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 꽃시장은 양재 꽃시장, 고속터미널 꽃시장, 남대문 꽃 도매상가와 함께 유명한 꽃도매시장이다. 다른 꽃시장에 비해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서울의 중심 부근에 위치해 도심속에서 꽃향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2002년 4월 8일 개장해 생화와 조화, 나무는 물론 꽃장식에 쓰이는 각종 부자재 및 화분 등을 취급하며 직접 포장, 제작도 한다. 서소문 공원 아래에 있기 때문에 공원 산책을 해도 좋다.

11월 28일 짙은 안개와 함께 빗방울이 내리던 날, 서소문 꽃시장을 찾았다. 서소문 공원 아래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문을 열자마자 꽃향기가 진하게 퍼진다. 서소문꽃시장은 통로가 넓고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 둘러보기에 좋다. 보통 새벽 3시쯤 문을 열어 오후 3시쯤에 문을 닫는다. 평일 오전 11시쯤 방문하자 시장은 한산했다. 한산한 점포들 사이를 거닐다 꽃포장에 한창인 서울 플라워 대표를 만났다.

3D, 5천원짜리 일이라도 꽃꽂이가 좋다
서울플라워 대표는 20년간 로드샵을 운영하다 서소문으로 들어온지 8년차. "남 보기에는 꽃이 우아하고 멋져보이죠? 이렇게 험난한 길인지는 몰랐어. 풀 같은거 막 만지다보면 하루만 딱 지나도 이 예쁜 손이 새까맣게 변해버려. 3D 업종이야."라고 말한다. 23세에 직장생활을 하다가 '결혼해서 멋지게 꽃꽂이도 해 놓고, 우아하게 살고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막상 꽃을 만지기 시작하고는 쉽지 않은 길이라는 것을 알았다.

서소문 꽃도매시장에 입점한 업체는 30여개로 많지 않지만, 대부분 경력이 오래된 꽃전문가들이다. 서울플라워 대표 역시 플로리스트자격증은 기본이고 사범 자격증까지 갖추고 있다고 하니 그럴만 하다. 하지만 자격증보다 중요한 건 성실함과 꽃에 대한 애정. 서울플라워는 바로 여기에 자신이 있다. 연골이 파열되어 입원을 했을 때도 목발을 짚고 나와 일을 했을 정도다. 다른 점포보다 항상 일찍 문을 여는 것도 서울플라워다.

"남들이 보면 뭐 돈벌려고 나오나 하지만 내가 좋아서 나오는 거예요. 5천원짜리 일이라도 일찍 나와서 해. 신뢰가 중요하니까. 요즘 애들은 취업이 안되니까 원예학교니 플로리스트 자격증이니 달달 외워서 취직하려고 그렇게들 많이 하는 것 같더라고. 시험장엘 갔더니 책만 외우다 자기가 안해본 작품이 나오니까 당황해서 울고 있는거야. 스펙이니 뭐니 사실 자격증 같은거 필요 없어. 실제 능력이 중요하지."

꽃을 모르면 들어올 수 없는 전문 시장
요즘 장사가 잘 되느냐 묻자 도매시장이라 꾸준히 된다고 한다. 동네에 있는 소매 꽃가게에서도 서소문꽃도매상가에 제작을 의뢰한다. 하나를 사러 도매시장에 오자니 그렇고 전문가수준의 업체들이 동네 꽃가게에서 하는 것보다 훨씬 예쁘게 제작해서 배송까지 해 주기 때문이다. 똑같은 꽃도 포장과 장식 등에 따라 상품가치는 달라진다. 서소문 꽃시장 내에는 문화센터가 있어 전문과정을 일반인에게 가르치기도 한다.

예전과 달리 고객들은 전문가 수준의 꽃꽂이 기술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꽃 주문 제작 역시 수요에 발맞춰 고급화 되고 있다. 서울플라워의 경우 실내 조경분야에서 특히 경쟁력이 있다. 수족관이나 미니 정원 등을 활용한 꽃장식은 서울 플라워의 대표 서비스. 각종 기념일 축하화환/근조화/동-서양란을 모두 취급하고 있는 서울플라워는 전국 2시간 배송 꽃배달 서비스를 하고 있다.

"여기가 시내다보니까 어설픈 사람들은 못들어와. 들어와서도 못버티고 가버려. 요즘은 고객들도 수준이 높아요. 보는 수준이. 매스컴이나 개방이 되어있기 때문에, 꽃을 모르는 사람도 인터넷에 들어가보면 알 수 있잖아. 그래서 능력이 주어지지 않으면 못들어오지."라는, '전문 꽃시장' 서소문 서울플라워의 자부심이다.

문의) 02-312-8288 서울플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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