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단체, '저출산과 지역소멸 극복을 위한 기업의 역할' 세미나/한경협 제공
한일 경제단체, '저출산과 지역소멸 극복을 위한 기업의 역할' 세미나/한경협 제공

이로운넷 = 이다빈 기자

한국과 일본의 경제단체가 저출산과 지역소멸 극복을 위해 협력키로해 관심이 쏠린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게이단렌(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 산하 21세기정책연구소와 함께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FKI 타워에서 '저출산과 지역소멸 극복을 위한 기업의 역할: 한일 경험과 비교'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세미나는 한·일 양국의 저출산과 지역소멸 현황을 파악하고 저출산 극복과 지역활성화를 위한 양국 기업의 경영사례와 정책 방안을 비교해 기업의 저출산 관련 역할과 이를 위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해 기획됐다.

마스다 미키토 고마자와대학 교수가 28일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저출산과 지역소멸 극복을 위한 기업의 역할' 세미나에 참석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경제인협회
마스다 미키토 고마자와대학 교수가 28일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저출산과 지역소멸 극복을 위한 기업의 역할' 세미나에 참석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경제인협회

한경협에 따르면 첫 번째 세션의 연사로 나선 마스다 미키토 고마자와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본 출산율의 최근 동향을 설명하면서 코로나19 위기로 인해 출산율 감소가 눈에 띄게 가속화된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출산율 감소는 결혼율 감소에 기인한다며 정부 차원의 결혼지원 제도, 양성평등 대책 등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의 저출산 현황을 발표한 유진성 한경연 수석연구위원은 여성이 출산을 꺼리는 가장 큰 요소는 경력 단절이라고 설명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출산율 격차를 지적하면서,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를 정착시키고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혁하는 것이 출산율 제고를 위한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한·일 양국 기업의 경영사례를 소개했다.

김용근 포스코 그룹장은 "포항과 광양은 2030년을 기점으로 청년 인구 급감이 예상돼 회사 차원에서 인재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김 그룹장은 임직원의 라이프 사이클을 고려한 16개 사내 가족·출산 친화 제도들을 소개하며 "포스코는 기업 차원의 저출산 해법 롤모델이 되기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옥근 롯데그룹 수석은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추진한 다양한 사내 가족친화 정책으로 2022년 기준 롯데그룹의 100명당 출생아 수는 2.05명으로 한국 성인 100명당 출생아 수인 0.81명을 훨씬 상회한다"며 "앞으로는 '엄마'에 대한 지원뿐만 아니라 ‘아빠’에 대한 육아 휴직 및 육아기 근무시간 단축 등의 지원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요시노 마사노리 히타치제작소(Hitachi) 시니어 프로젝트 매니저는 사회디자인(Social Design) 관점에서 지역 활성화 전략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히타치제작소는 2016년부터 훗카이도대와 연계해 '젊은이를 위한 라이프 디자인'(Life Design for Youth)이라는 지역사회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요시노 매니저는 "저출산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사람'(New People)과 '모델 도시'(Model City)를 조성하는 것이 히타치제작소의 비전"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일본 기업 사례 발표에 나선 후지사키 료이치 ANA(All Nippon Airways) 종합연구소 집행임원은 항공사의 관점에서 바라본 저출산과 지역소멸을 소개했다. 그는 "저출산과 고령화의 여파로 조종사, 엔지니어 등 항공인력 부족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철 한경협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저출산은 노동력과 구매력 감소, 경제성장 둔화로 이어져 결국 기업경영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다"며 "이번 세미나를 통해 양국 기업들이 사례를 공유하고 서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 단체는 내달 2일 일본 도쿄에서 '한일 스타트업 협력포럼'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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