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계로(虎溪路) 187길에서 들어가면 187-1,6을 볼 수 있다. ()하려고 하지 않는 이 집이나 살고 있는 사람이나 같은 마음일까?

역사적으로 보면 호계 역사(驛舍)와 같은 연대의 건물이 아닐까 싶다. 호계 역사는 1950년 공비의 내습으로 소실되어 1958년 신축 준공하였다고 하니 사람 나이로 치면 58년 개띠인 셈이다.

개발의 흔적을 애써 피한 걸까?

반짝반짝 빛날 만도 한데 넌 왜 그대로인 거니?

호계 189길 건물은 농소초등학교 건너편 건물로 그냥 봐도 그 시절 문방구 구조의 건물(빈집)이다, 경남공업사를 끼고 안으로 들어오면 보이는 187-1, 6에 시선과 함께 마음도 머문다. 1958년이라는 시간에 멈추어 변화를 외면(外面)한 것일까?

변화의 팔이 너를 포옹해 주지 않아서 변화하지 못한 것일까

주변의 환경을 보면 세상이 천지개벽한 것 같은데 너는 왜 그 자리에 꼼짝도 않고 그시절 그 모습 그대로인 거니?

큰길을 따라 200m 정도 가다 보면 옛 호계역이 나온다. 울산~경주 기차가 대중교통수단이었던 그 시절을 잠시 추억해 보았다. 들뜬 마음의 여행자와 삶의 무게를 저마다 싣고 있는 장사꾼, 그리고 먼 길을 통학하는 학생들의 싱그러운 학구열도 엿보이는 듯하다. 그 시절 그 어느곳 보다도 많은 발길이 머물렀던 곳, 사람 냄새를 가장 많이 맡을 수 있는 곳이었을 역사이다. 나 역시 기차로 통학 시절을 보냈으니 이런 건물을 보면 애환(哀歡)이 남다름을 부인하지 않겠다.

이제 이마저 허물어 신사업 폐선 부지에 선형 숲길을 조성한다고 한다. 게다가 정부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2024~2027)에 선정되었다고 하니 오랫동안 잠든 옛 역사가 다시 활기를 되찾기를 기대해 본다.

요즘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감성 카페로 활기를 되찾은 사례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신중년 입장에서 보면 뭔가 부족한 부분이 있어서 아쉬웠는데 호계역사 같은 건축물을 잘 정비 한다면 충분히 멋진 감성 카페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공식적으로 개발된다고 하니 종이잔에 커피 한잔 들고 돌아본다면 그 또한 멋진 추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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