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가영 대표는 협동조합을 택한 이유로 조합원간의 수평 관계와 투자금에 대한 부담감이 적은 것을 뽑았다.

“홈페이지도 없던 창립 초기에는 조합원들이 살고 있는 동네 주민이랑 근처 상권,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로 홍보한 방법이 전부였습니다. 일명 ‘열쇠공방’이라고 표현하는 단기 임대형 공방을 이용했는데 지금은 우리만의 공방도 생겼으니 장족의 발전이죠” _류가영 우드포유협동조합 대표

협동조합, 직업교육에서 만난 모르는 주부들 그리고 여성들이 다루기 쉽지 않은 나무. ‘사업’이라는 단어에 이런 조합을 껴맞추니 어째 녹록하지 않다. 창립 만 1년이 되는 우드포유협동조합 류가영 대표가 뿌듯해 하는 이유다.

우드포유의 직원 7인 모두 주부다. 2016년 서대문구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진행한 목공 관련 직업교육에서 만난 교육생이다. 사회생활을 하다가 전업주부가 된 이들이 다시 사회에 나오는 일은 쉽지 않다. 그리고 다들 집안 살림 까지 병행하는 ‘투잡 우먼’이니 사업에 집중하기가 그만큼 어렵다.

“그래도 시작했을 때와 비교하면 엄청난 거죠. 작년 말부터는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와도 거래를 시작했고, 생활협동조합(생협)에 캄포 도마를 납품해 생협 조합원을 예비 고객으로 만드는 등 여러 성과를 이뤘어요. 매출 상승은 물론이고 구성원들도 자신감이 붙었어요”

주부의 특성을 살려 우드포유가 제작하는 주력 상품은 도마다. 이 중에서도 생협에 납품했던 '캄포 도마' 인기가 가장 높다. 류 대표는 “캄포 도마는 나무가 단단해 칼자국이 잘 나지 않고 내구성이 좋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며 “이 외에도 특유의 향이 있어 향균 작용을 하지만 음식에 냄새가 배지 않는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생활협동조합에 납품하는 캄포 도마. 특유의 향이 향균 작용을 하지만 음식에 냄새가 배지 않는 특징이 있다.

우드포유가 도마 상품에 집중하고 있어도 소비자가 원하는 모델이나 기능은 제 각기다. 우드포유가 대표상품을 보여주고 일부 수정해 고객이 원하는 맞춤형 제품으로 만드는 판매 전략을 펼치는 이유다. 류 대표는 “지식 있는 소비자들은 스스로 생각하는 디자인이나 제품 견적이 정해져 있지만, 일반 소비자는 그렇지 않아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에 가장 유사하다고 생각되는 제품을 보여주고 거기서 수정해 나간다”고 말한다. 카페나 빵집 등의 인테리어 요청이야 현장 방문을 통해 수정하거나 디자인을 제안하는 식이다.

우드포유는 주부들이 직업교육을 받고 십시일반 자금을 모아 시작한 사업이다. 협동조합 특성상 다수 조합원의 의견일치가 의사 결정의 매우 중요한 수단인데, 이래저래 비용이 드는 일을 추진하는 일은 쉽지 않다. 류 대표는 다소 ‘적극적인’ 방법을 사용한다. 류 대표는 “A라는 제품을 만들다가 B라는 제품이 괜찮아 보여 제품 제작 수정을 건의하면 반대할 수 있다”며 “이럴 때는 사비로 진행하고 반응이 좋을 때 조합원들에게 다시 건의한다”고 말했다.

협동조합은 어려운 점만큼이나 장점도 있다. 전업주부였던 이들이 결집할 수 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협동조합이라는 큰 틀이다. 류 대표는 “각기 다른 우리를 뭉치게 해준 것은 협동조합의 의미 덕분”이라며 “높낮이 없이 모두가 동등한 구조가 매우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조합원과 함께 시작하기 때문에 투자금에 대한 부담금을 줄일 수 있다. 이것이 큰 장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

올해 우드포유협동조합은 정부지원사업으로 시립서대문농아인복지관에서 청각장애인들을 상대로 총 16회 목공 수업을 진행한다. 이제 만 1살이 된 우드포유협동조합도 수익 사업에 사회 가치를 보탠다는 의미다. 류 대표는 “큰 수익이 결코 발생하지 않아도 설렌다”며 미소를 지었다.

 

 

 

글. 이화형 이로운넷 기자
사진. 권선영 이로운넷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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