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지방에서 분양된 아파트가 참담한 청약 성적표를 받았다. 일반공급 1순위에서 신청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방 청약시장의 부진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경상북도 울진군 후포면 '후포 라온하이트' 일반공급 1순위 접수 결과 총 60가구 분양에 신청자가 '0명'을 기록했다.

지상 20층 1개동으로 된 아파트로 이달 입주 예정인 후분양 단지다. 지방 분양 시장이 빠르게 냉각되는 가운데 연초부터 청약 신청자가 단 1명도 없는 아파트가 나온 것이다.

고양시 한 아파트 단지 (사진=이로운넷)
고양시 한 아파트 단지 (사진=이로운넷)

이 뿐 아니라 새해 들어 부산과 울산 등에서도 저조한 분양 성적표가 잇따른다.

부산 사상구 괘법동에 들어서는 '보해 썬시티 리버파크'는 지난 3~4일 1·2순위 208가구 분양에 17명만이 신청했고, 울산 남구 신정동에 짓는 '문수로 아르티스'의 경우에도 지난 8일 특별공급 접수 결과 148가구 모집에 25명이 신청하는 데 그쳤다.

수도권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4일 1순위 청약을 받은 경기 광명시 광명동 '광명자이힐스테이트SK뷰'는 387가구 모집에 1492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3.9대1을 기록했다. 최근 광명에서 분양된 아파트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반면 50대1이 넘는 경쟁률로 흥행에 성공한 단지도 있다. 지난 4일 분양한 충남 아산시 아산탕정지구 '더샵 탕정인피니티시티'는 1순위 646가구 모집에 3만3969명이 몰리며 평균 52.6대1로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지역별, 단지별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입지와 규모, 가격 경쟁력 등 상품성이 확실하게 갖춰진 단지만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인구소멸 현상 등 영향으로 지방 중소도시 청약시장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시장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청약 시장에선 지방으로 갈수록, 특히 중소도시로 갈수록 분양 침체가 심각한 현상이 나타난다. 지난해 청약자가 단 한명도 없는 단지가 총 8곳이었는데 경남 5곳, 전북 2곳, 경북 2곳 등 모두 지방 단지였다.

주택산업연구원 변서경 부연구위원은 "계속되는 고금리와 건설원가 상승에 따른 분양가상승에 이어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까지 가세하면서 건설사와 수분양자 모두 소극적 자세로 돌아서며 아파트 분양시장 역시 침체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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