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 사진 =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 사진 = SK하이닉스

이로운넷 = 이화종 기자

SK하이닉스는 지난 4일 "잘못된 내용으로 인해 국내에서 인용 보도가 이어지고 있어 사실 관계를 바로잡는다"라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의 한 언론은 2.23(금) 미-일 반도체회사 합병에 SK하이닉스가 동의하도록 한국 정부가 미·일 정부 당국자와 '설득했다'고 제3자가 전하는 말을 보도했다"라며 "이는 사실이 아님을 알려 드린다. SK하이닉스는 한국 정부의 압박이나 설득을 받은 적이 전혀 없다"라고 밝혔다.

해당 일본發(발) 기사는 일본에 생존한 마지막 반도체 업체 키옥시아의 회생을 위한 일본 언론들의 선전활동이라고 보이는 경향이 있다.

아사히 신문은 지난달 23일 "키옥시아와 웨스턴 디지털이 SK하이닉스의 반대로 작년 10월 중단한 반도체 부문 경영통합 협상을 이르면 올 4월 재개 한다"라면서 "니시무라 야스토시 당시 일본 경제산업상과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 한국 정부 등이 함께 설득했지만 SK 측은 찬성하지 않았다"라고 보도했다.

문제는 당시에도 SK하이닉스 압박·설득에 대해 압박이나 설득이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지만 국내 언론은 일본발 보도를 그대로 받아쓴 것이다.

SK하이닉스 관련 일본발 기사를 받아쓴 매체가 상당히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1980년대부터 니케이신문과 공식 제휴관계를 맺은 한 경제지는 좀 더 적극적이었다.

◆ 빨리 손절해서 키옥시아 영향력 버리라는 매체도···SK의 자산은 SK에 유리하게 활용돼야

이 경제지는 지난달 2월 2일 '키옥시아 딜레마'를 언급하며 SK하이닉스가 수조원 평가손실로  속앓이를 할 것이라는 취지의 기사를 내보냈다.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에 투자했다가 지난해 4분기 기준 1조 4000억원 규모의 평가손실을 입었지만 탈출 전략을 짜기 쉽지 않다는 내용의 보도였다.

경제지는 지난달 25일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를 인용해 "콘퍼런스콜에서 키옥시아 투자자산에 대한 평가손실 1조4300억원이 발생했다"고 밝히면서 "전년 동기(6000억원)보다 138% 늘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익명의 반도체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평가자산 상승과 수익 실현을 위해선 통합에 찬성해야 하지만, SK하이닉스 자리를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전략적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 기사의 내용 중에도 이 관계자는 "키옥시아 평가자산은 5조 2860억원(2022년 말 기준)으로 매입가보다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가 투기목적의 단기 투자자가 아닌만큼 매입가에 비해 손실이 없는데 굳이 서둘러 지분을 매각할 동기가 부족하다. 오히려 SK하이닉스가 자사를 위해 유리하게 활용 할 수 있는 카드를 별 이익도 얻지 못하고 버리는 모양새가 된다.

이름도 소속도 알 수 없는 반도체 업계 관계자가 키옥시아 관계자는 아닌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사기업인 SK하이닉스의 자산은 SK하이닉스에 유리한 방향으로 활용되는 것이 당연하다.

한편으론 정부도 사실이 아니라면 국내 매체에 보도 해명 자료만 전할 게 아니라 문제의 보도를 낸 일본의 아사히신문에도 반론 보도를 요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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