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율곡농협조합장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열린 제25대 농협중앙회장선거에서 당선 확정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호동 율곡농협조합장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열린 제25대 농협중앙회장선거에서 당선 확정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자산규모 145조원에 계열사만 32개에 달한다. 총 자산 525조원 규모의 농협금융지주까지 더하면 우리나라 한해 예산과 맞먹는 거대 자산을 운용한다.

농협중앙회장은 핵심 사업을 주도해 흔히들 ‘농민 대통령’으로 칭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다.

25대 농협중앙회장 강호동 당선인은 작은 단위 농협 조합장이지만 그가 농협과 함께 한 발자취를 쫒으면 준비된 농민 대통령이라는데 이견을 다는 이들은 거의 없다.

1987년 율곡농협에 입사하며 농협과 연을 맺은 그는 37년 동안 한우물만 판 열혈 농협맨이다. 입사 10년 만인 1997년 율곡농협 상무로 승진했고, 2006년 40대 초반의 나이에 조합장까지 올랐다.

인구 고령화와 지역 소멸 등 농촌이 처한 현실에 수년 전부터 지역 면 단위 농협은 통폐합이 이뤄졌지만 강 당선인이 지킨 율곡농협은 꿋꿋하게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다.

2020년 제24대 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해 1차 투표에서 3위를 하며 아쉽게 결선 진출에는 실패했다. 전국 시군을 대표하는 대의원조합장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간선제로 치러진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단위 농협조합장 신분으로 선전했다는 격려가 쏟아지기도 했다.

강 당선인은 4년 전의 도전을 동력 삼아 농협을 위해 더욱 구슬땀을 흘렸고, 재도전 끝에 농민 대통령에 올랐다.

그는 변화와 혁신,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협동조합으로 농업인과 임직원, 국민이 함께하는 농협을 만들어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체 조합원의 의중이 더 크게 반영된 직선제로 농민 수장이 된 만큼 목표로 한 공약을 이행하는데 강한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농업인 소득 증대와 농협의 안정적 수익 기반 확보를 위한 지역 농·축협 경제사업 활성화, 도농 조합 간 상생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 무이자자금 20조원을 조성해 조합당 200억~500억원씩 지원하고, 상호금융 독립 등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지주를 중앙회로 이관하고, 조합장의 농정활동비 월 100만원 지원, 조곡 40㎏에 7만~8만원 유지, 농자재 가격 인하로 인한 영농비 절감 등도 추진한다.

강 당선인은 3월 정기총회를 거쳐 4년의 임기를 시작한다.

"농협을 혁신하고 변화시켜서 지역농협을 위하고 조합장을 위하고 농업인을 위하는 농협중앙회로 혁신하라는 뜻으로 알고 있다. 100대 공약을 지키고 조합장과 소통해 지역농협이 주인이 되는 농협중앙회를 만들겠다"는 강 당선인의 포부가 농협의 변화와 혁신을 앞당길지 주목된다.

강 당선인은 농·축협에 대한 무이자 자금 규모를 20조 원으로 늘리고, 상호금융을 독립시켜 경쟁력을 강화하는 내용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또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중앙회에 미래전략실을 신설하고 조합원을 위한 요양병원을 설립할 방침이다.

특히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농협중앙회를 하나로유통, 농협홍삼, 남해화학 등을 보유한 경제지주로 통합한다는 뜻을 밝혔다. 12년 만의 대통합이다. 농협은 지난 2012년 중앙회·경제지주·금융지주 구조로 개편된 바 있다.

이번 개편이 현실화되면 농협중앙회 산하에는 NH농협은행, NH투자증권 등을 보유한 금융지주만 남게 된다. 다만 중앙회 지배구조 개편은 농협법이 개정돼야 한다.

당선인은 앞으로 직무를 수행하면서 ▲농·축협 경제사업 활성화 ▲품목농협 전문성 강화 ▲교육지원 부문을‘농·축협 총력지원센터’로 혁신 ▲농협금융의 정체성 확립으로‘범농협 수익센터’위상 정립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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