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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일이 재미있으신가요?"

우리나라 40대 이상 중장년층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질문일 수도 있습니다. '재미를 따질' 나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너무 재미있어요. 제가 생각하는 가치를 현실에서 실현해볼 수 있는 일이잖아요. 가치를 지켜나가는 것이 선택이 아니라 임무이기도 한 자리이구요. 얼마나 감사한 일이에요.?쉬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 있지만,?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함께 꿈꾸고 만들어가는 재미. 이만한 일이 어디 있겠어요."

40대 중반을 훌쩍 넘긴 이정희 경기구리지역자활센터장 겸 구리 YMCA 총장의 대답입니다.

이정희 구리지역자활센터장겸 구리YMCA총장
구리지역자활센터장,?구리 YMCA 사무총장,?무한돌봄센터장,?구리의료생협주비위원장,?전) 에코그린 대표,?맛들식품 대표,?온케어구리대표,?재활용대안기업연합회장...다 받아 적기도 어려울 만큼 직함도 많고 그 만큼 일도 많은 분입니다. ?너무 바빠 웃을 시간도 없어 보이는데 ?직접 만나 본 센터장님은 잘 웃고, 호기심이 많고, 생기가 넘치는 분이었습니다.

긍정 에너지, 이정희 총장을 만나서 무한 열정으로 달려온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구리자활센터장으로 일하시면서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하시는 것을 말씀해주세요.
지역공동체를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하고 안정될 때까지 인큐베이팅한 것이 가장 큰 성과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맛들식품', 재활용처리 업체 '에코그린', 돌봄업체 '온케어 구리' 등 구리 자활센터에서 만들어지고 키워진 업체들이 많습니다.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사회적 기업을 계속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안적 지역사회를 지역주민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구리는 소비도시입니다. 공장, 대학 하나 없지요. 지역이 자생하기 어려운 구조를 지니고 있지만 자생이 어려우면 공동체도 성립되지 않습니다. ?폐가구, 택비, 간병 등의 사업은 지역 인력을 활용한 지역경제 영역입니다. 지역사람들이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하나 하나 대안교육,?대안문화,?대안경제 각 분야별로 풀어나가야 하는데 경제와 결합된 것 아니면 풀어나가기 어렵습니다.

인큐베이팅을 하면서 제일 기억에 남는 일을 말씀해 주세요.
재활용처리 업체인 '에코그린'의 경영을 맡은 것이 ?가장 큰 경험이었습니다. ?2010년초에 정부지원이 종료되기 1년도 안 남은 상황에서 재정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보이지 않던 재정적자가 심각했습니다. ?사회적일자리 지원금이 끊기면 매달 6000만원을 당장 만들어내야 하더군요. 암담했지만 마음에 배수진을 치니 보이지 않던 문제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돈이 흘러나가고 있더군요. ?SK??C&C가 프로보노로 제공하는?회계, 세무 컨설팅을 받고 장부 보는 법부터 배웠습니다. 그리고 공장에 팔 걷어붙이고 가서 직원들에게 플라스틱 분류하는 법부터 ?배워가며 함께 일했습니다. 직원들?마음 다독여내야 하고 돈도 벌어야 했거든요.

에코그린 직원들이 재활용플라스틱을 분류하고 있다
그 다음에는 매출을 늘리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우리가 물건을 파는 가격 들여다봤죠.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의 80~90% 단가로 납품 중이더군요.?거래처 다 끊었버리고 최고가로 입찰 들어갔습니다. 열심히 일해서 제대로 만든 제품을 알아보는 곳을 찾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어요.

제 경영 전략은 단순했어요. ?"지출은 줄이고 ?수입은 늘리자!" ?거창한 마케팅 전략이나 인사 전략은 없었습니다. 회사 살림을 내 살림처럼 꼼꼼하고 알뜰하게 하면서 효율적인 생산 방식, 판매방식을 ?찾고 실행했을 뿐이에요. 회사 직원들은 내 식구처럼 생각했구요. 그렇게 지독하다 소리 들어가면서 한 일년하고 2011년 1월에 정산해보니 30만원이 남는거에요! ?그 후로는 꾸준하게 매출이 늘어서 직원들에게 성과급도 줄 수 있게 되었어요. 어찌나 기쁘던지, ?그동안 일하면서 마음의 상처도 받고 힘들기도 했지만 성과를 냈다는 사실에 다 씻기는 것 같았어요. 거기에서 또 새로운 일을 벌일 힘을 얻게 되는거죠.

에코그린 대표를 그만두고 잠시라도 쉬고 싶지는 않으셨나요?
왜 아니겠어요. 좀 쉬고 싶기도 했어요. 그런데 해야될 일, 하고 싶은 일이 또 막 떠오르는거에요. 40대 ~ 50대 여성들이 혼자서 창업하려면 경험도 없고 자본도 없어서 힘들잖아요. 그래서 '지호 한방 삼계탕'집을 냈어요. 여성들이 함께 모여 일하면서 경험도 쌓고 창업 준비도 하는 곳이에요. 7~8월 삼계탕 성수기에는 가게 나가서 서빙하고 카운터 봤어요. 무엇이든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 다음에 또 생각하니 문화 공연도 하고 강의도 하고 동네 사랑방 역할도 할 공간이 필요하더라구요. ?카페 '더 숲' ?만들었어요. 지금은 삼계탕 사업 포함해서 택배사업, 폐가구재활용센터, 청소 공동체등 총 ?7개를 인큐베이팅하고 있어요.

그렇게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나요?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에요. 구리 자활센터 활동가들과 ?근 십년 같이 일하고 성장했어요. 역할도 다르고 성격도 다 다르지만 ?꿈을 이야기할 때는 화통하게 통합니다. 저는 상상하고 새로운 일을 자꾸 벌이고 방선영, 이형출이 추진하고 ,?정이채 구리 YMCA사무국장,?박민수 실장이 일이 실행되도록 합니다. ?같이 꿈을 꾸고 공동 의사결정구조로 같이 의논하면서 만들어 나가는거죠.

좌로부터 이형출 에코그린대표,이정희 총장,박민수 자활센터실장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일을 계획하고 계신지 이야기 해주세요.
?지역사회의 통합을 위해 일하고 싶어요. 중산층까지 포괄하는 지역활동을 하고 싶습니다.?이마트 대신 재래시장 가는 운동이 벌어질 수도 있겠지요. 우리 지역의 아이들을 위한 공동육아, 서로 따뜻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마을만들기,?지역축제도 할 수 있어요. ?지역문화가 활성화되면 지역 공동첵 스스로 정책을 내놓고 지역 일꾼을 ?키워낼 것이라고 믿습니다. ?지역이 국제적인 자본주의의 광폭을 막는 세포가 될겁니다.

사회적 기업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사회적기업에 대한 환상이 있는 것 같아요. 사회적기업이란 타이틀이 보장해 주는 것은 없어요. 사업의 정확한 목적,?가치를 움켜 쥐고가지 않으면 안됩니다.??단순히 일자리 늘리고 사업 키우는 목적으로 해선 좌절하기 쉽겠지요. 사회적기업가로서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명확하게 하고 사회적기업을 만들어가는 과정과 사업 내용에서 그 정신을 담아내야 힘든 길을 헤쳐나갈 수 있습니다.

경기구리지역자활센터 홈페이지?이로운넷 사회적기업 탐방 인터뷰 보러가기

관련서적:
살맛나는 세상을 꿈꾸는 사회적기업가 21인의 ?세상고쳐쓰기 -?이경숙, 이재영, 김종락 ?지음/이회수 엮음/도서출판 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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