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펴냄/ 시몬느 드 보부아르 장편소설 '초대받은 여자 1,2' / 옮긴이 강초롱
민음사 펴냄/ 시몬느 드 보부아르 장편소설 '초대받은 여자 1,2' / 옮긴이 강초롱

"20세기 프랑스 문학 중 가장 예리하고 심오한 성취 중 하나." -<뉴욕 타임스>

"'초대받은 여자'는 전통적인 가족과 결혼 제도, 모성에 얽매여 있던 여성의 운명을 혁신한 작품이다." -비올레트 르뒥(작가)

"스와 시몬 베유 그리고 시몬 드 보부아르다." -제이디 스미스('하얀 이빨', '런던, NW'의 저자) 

"시몬 드 보부아르는 상황을 구현하고 한 개인을 창조해 내는, 진정한 소설가의 재능을 가지고 있다." -A. S. 바이엇(부커상 수상 작가)

"삶에서 의미와 목적을 발견해 내고자 하는 시몬 드 보부아르의 시도에 항상 경외심과 영감을 느낀다." -데버라 리비('모든 것을 본 남자', '살림 비용'의 저자)

'제2의 성'을 발표하며 실존주의 철학과 페미니즘 사상에 현저한 영향을 끼친 시몬 드 보부아 르의 첫 장편 소설 '초대받은 여자'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됐다.

1943년, 실존주의 경전이자 20세기 최대의 철학적 성취로 평가받는 장폴 사르트르의 '존재와 무'와 같은 해 에 발표된 이 작품은 실험적인 계약 결혼, 사르트르와 제자 올가 코사키에비치를 둘러싸고 빚 어진 삼각관계를 잔인할 정도로 솔직하게 그려 낸, 일종의 실화 소설(Roman à clef)로서 크게 주목받았다. 그러나 오직 실화(삼각연애의 진상)에 입각해서 '초대받은 여자'를 독해한다면 이 작품이 지닌 깊이를 자칫 놓칠 수 있다.

보부아르 스스로 언급하였듯이, 이 작품은 다양한 개 별적 사례를 구현하는 등장인물의 힘을 빌려 실존에 대한 추상적 사유를 구체화하는 방식으로 빚어낸 ‘형이상학적 소설(roman métaphysique)’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초대받은 여자'의 세 주인공(프랑수아즈-보부아르, 피에르-사르트르, 그자비에르-올가 코사키에비치) 및 그들을 관 찰하는 주변 인물들(피에르의 동생 엘리자베트, 프랑수아즈의 제자 제르베르)은 보편적 실존 상황 을 대변하는 구체적 사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보부아르는 과연 무엇을 알려주기 위해 이러한 장치를 마련해 두었을까? 보부아르는 '초대받은 여자'를 시작하기에 앞서, 헤겔의 '정신현상학'에서 인용한 "모든 의식 은 저마다 다른 의식의 죽음을 좇는다."라는 문장을 굵게 새겨 두었다.

여기서 짐작할 수 있듯이, 바로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인간이 직면할 수밖에 없는 충돌과 갈등이다. 예컨대 프랑수아즈와 그자비에르 그리고 피에르 사이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싸움은 통속적인 치정 사건을 넘어, 별개의 자유로운 의식들이 주체의 자리를 놓고 서로 다투는 숨 막히는 존재론적 투쟁을 형상화한다.

보부아르는 (스스로 체험한) '초대받은 여자' 속 프랑수아즈와 그자비에르 그리고 피에르가 맞닥뜨리는 상황 을 우리에게 보여줌으로써 자기 철학의 가장 중요한 뼈대를, 실존의 애매성을 받아들이도록 인 간을 독려하는 사상의 독창적 청사진을 명확히 제시한다.

보부아르의 실존주의적 윤리, 즉 "애매성의 윤리(une morale de l’ambiguïté)"는 바로 '초대받은 여자'로부터 시작됐이 작품이 결 코 시들지 않는 까닭은, 보부아르의 모든 맹아가 여전히 깃들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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