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실 이미지=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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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의사를 제외한 우리나라 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2.1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2018~2022) 의사 증가율도 0.17명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경북 지역은 전체 의사 수가 4명 순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의원급 의료기관(동네 병·의원)과 병원급 의료기관(요양병원 제외)이 신설되면서 의사 인력 부족 현상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간한 ‘지역별 의료이용통계연보(2018∼2022)’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평균 의사 수는 5년 전보다 0.17명 늘어난 2.12명(한의사 제외)에 그쳤다.

2021년 우리나라 의사 수(한의사 포함)는 인구 1000명당 2.6명으로 전체 OECD 회원국 중 멕시코(2.5명) 다음으로 적었는데, 한의사 수를 제외하니 멕시코보다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OECD 평균 의사 수는 3.7명이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해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서울 3.35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대구 2.58명, 광주 2.57명, 대전 2.56명, 부산 2.48명 순이었다. 반면 전북(2.05명), 강원(1.78명), 인천(1.76명), 제주(1.74명), 전남(1.71명), 경남 (1.71명), 경기(1.69명), 울산(1.60명), 충북(1.54명), 충남(1.46명), 경북(1.36명), 세종(1.28명)은 전국 평균(2.12명)을 크게 밑돌았다.

최근 5년간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전국 평균(0.17명)을 상회한 시도는 전국 16개 시도 중 세종(0.43명), 서울(0.38명), 대구(0.27명), 부산(0.22명), 경기(0.17명) 등 5개에 불과했다. 특히 경북 지역은 전체 의사 수가 오히려 4명 감소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2006년부터 18년째 연간 3058명으로 묶여 있는 의대 정원이 늘지 않는다면 앞으로 도미노처럼 경북 지역 뿐 아니라 다른 시도도 의사 수가 점점 더 부족해져 순감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료기관들이 인구가 많거나 유입이 많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설되면서 의료 인력 부족을 호소하는 병원들도 늘고 있다.

최근 5년간 전국에서 의원급 의료기관 3240곳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71.1%인 2303곳(서울 1095곳·경기 1092곳·인천 196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밖에 인구 유입이 많은 부산(220곳), 대구(164곳), 광주(88곳) 등의 순이었다.

같은 기간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요양병원 제외)도 210곳이 새롭게 생겼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 지역에 전체의 34.8%인 73곳이 문을 열었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인구 고령화로 급증하는 의료 수요에 대비해 의대정원을 늘리되, 매년 일정 규모씩 확대하기 보다 주기적으로 의료 수요를 예측해 의대정원을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은철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최근 한 포럼에서 "우리나라의 인구가 고령화되고 있어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면서 "2030년 즈음 의사 수가 최대 만 명 정도 부족하게 돼 지금부터 10년가량 지역·필수의료 문제가 굉장히 큰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2025년부터 2029년까지 5년간 의대정원을 늘려놓고, 이후 5년간 정원을 그대로 유지한 뒤 2035년부터 5년마다 의료 수요를 바탕으로 의대정원을 단계적으로 축소(10→30%)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계청의 인구 추계에 따르면 2040년까지 고령 인구 급증으로 의료수요가 늘어나고, 이후에는 저출산 장기화로 총 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다.

박 교수는 "의약분업 이후 감축된 정원 351명과 지방의대 153명(현재 의대정원 3058명의 5%)을 합산한 504명 증원하는 방안을 제안한다"면서 "의대정원을 1000명 늘려 놓으면 수요와 공급을 고려했을 때 2040년께 의사 2494명, 2070년엔 11만 명이 남아돌게 비급여 진료가 팽창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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