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ert style="white"] 편집자주: 유병률 기자의 경제사 [죽음의 계곡]은 사회,경제 구조의 변화에 따라 시대에 '적합한' 인간형이 어떻게 변화되는지에 말하고 있습니다. 발췌, 요약합니다. [/alert]

사회경제적 구조가 극적인 변화를 겪을 때, 개인의 변화와 대인관계의 변화 또한 불가피하다.?사회학자, 문화비평가 미키 맥기(Miki McGee)

[타협의 시대]?지성과 창의성을 쏙 빼버린 새로운 인간형

'포드주의(Fordism)'라는 용어를 만든 이탈리아의 사회주의자 안토니오 그람시(Antonio Gramsci, 1891~1937)에 따르면, 최초로 컨베이어벨트를 도입한 자동차회사 포드의 새로운 노동관리 방식은 '지성과 창의성이 배제된 새로운 인간형'을 만드는 시도입니다.

그는 [옥중수고]에서, "미국적 현상이란 역사상 그 전례가 없는 속도와 목적의식을 가지고 새로운 유형의 노동자와 인간을 창출하고자 한, 지금까지의 가장 거대한 노력이다. 그 목적이란 노동자 속에서 자동적, 기계적인 태도를 최대한 조장하고 지성, 상상력, 창의력 등을 파괴해 생산적 활동을 오직 기계적이고 신체적인 측면으로만 환원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람시가 말하는 새로운 인간형이란 바로 단조로운 직무를 수동적으로 수행하며 꽉 짜인 노동규율에 복종하는 '집단적' 인간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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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의 시대] '지킬 박사와 하이드'형 인간의 출현

1980년대 들어 복지와 보호가 해체되고, 스스로를 끊임없이 달달 볶아야 하는 무한경쟁이 울타리를 대체하면서, 사람들은 지킬과 하이드로 분열된 삶, 이중적인 삶을 강요받게 되었습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고 느끼면서도 생존을 위해 스스로를 끊임없이 혹사시킵니다. 문득 초라한 자신을 보면서 이게 아닌데,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는데, 하는 생각도 잠시뿐, 다시 돈벌 궁리에 골몰합니다. 내가 살고 싶은 방식과 지금 내가 살아가는 방식의 분열, 영혼의 울림과 손발의 움직임간 괴리, 소망하는 삶과 생존 자체를 소망해야 하는 현실의 분리... 이처럼 보장과 보호의 해체는 우리에게 철저히 분열된 삶을 폭력적으로 강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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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폐의 시대] 자기계발형 인간의 출현

1980년대 이후, 히트를 치기 시작한 자기계발 이데올로기는 하나같이 사람들을 고립적인 존재로 가정하고, 성공한 사람들 역시 개인의 자율적 노력의 결과 성공했다고 설명합니다. 끊임없이 자기 안으로 파고들어 스스로에게 해법을 요구하도록 강요합니다. 현실에 대한 불만, 미래에 대한 불안을 개개인의 문제로 치환합니다.

이처럼 모든 문제와 해답을 자기 안에서 찾도록 부추기는 '자기계발'이라는 개념은 야만의 실체를 은폐하는 이데올로기가 되고 맙니다. 자기계발 이데올로기가 강조하는 자기변혁은 '변혁'이라는 표현만 빌렸을 뿐, 나를 둘러싼 환경은 고정된 채로 두고 나의 습관을 바꿔 그 환경에 잘 적응하라는 것입니다. 정치와 사회는 쏙 빼고 처세만 남긴 것입니다. 이는 개인의 상처를 사회적인 문제로 이해할 기회를 박탈해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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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의 시대] 새로운 인간형의 출발, 부정과 의심

세상의 모든 논리에 대해 '부정'하고 '의심'해야 합니다. 우리가 지금 '내 생각'이라고 하는 것들 중에 '진짜 내 생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이미 거의 남아 있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탈출의 과정은 퇴화해버린 나 자신의 '의심하는 능력'을 복원하는 데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이제는 더 이상 잔 다르크 같은 영웅이 나타나 우리를 구원해줄 수 있는 시대가 아닙니다. 누가 그리고 무엇이 적인지 분명해서, 그것만 걷어내면 새로운 세상도 분명해지는 그런 시대가 아닙니다. 진짜 적은 내 생각, 내 마음, 내 습관, 우리의 습관, 우리의 의식에 깊숙이 형상도 없이 박혀 있습니다. 그러니 세상의 음모를 인식하는 것, 내 상처가 얼마나 깊숙한지 자각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이것은 설령 그 음모와 상처에 대해 당장 아무것도 할 수 없다해도, 세상을 바꾸는 진정한 출발임에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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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떠나지 않기에, 누구도 떠나지 못한다.

불안과 절박함으로 가득한 죽음의 계곡을 벗어날 방법은 없는가??[서른살 경제학]의 저자 유병률은 경제사에 그 답이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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