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신세계 그룹은 정용진 총괄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2006년 부회장에 오른지 18년만의 승진이다. / 사진 = 신세계 그룹
지난 8일 신세계 그룹은 정용진 총괄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2006년 부회장에 오른지 18년만의 승진이다. / 사진 = 신세계 그룹

이로운넷 = 이화종 기자

지난 8일 신세계 그룹은 정용진 총괄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2006년 부회장에 오른지 18년만의 승진이다.

정 회장의 모친 이명희 회장은 그룹 총괄회장으로 그룹의 총수 역할은 계속된다.

신세계 측은 이번 인사의 목적을 '정용진 회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을 정면돌파'라고 밝히고 책임경영을 하겠다는 것에 무게를 실었다.

신세계 그룹은 지난해 그룹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감소하며 위기감이 높아졌다. 지난해 이마트는 29조4000억 원대의매출을 기록했지만 신세계건설의 손실로 연결기준 첫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신세계그룹 측은 "녹록치 않은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혁신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1등기업'으로 다시 한번퀀텀 점프를 하기 위해 이번 인사를 단행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정 회장의 동생인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은 인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그룹에서 마련한 자체 KPI를 토대로 이르면 4월부터 임원진 수시 인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통상 1년에 한차례 있던 정기인사를 벗어나 실적이 부진하거나 경영상 오류가 있다면 CEO를 포함한 임원진을 수시 교체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지난해엔 통산 10~11월에 있던 정기인사를 9월로 앞당기기도 했다.

신세계의 KPI는 정성평가는 줄이고 계량 가능한 매출 및 수익 등 정량평가를 중심으로 한다. 

정회장은 경영전략실 전략회의에서 “계열사별, 업무영업별로 정밀한 KPI를 수립해 성과를 낸 조직원과 임직원에게는 확실한 보상을 뒷받침해 주고 그렇지 못한 경우 반드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라고 말했다. 

"본인의 임원 등기는 언제하냐"는 지적 vs "가업인 신세계와 운명 같이하는" 오너일가

일각에서는 정용진 회장이 '강력한 리더십'을 내세우면서도 법적 책임을 지는 등기이사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지난 11일 논평을 내고 "정용진 회장은 그간 등기이사가 아니어서 법적 책임을 부담하지 않고보수는 많이 받는 등 책임 있는 경영자 모습을 보이지 않아 경영 위기가 초래된 것"이라면서 "본인도 이사회 참여를 통해책임 경영을 실현하라"고 촉구했다.

포럼이 제시한 자료에서 지난 5년간 이마트 주가는 59%, 10년간은 70%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각각 23%, 37%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포럼은 "와이너리, 골프장, 야구단, 스타벅스 코리아 등 무관한 인수 합병의 후유증"이라며 "그 결과 신용평가사들이 작년 말 이마트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라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지난 2013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서 물러났으나 11년간 비등기 임원으로 있으면서 실질적인 그룹경영을 이끌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2018년 2월 32만3500원의 최고점을 찍은 뒤 13일 오후 2시 15분 기준, 7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마트의 지분현황을 살펴보면 18.56%를 보유한 정용진 회장이 최대주주며 2대주주는 10%를 보유한 이명희 그룹총괄회장이다. 이어 7.96%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있다. 최근 어려움을 겪는 신세계건설도 이마트가 70.46%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 2018년 5월 주당 47만 5500원으로 최고점을 찍은뒤 하락하면서 13일 오후2시 15분 기준 16만6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신세계의 지분현황을 살펴보면 최대주주는 18.56%를 보유한 정유경 사장이고 2대주주는 10%를 보유중인 이명희 총괄회장이다. 역시 국민연금이 11.79%를 보유하고 있다. 

포럼의 지적대로 주가 하락이 이어져온 것은 맞지만 여기서 가장 많은 손해를 본 투자자는 최대주주인 오너 일가라는 것을 알 수있다. 

각종 사건사고에 책임을 져야하는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지 않은 것이 꼭 책임경영을 안 한다고 보기 어려운 지점이다. 가업을 망치면 가장 손해보는 것도 실적이 좋으면 가장 이득을 보는 것도 오너일가이기 때문이다.

최근 몇해 부진한 실적은 외적인 영향이 강했던 부분도 간과할 수 없다. 중국시장에서 밀려난 것도 부동산 시장의 냉각으로 건설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도 신세계만의 잘못이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공식적으로 신세계 기업집단의 동일인은 이명희 총괄회장이다. 외아들인 정용진 회장이 어머니의 명예에 누를 끼칠 수 있는 일을 고의로 혹은 중대한 실수로 저지를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신세계 측 관계자는 <본지>에 "대주주인 총수는 등기 임원 등재 여부에 관계 없이 그룹 내 모든 문제에 대해 무한 책임을진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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