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년 신년인사회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년 신년인사회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충돌하면서 여권 내부에서는 하루빨리 수습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통령실과 여당 모두 총선을 78일 남긴 상황에서 갈등 국면이 이어질 경우 여권 전체가 공멸할 수 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 내부에서는 '윤-한 갈등'의 원인을 제공한 김경률 비대위원이 사퇴하는 것을 갈등의 중재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김 비대위원은 명품백을 수수한 김건희 여사를 마이 앙투아네트로 비유하며 사과를 압박한데 이어 명품백 수수를 '함정 취재이자 불법촬영'이라고 주장하는 TK(대구-경북)의원들에게 "TK정서일 뿐"이라고 폄하하기도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서울 마포을 출마하는 김경률 국민의힘 비대위원을 소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서울 마포을 출마하는 김경률 국민의힘 비대위원을 소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23일 여당 내부에서는 비주류 의원들뿐만 아니라 친윤계에서도 한 위원장의 사퇴보다는 갈등을 봉합하는 수순으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친윤 핵심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전용철의 전격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윤-한 갈등'을 "소통 과정에서 빚어진 오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오해는 금방 풀리고, 국민과 당원들을 생각하면 아주 긍정적으로 잘 수습되고, 봉합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한 위원장 사퇴시 대안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너무 나간 얘기"라며 "마치 사퇴가 전제된 것처럼 말을 하는데 그 단계까지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한 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한 지 이틀 만에 양측이 모두 한발 물러선 것은 갈등 국면이 장기화 될 경우 총선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친윤계 일각에서는 전날까지만 해도 한 위원장의 거취를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 소집 요구 얘기까지 나왔지만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앞서 의원들이 참여한 단체 대화방에 '윤 대통령의 한 위원장 지지 철회' 기사를 공유했던 이용 의원은 당초 이날 당내 현안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려고 했지만 갈등이 봉합 수순에 접어들자 취소했다.

일각에서는 두 사람이 외부 일정을 통해 조우하는 자리가 마련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각을 잡고 만나기보다 자연스럽게 악수를 나누고 웃으며 인사하는 장면을 통해 국민에 '봉합'을 보여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 역시 "거듭 밝히지만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게 아니다. 사천(私薦)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게 파문이 확산했다"며 "더는 논란될 이슈가 없으니 당연히 봉합 국면으로 가는 게 맞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회동 시점은 빠를수록 좋다는 게 여권과 대통령실의 중론이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제6차 민생토론회가 진행되기 전 두 사람이 만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 22일 감기 기운을 이유로 매번 참석해 왔던 '민생토론회'에 불참했다. 통상 비밀로 분류되는 대통령의 건강까지 이례적으로 공개했지만 한 위원장과의 갈등 때문이라는 관측이 이어졌다.

윤 대통령이 늘 강조하던 민생 정책을 위해서라도 이번 충돌을 빠르게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곳곳에서 표출되는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제5차 민생토론회에 윤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불참하며 정책에 힘이 많이 빠진 게 사실"이라며 "한 위원장과의 충돌 국면이 해결되지 않은 채로 윤 대통령이 다음 민생토론회에 등장한다면 여론은 정책이 아닌 정쟁에 집중할 수밖에 없지 않나. 공무원들도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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