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항노화 치료제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항노화 치료제는 제약바이오 글로벌 선두국가에서도 아직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면서 미리 선점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항노화 치료제’ 기술동향 자료에 따르면, 한국을 포함한 세계 주요국들의 고령화 추세에 따라 노화에 대응하는 항노화 치료제에 대한 수요와 관련 기술 개발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노화가 자연스러운 현상에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인류의 마지막 질병(늦출 수 있는 질병 혹은 치료의 대상)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고령화로 인해 건강한 삶의 욕구가 확대됨에 따라 노화 과정을 억제·지연시킬 수 있는 기술(항노화 의약품, 노화세포 제거 기술, 세포리프로그래밍, 세포 역노화 기술 등)이 최근 국내외 미래 유망 기술로 선정되며 각광받고 있다.

미국 브레인트리 창업자인 브라이언 존슨 부자 (사진=브라이언 존슨 인스타그램) 
미국 브레인트리 창업자인 브라이언 존슨 부자 (사진=브라이언 존슨 인스타그램) 

일례로 노화를 방지하기 위해 연 200만 달러(한화 약 26억원)를 투자하고 있는 미국 브레인트리 창업자인 브라이언 존슨(47세)은 지난해 17세 아들의 피(혈장)를 수혈 받아 눈길을 끌었다. 자신의 아버지에게는 자신의 피를 수혈한 결과, 아버지의 신체 나이를 25년 젊어지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항노화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면서 최근 세계 각국의 항노화 기술 개발 스트업들이 대규모 투자에도 성공하고 있다.

항노화 바이오 기술 개발 기업인 알토스 랩스(Altos Labs)는 2022년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와 DST 창업자인 유리 밀너를 포함한 거대 투자자들로부터 30억 달러(약 4조원)를 투자받은 바 있다.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오라클 창업자인 래리 엘리슨, 챗GPT 개발자인 샘 올트먼, 마이크로소프트의 빌게이츠 등 유명 인사들도 노화 방지 연구에 수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관련 연구개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항노화 치료제 개발 임상시험은 이미 안전성이 증명된 기존 치료제의 재창출 전략이 주로 활용되고 있으나, 최근에는 저분자화합물을 포함해 유전자, 세포 등 다양한 모달리티(치료접근법)를 활용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 기업 유니티 테크놀로지(Unity Biotechnology)는 노인성 안구 질환자를 대상으로 노화세포를 제거하는 세놀리틱 약물인 ‘UBX1325’의 안전성과 효능을 알아보기 위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미국 알카헤스트(Alkahest)는 젊은 혈장에서 유래된 인자들로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질환의 증상 완화 및 뇌 기능 향상 효과에 대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Abbvie)는 건강수명 연장을 목표로 노화의 원인 발굴부터 세포 리프로그래밍 기술 개발까지 항노화 관련 전단계의 연구를 추진하고 있는 미국 구글의 자회사인 칼리코(Calico)와 R&D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일부 정부부처에서 항노화 관련 연구에 예산을 배정해 R&D를 추진하고 있으나,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생명기초사업센터 안지현 부연구위원은 “항노화 치료제는 아직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선두주자가 없는 상황으로, 격차 발생 전 기술 확보가 필요한 분야”라며 “주요국에서는 기술의 시장 진입을 목표로 기전 규명부터 다양한 모달리티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으로, 우리나라 역시 도전적인 연구개발을 추진해 기술 및 시장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화 기전 연구부터 치료제 개발까지 전 단계를 어우르는 주요국의 스타트업 수와 투자 규모가 증가하고 있으나 대부분이 미국의 사례로, 국내 사례는 전무한 상황”이라며 “사회・경제적 파급효과가 크나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혁신・도전적 연구 분야라는 점을 고려헤 국가 차원의 종합 지원 체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생명공학연구원 ‘2023년 글로벌 항노화 치료제 시장 전망’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항노화 치료제 시장은 2023년 6억8000만 달러(한화 약 9000억원)에서 연평균 17.5%로 성장해 2031년 24억7000만 달러(약 3조23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29년부터는 전년 대비 성장률이 20%를 지속적으로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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