2% 포인트 올리자는 제안이다. 과연 보편복지 민심이 부상한 지금, 조세부담률 목표를 참여정부 때로 한정하는 것이 적절한 지 의문이다(OECD 평균 25%).

민주통합당이 밝힌 조세개혁 방안도 명확치 않다. 예를 들어, 비과세 감면 축소를 통해 연 8조원을 마련하겠다는데, 방안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2012년 국세수입의 14.4%에 달하는 비과세 감면액을 2017년에는 2007년 수준인 12.5%로 줄인다는 원칙만 강조돼 있다. 구체적 수치로는 임시투자세액 공제, 연구인력개발비 감면액이 총 3.5조원에 달하다는 현황 표가 전부인데, 이 중 대기업에게 귀속되는 것만을 줄이겠다는 것인지, 만약 그렇다 하더라도 나머지 5조원의 축소는 어디서 가능한지에 대한 언급이 없다. 각 비과세 항목마다 수많은 이해관계 집단이 얽혀 있어 매번 선거 때마다 비과세 감면 축소 이야기가 나오지만 어느 정권에서도 추진되지 못했다. 두 번이나 권력을 경험했던 정당이라면 구체적인 설계도가 나와야하건만 여전히 원칙에 맴돌고 있다. 비과세감면 축소를 통한 재원조달이 가능할지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

?정리: 요구는 높으나 재원계산 부실한 ‘과장된 보편복지’

정리하면, 민주통합당의 복지 공약은 보편적 복지국가를 주창하지만 재정추계 내용이나 재정확보방안이 부실한 ‘과장된 보편복지’로 평가된다. 이러한 복지공약으로는 집권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국민들에게 약속한 복지를 제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민들의 엄중한 검증작업을 두려워해야 한다.

통합진보당: 실행가능성 부족한 ‘원칙적 보편 복지’

진보정당들은 보편복지 공약의 원조가 자신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번 총선 복지공약에서도 진보정당들의 내용이 가장 강력한데, 특히 진보신당은 복지지출을 위해 연 71조원의 추가 재원 마련을 내세우고 있다. 여기서는 통합진보당의 복지공약을 살펴보자.

-강력한 보편복지, 내용 정돈은 부족

통합진보당의 복지공약은 위 13개 항목을 모두 충족하고 있다. 복지 원조 정당답다. 하지만 복지공약은 요구 수준뿐만 아니라 재정적 실현가능성을 지녀야 한다. 이러한 면에서 통합진보당의 공약은 아직 현실성이 부족하다.

에서 보듯이, 통합진보당은 복지공약을 구현하기 위해 총 55조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복지공약이 강력한만큼 필요 재정규모도 막대하다. 그런데 각 복지 항목별 재정추계가 명확히 제시되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무상의료의 경우 국민들의 관심이 큰 대표 복지공약임에도 전체 소요 규모와 재원방안이 나와 있지 않다. 건강보험료에 누진률을 도입한다고할 뿐 구체적 내용이 없고, 현행 20%인 국고지원액도 공약집 총괄 정리에선 30%로 상향한다고 하고, 분야별 해설자료에선 40%로 올린다고 엇갈린 내용이 담겨 있다.

기초노령연금의 경우에도 재정 총괄에선 소요 재정을 6조원으로 명시했으나, 기초노령연금 분야 공약에선 민주통합당과 동일하게 2.9조원만 제시하고 있다. (역시 노인 절대 수 확대, 대상 80% 확대, 지방재정 추가 액 등을 계산에서 누락). 이처럼 복지공약들이 제대로 정리되지 못한 체 어설프게 공약집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대규모 증세, 그러나 원칙 천명 수준

통합진보당은 복지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대규모 증세를 추진한다. 통합진보당은 부자증세, 재벌증세 원칙에 따라 소득세, 법인세율을 대폭 인상하고 비과세감면을 정비해 연 39조원을 증세한다. 여기에 현행 조세체계 외부에 존재하는 파생상품과세, 간이과세 정비, 지하경제 발굴 등에서 연 24조원을 추가해 총 연 63조원 이상을 더 거둘 계획이다. 이는 GDP 약 5%에 근접하는 금액으로 이것이 실현되면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이 OECD 평균에 이르게 될 것이다. 수치로만 보면 전향적인 내용이다.

그런데 실제 증세를 어떻게 할지에 대하여선 여전히 원칙 천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 예를 들어 비과세감면 축소의 경우 목표를 국세수입의 10%라고 명시할 뿐, 구체적으로 어떠한 감면항목을 손볼지 내용이 없다. 나아가 파생상품 과세 10조원, 지하경제 발굴 10조원 등의 공약도 과세인프라가 미약한 현실에서 실제 세수확보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정리: 현실성 부족한 ‘원칙적 보편 복지’

정리하면, 통합진보당은 복지 원조 정당답게 가장 강력한 보편복지 공약을 담고 있다. 하지만 하지만 재원방안의 현실성이 부족해 ‘원칙적 보편 복지’에 머무르고 있다.

?결론: 구체성과 현실성 지닌 복지공약 필요

지금까지 세 당의 복지공약을 살펴보았다. 복지공약 수위로 보면, 새누리당의 공약은 ‘맞춤형’이라고 포장했지만 ‘잔여 복지’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과연 이렇게 빈약한 복지 공약으로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보편복지 민심과 소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은 새누리당에 비해 강한 보편복지 공약을 담고 있지만, 실행방안의 구체성과 현실성이 떨어진다. 2010년부터 보편복지 요구가 부상하고 복지재정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었음에도, 지금까지 정치권에서 진행된 보편복지 논의가 정책적으로는 생산적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러한 정당별 복지공약 평가를 통해 얻은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올해 초부터 각 정당들이 공천 작업에 지나치게 집중하면서 총선 정책 의제가 부차화되었고, 그것의 결과로서 복지공약 역시 부실하게 제출돼 있다. 이번 총선에서 보편복지, 한미FTA,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 의제 등 뜨겁고 중대한 정책 의제가 등장할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가고 있다. 지난 2~3개월 동안 정책 의제가 주변화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지난 2004년, 2008년 총선과 비교해도 오히려 정책 논의가 후퇴한 듯 하다.

둘째, 지난 2년간 보편복지 논의가 확대되고 국민들의 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복지 공약의 업그레이드가 부족하다. 시민사회의 활력있는 복지 논의, 노동계의 진지한 복지 개입활동 없이 정치권 중심의 복지 논의가 낳은 결과이다. 이제부터라도 실제 보편복지를 누릴 시민, 노동자가 참여하는 복지 논의가 전개돼야 한다.

셋째, 보편복지 세력은 높은 복지 요구에 걸맞게 구체적인 재원방안을 마련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이번 총선 공약과 같은 안이한 방식으로는 다가오는 대통령선거에서 이명박정부와 새누리당이 제기할 ‘재정건전성’ 혹은 ‘복지포퓰리즘’을 이겨내기 어려울 수 있다. 진정한 보편복지세력이라면 실행방안의 구체성과 현실성을 지닌 복지공약 생산에 집중해야 한다.?[/tog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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