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윤한결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지휘자 윤한결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이로운넷 = 최봉애 기자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오는 3월 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라벨, 두 개의 피아노 협주곡’을 공연한다.

22일 국립심포니에 따르면 이번 공연은 ‘신(神)화와 신(新) 음악’을 주제로 국립심포니의 이번 시즌을 관통하는 ‘혁신성과 동시대성’의 명맥을 이어간다. 

특히,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을 수상한 윤한결이 포디움에 오르고, 라벨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장 에프랑 바부제가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전곡을 선보인다.

윤한결은 2021년 국립심포니가 주최한 제1회 KNSO 국제지휘콩쿠르 2위와 관객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린 지휘자다. 2019년 그슈타트 메뉴인 페스티벌 및 아카데미에서 역대 최연소로 네메 예르비 상을 수상했고, 2020년 게오르그 솔티 콩쿠르, 2021년 독일 지휘상 결선에 진출했다. 

이번 공연에서 윤한결은 스트라빈스키의 ‘풀치넬라 모음곡’과 함께 ‘불새 모음곡’을 메인 프로그램으로 지휘한다. ‘불새 모음곡’은 설화의 신비로움과 러시아의 야성미가 깃들어 있는 곡이다. 1911년 초연 이후 세 번에 걸쳐 개작됐는데 이번 무대에는 1919년 버전을 선보인다.

지휘자 윤한결은 "동경해 왔던 악단과의 인연이 이어지는 것이 신기하다"며, "국립심포니는 단원 모두 다양한 색채를 갖고 있어 폭넓은 레퍼토리를 연주할 수 있는 악단이어서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공연은 스트라빈스키의 ‘신’고전주의 대표작 ‘풀치넬라 모음곡’으로 포문을 연다. 발레가 원작인 이 작품은 바로크 작곡가 페르골레시의 3중주 소나타, 오페라 등의 작품에서 선율적 요소와 소재를 가져왔다. 이 때문에 17~18세기 음악의 형태와 20세기의 현대적 주법이 어우러진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무대에서는 오케스트라를 위한 버전을 연주한다.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전곡을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순서도 마련됐다. 화려하고 경쾌한 분위기를 띤 ‘피아노 협주곡 G장조’에는 라벨이 미국을 방문한 이후 접한 재즈와 신문물들이 녹아들어 있다. 또, 전쟁으로 오른팔을 잃은 피아니스트를 위해 작곡된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은 한 손의 빈 공간이 느껴지지 않는 역동적인 악상이 특징이다. 

피아니스트 장 에프랑 바부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피아니스트 장 에프랑 바부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라벨 스페셜리스트인 피아니스트 장-에프랑 바부제와의 매칭도 화제를 모은다. 장 에프랑 바부제는 프랑스 출신으로 고국 작곡가인 라벨과 드뷔시 해석에 독보적인 입지를 다진 음악가다. 이번 공연에선 라벨이 미국을 방문한 뒤 작곡해 재즈와 신문물이 녹아들어 있는 ‘피아노 협주곡’, 전쟁으로 오른팔을 잃은 피아니스트를 위해 작곡한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한다. 

바부제는 "다른 프랑스 작곡가의 작품보다 라벨을 연주할 때 내가 프랑스인인 것을 더 느낀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번 무대는 철학적 사색을 뒤로하고 유희와 청각적 쾌감에 초점을 둔 라벨의 내밀한 음악관을 엿보는 기회가 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러시아 신화를 다룬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모음곡’이 연주된다. 마법에 걸린 공주, 마법사 카스체이와 그 성정원에 있는 불새 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 작품에는 설화의 신비로움과 러시아적인 야성미가 깃들어 있다. 1911년 최초로 연주된 뒤 세 번에 걸쳐 개작됐는데, 이번 무대에는 1919년 버전이 오른다. 간략하면서도 작품의 주요 모티브와 장면들이 효과적으로 수록돼 있어 자주 연주되는 버전이다. 

한편, 협연자로 나선 바부제는 오는 3월 4일 국립예술단체연합회 N스튜디오에서 마스터클래스를 열어 한국의 젊은 음악가들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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