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점검관 4명은 미국 알래스카를 찾아 수산물 해외제조업소에 대한 현지 실사를 실시했다. (사진=식약처 제공)
지난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점검관 4명은 미국 알래스카를 찾아 수산물 해외제조업소에 대한 현지 실사를 실시했다. (사진=식약처 제공)

7월 한국에서 2만 6500㎞를 비행해야 닿을 수 있는 미국 알래스카 더치하버. 관광객은 거의 찾지 않는 이곳에 한국인 4명이 발을 디뎠다.

이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점검관으로 2명씩 조를 구성해 더치하버를 찾았다. 식약처 점검관들이 비행만 18시간을 하며 더치하버까지 온 이유는 현지에서 한국으로 수출하는 수산물의 제조업소 위생 현황를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식약처 점검관들이 더치하버로 오는 길은 순탄치 않았다. 미국 뉴욕이나 LA라면 인천국제공항에서 직항이 있지만 명태, 연어 등 수산물이 사람보다 많고, 그 수산물을 처리하는 공장으로 가득한 더치하버는 직항이 없어 경유가 필수다.

더치하버에 들어가기 위해 앵커리지 공항에서 비행기표를 구하기 위해 새벽부터 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1팀이 7월 7일에 먼저 더치하버로 들어갔다. 2팀의 경우 7일부터 8일까지 이틀 동안 앵커리지 공항에서 계속 대기 후 9일에 더치하버에 들어가서 점검을 수행했다.

 식약처는 "본래 일정은 7월 6일에 앵커리지에서 더치하버행 경비행기를 타고 더치하버로 해외제조업소 점검을 위해 들어가려고 했으나, 해당 비행기가 현지 사정으로 회항했다"고 말했다.

앞서 점검관들은 시애틀에 먼저 들러 미국 연방해양대기청(NOAA·수산물 관할기관)과 자국 관리체계 설명 등 원활한 현지실사를 위한 양 국가 간 사전회의를 실시했다. 이어 알래스카 앵커리지를 경유해 더치하버에 도착했다. 같은 미국이지만 시애틀에서 앵커리지까지. 3시간 반, 앵커리지에서 다시 4시간을 비행기로 이동해야 했다.

식약처 점검관이 돌아오는 귀국하는 길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7월 16일 미국 알래스카 인근 해역에서 강진이 발생한 것이다. 당시 미국지질조사국(USGS)은 알래스카주 남서부 샌드포인트에서 남쪽으로 약 106㎞ 떨어진 해역에서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 직후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PTWC)는 지진으로 인근에 쓰나미가 발생할 수 있다며 경보를 발령했다.

식약처 점검관들이 더치하버로 향한 이유는 수입식품에 대한 선제적인 안전관리를 위해서다. 식약처는 생산단계부터 수입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출국 현지 제조업소에 대해 매년 현지실사를 실시해 오고 있다. 지난 한 해 식약처가 28개 국가 해외제조업소 427곳을 대상으로 현지 실사를 실시한 결과 위생 관리가 미흡한 37곳을 적발했다.

더치하버에서 식약처 점검관들은 명태 등 한국에서 수출되는 현지 수산물을 대상으로 생산·제조·가공·처리·포장·보관 등 전 과정을 확인하고, 점검했다. 점검 결과 더치하버에 위치한 해외제조업소는 적합 판정을 받았다.

식약처는 올해는 칭다오 맥주 등 최근 위생 논란이 됐던 곳을 중심으로 아시아 국가에 대한 현지 실사 강화를 계획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현재 칭다오 맥주 제조업소 현지 실사를 추진 중"이라며 "중국 당국, 현지 제조업체 등과 필요한 내용을 조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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