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구 획정 보고 및 현안 관련 토론'을 위한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2024.02.27./사진=뉴시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구 획정 보고 및 현안 관련 토론'을 위한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2024.02.27./사진=뉴시스

이로운넷 = 이정석 기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9일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윤영찬·송갑석 의원은 탈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당내에서 친문(친문재인)계로 분류된 인물이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임 전 실장은 탈당은 하지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며 "평생을 민주당에서 같이 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저도 의사를 물어봤다. 본인도 탈당은 하지 않겠지만 프로세스는 밟겠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밝혔다.

임 전 실장의 공천 배제 과정에 대해선 "과정 자체가 썩 매끄럽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그러나 당의 공식적인 결정이 난 상태"라며 "이의제기를 살펴볼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이의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전략지구로 지정된 중·성동·갑 지역은 홍익표 원내대표가 임종석 전 실장에 이어 내리 3선을 했던 지역이다. 홍 원내대표가 험지인 서초을로 지역구를 옮기면서 전략지구로 지정된 곳이다.

홍 원내대표는 임 전 실장과 한양대 동문(홍익표 85학번, 임종석 86학번)으로 오랜 인연을 이어오고 있어 누구보다 임 전 실장의 의중을 알 것으로 보인다.

박범계 "꼭 이러셔야 되냐"

박범계 민주당 선거관리위원장도 이날 임종석 전 실장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임 전 실장이 총선 서울 중·성동갑 전략공천에서 배제된 것에 불복한 것에 관해 "'시대정신'에 맞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임 전 실장의 공천배제에 대해 박 의원은 "안타까운 일"이라면서도 "전략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에서 임 전 실장이 계속 선거운동을 그 지역에서 하겠다고 얘기하면서 꼭 이래야만 되느냐고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거꾸로 반문하고 싶다. 꼭 이러셔야만 되느냐는 것"이라며 "중·성동갑에서 임 전 실장이 국회의원을 한 것은 맞지만 상당히 오래 전의 일이고 반드시 이 지역이 아니면 안 된다는 것이 시대정신인가. 그것이 시대정신은 아니지 않은가"라고 주장했다.

앞서 민주당 전략공관위원회는 지난 27일 서울 중·성동갑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 공천하기로 결정하고, 당 최고위는 전날 오전 이를 최종 의결했다. 이 지역에서 예비후보로 뛰고 있던 임종석 전 실장과 서울시 정무수석을 지낸 박양숙 예비후보는 사실상 컷오프(공천 배제)된 셈이다.

친문(친문재인)계 상징으로 여겨졌던 임 전 실장이 공천에서 배제되면서 당 안팎에서 비판이 일고 있다. 임 전 실장 컷오프에 반발해 친문계 고민정 의원은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기도 했다.

임 전 실장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중·성동갑 지역에 자신을 ‘컷오프(공천 배제)’ 한 지도부를 향해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촉구하면서 이재명 대표를 거론하기도 했다.

이달 초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 대표의 '양산 회동'을 언급하며 "이 대표가 굳게 약속한 명문 정당과 용과로 통합을 믿었다"며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의 반응은 냉랭하다. 이 대표는 전날 서울 홍제동 헬스장에서 당 행사를 마친 후 "갈등과 반발은 필연적"이라며 "세대교체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 공천 갈등에 탈당자가 속출하는 것에 대해선 "경기하다가 질 것 같으니까 경기 안 하겠다, 이런 건 별로 그렇게 국민들 보시기에 아름답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홍영표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윤영찬 의원이 2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저녁인사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홍영표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윤영찬 의원이 2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저녁인사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편, 임 전 실장은 전날 오후 왕십리역 현장유세를 강행했다. 민주당 전략공천위원회와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이른바 '저항유세'에는 친문 인사들이 대거 모여들었다.

사실상 컷오프를 당한 친문 홍영표 의원과 '하위 20%' 통보를 받은 송갑석 최고위원, '하위 10%' 통보를 받은 윤영찬 의원도 참석해 임 전 실장의 저항유세를 지원했다.

이들 외에도 박능후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정현백 전 여성가족부장관, 이진석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주영훈 전 청와대 경호처장, 최종건 전 외교부 제1차관, 신동호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 등 문재인 정부 인사들도 대거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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