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1일 강원특별자치도 춘천 봄내체육관에서 열린 강원 수열에너지 클러스터 착공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강원특별자치도 춘천 봄내체육관에서 열린 강원 수열에너지 클러스터 착공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이로운넷 = 이정석 기자

스웨덴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V-Dem)가 발표한 민주주의 보고서에서 한국을 "민주화에서 독재화(autocratization)로의 전환이 진행되는 국가"중 한 곳으로 꼽았다.

V-Dem가 지난 7일(현지시간) 발표한 '2024 민주주의 보고서'(Democracy Report 2024)에서 이 같이 분석하고 "다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back on a downward slope)"고 진단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자유민주주의 지수에서 0.60점으로 179개 나라 가운데 47위를 기록했다. 덴마크가 0.88점으로 1위, 스웨덴과 에스토니아, 스위스, 노르웨이 순이다. 일본도 0.73점으로 30위다. 북한은 178위로 최하위권에 랭크됐다.

2023년 세계 주요 국가 LDI 순위/스웨덴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V-Dem)
2023년 세계 주요 국가 LDI 순위/스웨덴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V-Dem)

이 연구소는 지표의 하락세가 뚜렷한 나라를 독재화(autocratization)로 분류하는데 한국도 독재화가 진행중인 42개 나라에 포함됐다.

특별히 한국을 들어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민주주의가 회복하는 사례로 소개했던 한국이 박근혜 전 대통령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고 지적한 것도 눈길을 끈다. "우익 보수 성향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한 뒤 전임 정권의 노력을 무력화했다"고도 평가했다.

또 연구소는 "인권 운동가 출신 문재인 전 대통령이 한국을 박근혜 이전으로 되돌려 놓았지만 한국의 대통령은 4년 단임제"라고 짚은 뒤 "윤대통령 취임 이후 전임 문재인 정부 인사들에 대한 강압적인 처벌과 성평등에 대한 공격 등으로 한국의 자유민주주의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한국은 여전히 자유민주주의 국가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의 노력은 무력화됐다."고 했다. 

언론 자유 위축도 언급됐다. 한국은 언론의 대(對) 정부 비판이 위축된 나라 20개국 중 한 곳으로도 지목됐다. 

보고서는 "한국과 그리스는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가 침해받는 일이 비단 가혹한 독재 국가 만의 일이 아님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과 인도 같이 인구가 많거나 영향력이 있는 글로벌 강대국이 독재화하는 것은 "다른 국가에도 영향을 미쳐 독재화 물결을 더욱 가속화한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스웨덴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V-Dem) 보고서 표지
스웨덴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V-Dem) 보고서 표지

이재명 "민주화에서 독재화로 전환" 이번 총선에 달려 있습니다."

관련해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 목소리를 ‘입틀막’한 윤석열 정권 2년의 적나라한 민주주의 성적표가 공개됐다."면서 이 연구소의 보고서를 들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선도국가라던 대한민국을 일컬어 '독재화'라니, 2년 전만 해도 상상이나 할 수 있었던 일일까요"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피로 쟁취한 우리의 민주주의가 한없이 망가지고 있다."면서 "'혹시 압수수색 당하지 않을지' '말 잘못하면 끌려가지 않을지' 걱정하는 나라가 되었다."고 우려했다.

이어 "2년도 안 돼 이렇게 나라를 망친 정권이 입법 권력까지 장악한다면 실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짐작조차하기 어렵다."면서 "우리의 민주주의는 복구 불가능한 지경까지 내몰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이번 총선의 막중한 사명을 다시 한 번 되새긴다."면서 "이번 선거는 단지 나를 대표할 한 사람의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라고 규정했다.

덧붙여 그는 "대한민국이 거대한 퇴행이 끝없이 가속화될지, 아니면 '역주행 폭주'를 멈춰 세우고 미래로 나아갈지 결정할 역사적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같은 날 자신의 SNS에 관련 기사를 링크해 스웨덴 연구소의 분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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