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 청소년직업체험센터(이하 하자센터)와 사회적기업 유자살롱이 오는 15일 공동으로 하자센터에서 일?한 교육포럼 ‘청소년 폭력과 부적응을 말하다'를 개최한다.



‘청소년 폭력과 부적응을 말하다’ 일?한 교류 교육포럼
?일시 : 2012년 3월 15일(목) 오후 4시~6시
?장소 : 하자센터 본관 2층 999클럽
?대상 : 교사, 학부모, 청소년 활동가 및 청소년 문제에 관심 있는 여러분
?인원 : 100명(선착순 등록)
?신청방법 : 하자센터 홈페이지에서 신청
?참가비 : 1만원(현금 현장납부)?※ 교사 및 청소년 기관 종사자, 청소년은 50% 할인 혜택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문의 : 하자센터 협력기획팀 (mio0812@haja.or.kr, 070-4268-9915)


학교폭력의 ‘대책’을 논의하자는 세미나, 포럼, 토론회는 이미 지난 연말부터 러시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번 ?일?한 교류 교육포럼 ‘청소년 폭력과 부적응을 말하다’는 오히려 ‘대책이 없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그 ‘대책’이라는 것이 십대 청소년이 처한 복잡한 상황을 가해와 피해로 단순화하고, 학교와 경찰이 처벌과 격리로만 해결하도록 떠넘기는 현재 분위기에서 나온다면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부제 역시 ‘가해자, 피해자의 이분법을 넘어선 다양한 시각’으로 정했다.

이러한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이 포럼에서는 우선 지난 1980년대부터 한국과 같은 문제를 겪은 바 있는 일본의 히키코모리 전문 연구자 야마모토 코헤이 교수가 기조 발제를 맡아 사회의 모순이 그대로 체현되는 축소판으로서의 학교, 그 복잡한 지형도를 보여준다. ‘집단 괴롭힘과 부등교’라는 제목으로 발표하게 될 야마모토 교수는 지난 12월의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과 유사한 일본 사례를 들어 피해자와 가해자, 관중과 방관자의 4층 구조로 된 집단 괴롭힘(이지메)의 메카니즘을 제시한다.

이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1986년 2월 도쿄도 나카노구에서 2학년 진급 이후 같은 반 그룹으로부터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해오던 남학생(중2)이 자살을 했다. 남학생이 생존한 상태에서 교실 내 모의 장례식이 열렸기 때문이다. 일명 ‘장례식 놀이'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이후 담임 교사가 이렇다할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도 반 학생들에게 함구할 것을 종용해 문제가 불거졌다.?결국 4월 일본 경시청이 사건에 관련된 16명의 학생을 상해 및 폭행 혐의로 조사했고, 피해자의 유족이 유서에 명기된 두 명의 가해자 학생 부모와 도쿄도 나카노구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또 야마모토 교수는 일본 교내 양호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로 밝혀진 일본 내 자살 및 자살 미수 현황, 또 실제 자살 미수 경험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기는 것만을 강조하고, 도움이나 의존은 전혀 기대할 수 없는 현 학교와 사회의 구조가 경쟁주의 아래서 배제되고 있는 청소년들을 증가시키고 있지는 않은지 묻는다.

학교를 비롯한 청소년의 생태계가 사회의 모순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이상, 그들의 문제를 교사나 경찰만이 떠맡을 수는 없다는 인식 하에 이번 포럼에서는 국내의 사회적기업, 청소년 활동가, 시민 등 학교 밖의 다양한 그룹들이 청소년들 속으로 들어가 함께한 사례들도 소개된다.

청소년, 청년이 직접 기획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벌이는 온라인 학습생태계 ‘필통'의 기획자 한운장은 서울시내 한 중학교의 말썽쟁이들로만 구성된 27명의 남녀 중학생, 보호관찰을 받고 있는 십대 후반의 15명 청소년들과 함께했던 ‘얘너나’ 프로젝트를 소개한다.?'애너나'는 십수년 간 거리에서 청소년들을 만나고 있는 일본 교사 미즈타니 오사무의 에세이 <얘들아 너희가 나쁜게 아니야>에서 따온 이름이다.

일반적인 기준에서 ‘노는 아이들’ ‘문제아’ ‘가해자’로 불리는 청소년들과 부대끼면서 알게 된 그들만의 돌봄과 생존전략, 무엇보다 그들보다 더 폭력적인 어른들의 시선에 갇힌 청소년들의 진면목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밖에 교사도 청소년 전문가도 아니지만 지역에서 청소년들이 마음 놓고 의지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든 제주 ‘15호 클린하우스’, 구미 ‘천창경 미용실’의 사례도 소개된다.

대중음악분야 사회적기업 ‘유유자적살롱’은 지난 2010년 10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음악 기반 대안교육 프로젝트 ‘집밖에서 유유자적’ 을 소개한다. 이 프로젝트는 특히 ‘무중력 청소년’이란 개념을 내세워 눈길을 끄는데, 이는 학교를 비롯한 사회 영역의 중력 바깥에 위치한 은둔형 생활 청소년들을 부르는 명칭이다.

인디 뮤지션과 작곡가, 엔지니어, 기획자 등 음악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는 유유자적살롱은 이들(무중력청소년들)과 함께 3개월 동안 음악과 밴드 활동을 통해 친구를 만나고 사회성과 자신감을 찾는 과정을 밟아나간다. 15~24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며 이미 5기에 접어든 ‘집밖에서 유유자적’은 수료 후에도 기수별 밴드 구성, 인턴십 제공, 일자리 연결 등 돌봄의 안전망을 제공하고 있어 이미 30명 넘는 청소년 밴드 커뮤니티가 형성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1차 발표가 끝난 후에는 사토 요사쿠 일본 문화협동네트워크 대표와 김경옥 격월간 민들레 편집주간 겸 공간 민들레 대표가 코멘테이터로 참여한 가운데 토론이 이어진다. 사토 대표는 1993년 부등교(등교거부) 청소년을 위한 프리스쿨을 개설한 이후 1999년부터 히키코모리 청소년의 지원을 위한 NPO법인 ‘문화학습협동네트워크’의 대표를 맡아오고 있다. 1999년 설립 이래 청소년들과의 다양한 대안적 활동을 펴온 민들레는 최근 펴낸 격월간 민들레 79호를 통해 ‘학교폭력이 아니라 폭력학교’라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압력밥솥처럼 숨막히게 눌러대는 사회의 모순을 온 몸으로 견뎌내야 한다는 점에서, 일본과 우리의 청소년은 닮아 있다. 일·한 교류 교육포럼 ‘청소년 폭력과 부적응을 말하다’는 우리에게, 혹은 누구에게도 간편한 해답은 존재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주요 발제자 소개

이충한?- 사회
현 사회적기업 (주) 유유자적살롱 공동대표. 사회적기업가이면서 청소년 프로그램 운영자, 대중음악감독 및 작곡가, 강사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쳐 활약하고 있다.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 <불의 검> 드라마 <연개소문> <변호사들>, 왁스7집, 엠씨더맥스 5집, 애즈원 6집, 강성훈 4집 등 다수의 작업을 해왔으며 2009년부터 2011년까지는 하자센터 기획팀장으로 사회적기업 인큐베이팅 총괄 및 서울청소년창의서밋 집행위원장을 지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예술경영전공 강사로도 출강 중이다.

전일주 - 학교 안과 밖의 ‘무중력 청소년’, 그들을 위한 중력의 그물망 만들기 발표

현 사회적기업 유유자적살롱 공동대표.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졸업. 하자센터 내 도시형 대안학교인 하자작업장학교 담임교사로 일했으며 인디밴드 ‘데프닝스트리트’의 멤버로도 활동했다. 이후 사회적기업 분야에 투신, 유유자적살롱의 사회적기업 인증을 이끌었다. ‘집밖에서 유유자적’ 프로젝트에서 무중력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대표 멘토.

야마모토 코헤이
?- 집단 괴롭힘과 부등교 : 일본에 있어서의 괴롭힘, 부등교 현상과 젊은이들의 이야기 발표
일본 리츠메이칸 대학 사회학과 교수.?NPO 법인, 사회적 히키코모리 지원센터 ‘에르시티오’ 부이사장 겸 운영위원, 전국 사회적 히키코모리 지원 연락회의 사무국장, 내각부 ‘곤란을 가지는 아이?젊은이의 지원자 조사 기획 분석 회의’ 위원. 주 저서로 <히키코모리하면서 자란다-젊은이의 발달 위기와 해방으로서의 소셜 워크> <히키코모리 지원의 철학과 방법을 둘러싸고―젊은이 문제에 관한 한일간 비교 조사로부터―> <젊은이의 히키코모리를 정신 보건복지 과제로서 어떻게 동정할까> 등이 있다.

사토 요사쿠(일본 비영리활동법인 문화학습협동네트워크 대표)
?- 토론?참여
1974년 대학생 시절부터 청소년들을 위한 스터디 그룹을 조직했으며 도쿄 미타카시를 중심으로 학습 지진아, 부등교 어린이들을 위한 민간 활동을 해왔다. 1993년 부등교 어린이들을 위한 프리스쿨을 개설, 1999년 NPO 법인 인증을 받았으며 히키코모리 청년들을 위한 진로 지원, 빈곤 가정의 청소년, 청년 지원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주 저서로는 <너는 너인 채로 좋다-10대와의 대화와 공동> <또 하나의 ‘여러 가지’ 일하는 방법> <니트?프리타와 학력> <젊은이의 진로 불안과 지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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