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34만명 증가하며 7개월 만에 증가폭이 확대됐다. 그러나 이는 외국인 근로자 도입 확대에 따른 영향으로, 고용 회복세로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용노동부가 13일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2024년 1월 노동시장 동향'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 가입자는 1505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34만1000명(2.3%) 증가했다.

지난해 6월(37만5000명) 이후 7개월 만에 증가폭을 확대했다.

그래픽=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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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험 가입자 증가폭은 지난해 5월 36만7000명에서 6월 37만5000명으로 소폭 커졌다가 7월부터 37만3000명→36만2000명→35만9000명→34만2000명→33만5000명으로 계속 축소됐다. 12월에는 29만7000명으로 30만명을 밑돌기도 했다.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폭은 제조업의 경우 금속가공 등을 중심으로, 서비스업은 숙박음식 등을 중심으로 컸다.

제조업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382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9만8000명(2.6%) 증가했다. 금속가공, 식료품, 기타운송장비, 자동차 등 대부분의 업종에서 증가세를 지속했다.

서비스업은 1031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3만5000명(2.3%) 늘었다. 지난해 6월(24만5000명)부터 증가폭을 둔화하다가 지난달 들어 다시 확대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보건복지업은 보건·복지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증가폭을 확대했다. 숙박음식업과 사업서비스업, 운수창고업 등은 대면활동 증가, 구매방식 변화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를 지속했다.

그러나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폭이 확대된 것은 고용허가제 외국인(E9, H2 비자)의 고용보험 당연적용 및 외국인력 도입 확대에 따른 신규 채용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고용허가제는 내국인 근로자를 구하지 못한 중소기업이 정부로부터 고용허가서를 발급받아 외국인력을 고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정부는 지난해(12만명)에 이어 올해(16만5000명) 외국인력을 역대 최대 규모로 도입하기로 했다.

지난달 외국인 고용보험 가입자는 22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2만6000명 증가했다. 이에 전체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분(34만1000명)에서 외국인 증가분(12만6000명)을 제외하면 고용보험 가입자는 21만5000명 증가에 그쳤다.

특히 고용허가제 외국인의 89.5%가 집중돼 있는 제조업의 경우 외국인 증가분(9만8000명)을 빼면 오히려 1만1000명 감소했다.

천경기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제조업 고용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외국인력 규모가 확대되면서 이러한 영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를 연령별로 보면 30대(7만2000명), 50대(12만5000명), 60세 이상(19만7000명)은 증가했다. 반면 29세 이하(-4만7000명), 40대(-6000명)는 감소했다.

지난달 구직급여(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20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만3000명(7.0%) 늘었다. 구직급여 지급자는 61만4000명, 지급액은 9391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5.7%, 10.9% 증가했다.

고용부가 매달 발표하는 노동시장 동향은 고용보험 가입자 중 상용직과 임시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다. 택배기사 등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 프리랜서, 자영업자 등은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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