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운리뷰=땡삐 리뷰어] 서울시는 2016년부터 한옥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한옥 건축 대중화 및 활성화를 위해 매년 '서울우수한옥'을 선정하고 알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2023년 서울우수한옥으로 선정된 곳은 9곳이다. 이중에서 문화정원 아트홀을 제외한 서울우수한옥 8곳의 면면을 살펴본다.

먼저 ‘한옥’ 분야는 상촌재(종로), 재동 한옥(종로), 불이헌(중구), 화인원(은평), 수수꽃재(은평) 총 5개소를 선정했다. 올해 새롭게 추가된 ‘한옥 건축 양식’ 분야에서는 호경재(종로), 지금(종로), 한문화체험관(은평) 총 3개소, ‘한옥 디자인 건축물’ 분야에서는 문화정원 아트홀(금천) 1개소를 선정했다.

불이헌

중구 신당동에 위치한 불이헌(서울시 제공)
중구 신당동에 위치한 불이헌(서울시 제공)

중구 다산동 서쪽 끝자락 남산이 이어지는 경계에 마당을 사이에 두고 왼편에 갤러리를 포함한 5층 현대식 양옥주택과 오른편에 한옥을 배치했다.

불이헌은 단정한 ‘一’자 4칸 오량집 한옥으로 3칸의 실내와 왼편 1칸을 누마루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며, 이 한옥을 지을 때 큰 원칙 중 하나는 단정하고 과하지 않되 필요한 디테일은 정확하게 구현하고자 했고 새로운 해석보다는 옛 한옥의 기본 유형에 충실하게 만들었다.

겹처마의 형식을 갖고, 단열재와 스프링클러 등 현대건축의 설비를 두되 한옥의 원형을 해치지 않도록 숨기는 디테일을 고안했다.

현대적인 빌딩 앞 부지에 지어진 소박한 한옥으로 설계 및 목수의 솜씨가 돋보이는 한옥이다.

전통적인 한옥목구조 결구 방식으로 지어진 한옥의 구조 및 재료의 사용이 매우 우수하다.

상촌재 

종로구 옥인동에 위치한 상촌재 (서울시 제공)
종로구 옥인동에 위치한 상촌재 (서울시 제공)

조선시대 한양에서 현재의 세종마을로 이어지는 시간의 켜를 담은 상촌재는 세종마을의 역사적 맥락을 이으면서 전통 한옥의 생활상을 전하고 있다.

채와 마당은 기능과 땅의 속성에 따라 배치되고 지형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위계를 가지는 안마당, 사랑마당, 행랑마당, 세 개의 마당을 만들고, 안채, 사랑채, 행랑채는 연관된 마당에 열린 구성을 가지고 안채는 기존 한옥의 축을 따라 남향의 대청을 품는 ㄱ자집으로 계획하고, 사랑채와 행랑채는 필지에 대응하도록 축을 틀어 방문객들을 맞이하도록 설계했다.

공공한옥을 위한 과정으로서 기존한옥을 실측조사하여 멸실 한옥을 기록하였으며, 재활용 부재는 상촌재에 활용하였고 온돌문화를 종합 조사·연구하여 전시설계에 반영하였으며, 준공하면서의 전체 건축과정을 ‘상촌재, 1004일간의 기록’으로 남겼으며, 공공한옥으로서 실시한 기존 한옥조사, 해체실측, 재활용부재 수습, 신축한옥과의 결합, 잔존부재의 존치 등 일련의 과정은 향후 멸실되는 한옥의 보존 및 활용에 중요한 본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상류 한옥의 전형적인 모습과 전통을 지니고 있는 한옥으로 보존대상의 문화재급으로 보여지는 신축 한옥이며, 채의 구성, 마당의 레벨차, 전통적인 목구조 방식, 안채와 바깥채의 관계, 활용면에서 매우 우수하다.

수수꽃재 

은평구 진관동에 위치한 수수꽃재 (서울시 제공)
은평구 진관동에 위치한 수수꽃재 (서울시 제공)

은평한옥마을의 골목으로 들어서면 2층 한옥들 사이로 낮고 아담한 크기의 한옥이 자리한 수수꽃재는 보다 쾌적하고 여유로운 골목의 풍경을 만들고자 했던 노력의 결과이다.

골목에 면한 1층 채 앞에는 담장 대신 화단을 만들어 길에 내어주고, 작은 마당에는 매화나무를 심어 골목에 새로운 풍경과 여유를 만들고자 하였으며 2층 채는 골목에 면하지 않고 마당 뒤로 물러있어 길에서는 낮은 한옥인 것처럼 편안한 느낌을 전한다.

1층은 부부 위주의 공간, 2층은 장성한 아들이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대문안 공간 및 벽체에서 느끼는 한옥의 비례와 창호 등에서 전통성이 돋보이는 한옥이며, 마당을 중심으로 ‘ㄷ’자형 배치, 분화된 마당의 계획, 한식목구조 결구 방식 등이 매우 우수하다.

재동 한옥 

종로구 재동에 위치한 재동 한옥 (서울시 제공)
종로구 재동에 위치한 재동 한옥 (서울시 제공)

헌법재판소 맞은 편 골목 안쪽에 위치한 작은 한옥으로 연일 내국인과 외국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동네지만, 골목 안 한옥에 들어오면 시골에 있는 듯한 한적한 여유를 느낄 수 있다.

마당에 앉아 있으면 앞쪽으로 종로국제서당(옛 한복체험박물관)의 기와지붕과 함께 탁 트인 하늘의 풍광을 즐길 수 있다.

마당을 바라보는 건물 벽면은 대부분 유리창과 유리문으로 마감해 개방감을 주고 내부에서도 자연의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했으며, 건물 구조의 개방감뿐 아니라 다양한 내외국인들과 소통과 모임을 이어가면서 열린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북촌 한옥의 목가구를 잘 유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수리 과정에서 과도한 변화보다는 순응하는 개선이 돋보이는 한옥이며, 좁은 필지에서 한옥의 원형을 유지하면서 공간을 디자인하고 마당에서의 채광을 고려한 디자인이 우수함

지금(zikm) 

종로구 종로6가에 위치한 지금(zikm) (서울시 제공)
종로구 종로6가에 위치한 지금(zikm) (서울시 제공)

'지금(zikm)'은 서울성곽이 바로 앞에 있어, 앞에는 우거진 나무와 바람 소리가 나는 주택가에 있으며 조금만 걸어 올라가면 서울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낙산공원 성곽 산책길이 있고 내려가는 길은 동대문, 두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한눈에 들어오는 언덕이 있어 멋지고 탁 트인 전경으로 가슴을 환하게 하여 동대문공원과 서울성곽, 동대문이 멋지게 보이는 곳이다.

‘지금(zikm)’은 34평의 한옥 독채로 마당으로 구성되어 있고 안채와 별채로 나뉘며 전통한옥을 유지하면서, 불편함이 없도록 현대식 시설로 편리를, 주인의 취향을 반영한 가구와 소품은 오리지널 디자이너 작품으로 갖춰 한옥 감성을 충분히 전하고 있다.

벽돌에 가려져 있던 목조한옥의 모습을 드러내면서 창호 등에 전통 한옥의 모습으로 디자인된 한옥이며, 기존 한옥의 규모를 유지하면서 현대적 사용을 고려하여 디자인하였다.

한문화체험관

은평구 진관동에 위치한 한문화체험관 (서울시 제공)
은평구 진관동에 위치한 한문화체험관 (서울시 제공)

진관사 한문화체험관은 세상을 향해 다가가려는 현대사찰의 의지가 담긴 건축물로 기존의 틀에 머무르지 않고 새 시대에 맞는 종교시설을 짓고자 하였다.

전통 사찰의 품격을 해치지 않으면서 외부를 향해 적극적으로 열린 투명한 입면과 다양한 프로그램과 기능을 담는 콘크리트구조를 한옥과 결합하여 조형과 기능을 자연스럽게 통합시키고 있다.

‘ㅁ’자로 힘 있게 펼쳐진 한옥처마 아래, 중정을 품은 전통목구조의 고유한 구성과 아름다움에, 콘크리트 구조의 단단함과 철과 유리의 투명함 등 현대적 구법을 더하여, 두 개의 다른 체계를 하나의 조화된 형태로 구현했다.

규모가 있는 건축물이면서 한옥건축양식을 느낄 수 있는 건축물로 평가되며, 대형의 공공공간을 한옥디자인을 적용하여 한옥의 공간감과 의장적 효과를 준다.

호경재

종로구 가회동에 위치한 호경재 (서울시 제공)
종로구 가회동에 위치한 호경재 (서울시 제공)

북촌 한옥마을에 위치한 호경재는 2필지, 대지 78평에 연면적 합계 33평의 안채, 사랑채, 별채로 구성되어 있으며, 작은 정원이 있는 아담한 한옥이다.

낡고 오래된 마감과 장식들을, 한국전통을 유지하되 실용성 있고 효율적인 공간으로 리모델링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가구나 장식, 조명과 창호, 설비 등을 알맞게 계획하여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한옥의 전통적인 마감(나무, 한지, 회벽)과 창호의 화려하고 다양한 패턴장식, 곳곳에 배치된 한국 전통적인 장식품, 그리고 화려하진 않지만 나무와 풀, 꽃들과의 조화는 자연과 소통하는 전통미가 가득한 한옥에 정취를 더해준다.

기존 한옥 활용을 위해 한옥의 모습을 유지하면서 창호 및 내부공간의 디자인과 시공 등에서 돋보이는 한옥건축양식의 건물로, 본래 한옥의 배치와 구성을 잘 유지하면서 공간을 창의적으로 활용했다.

화인원 

은평구 진관동에 위치한 화인원 (서울시 제공)
은평구 진관동에 위치한 화인원 (서울시 제공)

외형적으로 전통한옥의 멋과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실내에서 생활함에 있어서는 시원하고 개방감 있는, 현대 주택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는 한옥이다.

거실부분은 1층 한옥으로 구성하여 전통한옥의 대청과 같이 연등천장을 노출하였고, 전체 배치상 가운데에 놓여 앞뒤 마당 양쪽으로 소통할 수 있는 구조이며, 2층의 북한산 뷰가 아름다운 배경이 되는 집이다.

깔끔한 공간구성과 마감이 눈에 띄는 한옥이며, 공간구성, 마당의 배치, 한옥목구조 결구 방식, 목재의 사용 등이 우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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