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 부족한 '루시즘(leucism·백변증)' 원인 추정  돌연변이 펭귄
색소 부족한 '루시즘(leucism·백변증)' 원인 추정  돌연변이 펭귄

유전자 변이로 온몸이 흰색인 돌연변이 펭귄이 남극 대륙에서 발견돼 주목을 받고 있다. 해당 펭귄을 촬영한 영상은 소셜미디어(SNS)에도 공유돼 화제가 됐다.

15일(현지시간) 미국 CBS 등 외신에 따르면, 이 펭귄은 지난 4일 남극 칠레 곤살레스 비델라 기지 인근에서 발견됐다. 기지의 대원이자 사진가로 흰색 펭귄을 찍은 우고 알레한드로 하로스 게라는 "이 펭귄은 함께 살고 있는 14마리의 젠투펭귄(Gentoo Penguin) 무리 중 하나였다"며 "매일 다른 모습으로 우리를 놀라게 하는 남극에서도 이 모습은 더욱 특별했다"고 말했다.

해당 펭귄이 속한 종(種)인 '젠투펭귄'은 일반적으로 배는 흰색이고, 머리와 등은 검은색이다. 주황색 부리가 특징이고, 꼬리는 펭귄 중에서 가장 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체의 체중은 약 5~8㎏ 정도로 현재 살아있는 종 중 황제펭귄과 킹펭귄에 이어 3번째로 크다.

온몸이 흰색인 이 암컷 펭귄은 루시즘(leucism·백변증)이란 유전질환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루시즘은 색소 부족으로 동물의 피부나 털 등이 하얗게 변하는 것으로, 멜라닌 합성 결핍으로 나타나는 알비니즘(albinism·백색증)과는 차이가 있다.

칠레 남극 연구소의 연구원인 루카스 크루거 박사는 현지 언론에 "루시즘은 일부 개체에게서 발생할 수 있는 유전적 변이로, 피부·깃털 또는 머리카락의 색소 생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또 "자연적으로 발생하며, 많은 경우엔 인구의 1% 미만에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수의사인 디에고 페날로사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기린·악어·고래·들소 등 다른 종에서도 이 돌연변이와 유사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흰색 펭귄이 발견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약 8년 전에도 흰색 펭귄이 목격된 바 있으며, 지난 2020년 곤살레스 비델라 기지를 찾은 방문객이 흰색 펭귄을 봤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이번에 뱔견된 펭귄과 동일하거나 동족일 수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한편 온몸이 하얗다는 것 자체가 해로운 것은 아니지만, 펭귄에겐 위험할 수도 있다. 페날로사는 "몸의 대부분이 흰색이면 포식자가 사냥하기 쉬워질 수 있다"며 "그래서 야생에선 루시즘을 가진 개체의 사례가 매우 드물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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