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오현 SM그룹 회장 / 사진 = SM그룹
우오현 SM그룹 회장 / 사진 = SM그룹

이로운넷 = 이화종 기자

재계 30위인 SM그룹의 우오현 회장과 둘째딸 우지영씨가 업무상 횡령·배임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고발된 가운데 3200억원의 거액을 그룹 내 비영리 재단에 기부했다.

SM그룹은 우오현 회장의 일가가 비영리재단 의료법인에 상속재산 3200억원을 기부했다고 21일 밝혔다

SM그룹은 우리나라 산업 기술의 미래와 균형 잡힌 지역 인재 양성을 위해 2023년 여주대학교 신입생 전원에게 각 100만원씩의 장학금을 기탁하는 등 2022년부터 매년 10억원 이상 장학금과 지역 발전 기금을 지속하고 있으며, 올해도 신입생 전원에게 1인당 100만원씩 총 10억원의 장학금을 쾌척키도 했다.

또 우 회장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극복에 분투하고 있는 의료진들과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2억원의 기금을 마련해 지방자치단체에 전달하기도 했다.

우오현 회장은 "어려운 경영 여건 하에서도 '경제적 부(富)란 잠시 사회가 맡겨 놓은 것' 이란 신념을 바탕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역사회 발전과 어려운 이웃을 위해 따뜻한 정을 베푸는 기업으로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SM그룹의 비영리 재단은 삼라희망재단과 필의료재단이다.

삼라희망재단은 SM그룹 계열사 티케이케미칼이 2011년 9억원을 출연해 설립했고, 재단 운영도 티케이케미칼이 도맡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삼라희망재단은 표면상으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회각계 소외 계층을 지원하고 나눔문화를 활성화하려는 목적으로 세워진 공익법인이지만 재단 규모에 비해 지원활동은 미미하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기도 하다. 

◆ 비영리이면서 돈 잘 버는 삼라희망재단···계열사 현물 기부로 쏠쏠한 배당·이자 수익

삼라희망재단의 공시자료를 살펴 보면 지난 2022년 삼라희망재단은 기부금 2억원, 배당수익 1억 2731만원, 이자수입 2556만원 등 약 3억5288만여원의 수입을 기록했으며 이중 개인 후원 1800만원, 나눔활동 1000만원, 기부활동 2억원과 운영비용 1537만원 등 2억4337만여원을 지출했다.

2021년에는 기부금 수입은 없으며 운용수입은 배당수익 6억6344만원, 이자수입 1056만원 등 6억7401만원의 수익을 냈고 개인후원 1900만원, 기부활동 3억9300만원, 운영비 1582만원 등 4억3482만 원을 지출했다.

2020년에는 기부금 30만원, 현물(에스엠스틸㈜ 보통주) 5억4463만원, 배당 4억4653만원, 이자수입 3220만원 등 총 10억2368만원의 수입을 얻고 개인후원 1730만원, 기부활동 2억5655만원, 시설비용 1571만원 등 2억9772만원의 비용을 지출했다.

2020년부터 삼라희망재단의 사회취약계층 후원금은 2020년의 1730만원, 2021년의 1900만원, 2022년의 1800만원에 불과하다. 다만 2022년에는 독거노인 무상급식을 지원하기 위해 1000만원을 추가 지원했다.

2019년에는 52억3558만원의 수입이 있었다. 기부금은 1060만원에 불과했으나 현물(동아건설산업㈜ 우선주식, 기본재산 편입)이 51억7447만원, 배당수익은 3121만원,이자수입은 1929만원의 수입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1470만원의 사회취약계층 후원, 600만원의 나눔활동을 포함해 1억2709만원의 지출 뿐이었다. 지출 중 절반정도는 5274만원의 운영비 지출이었다. 

2018년에는 127억8176만원의 수입이 있었다. ㈜삼라, 동아건설사업㈜의 우선주와 기본재산이 편입됐기 때문이다. 운용수입은 배당이 2538만원, 이자는 1449만원이었다. 지출은 1억5744만원이며 이중 운영비지출이 2073만원이었다.

2018년과 2019년의 대규모 현물 수입으로 배당 및 이자 수익이 크게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기존의 사업규모에 비해 이번의 오너일가의 기부금은 매우 큰 금액이다. 삼라희망재단의 사업규모가 비약적으로 커질 것을 기대한다. 매해 흑자를 기록하고 있어 비영리라는 말과 괴리감이 느껴지는 경향도 있다.

◆ 우기원 부사장의 우선주 전략···지분율은 떨어져도 의결권은 유지

연합 인포맥스는 지난 12일 보도를 통해 우기원 SM그룹 해운부문장이 모친으로 받은 계열사 주식의 상당량을 그룹 내 비영리재단에 출연한 것이 상속세 절감의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혹을 제기했다.

우 부사장은 ㈜삼라 보통주 12만6359주(3.75%)와 우선주 20만6507주(6.13%)를 의료법인 필의료재단에 출연했다. 또한 동아건설사업㈜의 우선주 전량(24만9750주·39.47%)도 재단에 기탁해 동아건설사업 주주명단에서 빠졌다.

필의료재단은 ㈜삼라 보통주 3.75%와 우선주 6.13%, 동아건설산업 우선주 39.47%를 보유하게 됐으며 이전엔 그룹 계열사들과 지분관계가 없었다.

우 부사장은 지난해 9월 모친 김혜란씨가 별세하면서 상속이 개시돼 ㈜삼라 41만4708주(12.31%)와 동아건설산업 24만9750주(6.22%), SM스틸 11만5321주(3.24%)를 받았다.

우 부사장이 받은 주식은 모두 보통주였지만 재단 기탁을 앞두고 지난 7일 우선주로 바꾸는 작업을 거쳤는데 ㈜삼라와 동아건설산업㈜는 모두 오너일가와 특수관계인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사란 공통점이 있다.

우 부사장의 기탁은 공익재단·법인 등에 출연한 사재는 상속세를 계산하는 재산가액에서 제외되는 것을 노려 출연을 하면서 우선주로 바꾸며 남은 보통주의 의결권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해석된다.

우 부사장의 ㈜삼라 지분율은 2.43%지만 주주총회 등에서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은 3.24%가 된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의결권 계산할 때 제외된다.

㈜삼라 최대주주인 우오현 회장은 지분을 68.82%만 가지고 있지만 의결권은 91.76%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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