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2023년 순위내 청약경쟁률 0%대 사업지 추이. (표=직방 제공)

연내 공급된 전국 아파트 분양사업지 30% 이상은 청약률이 0%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와 원자재가 인상에 따른 고분양가 부담 등으로 수요자들이 냉철한 판단을 내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직방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올해 분양된 전국 아파트 분양사업장(입주자모집공고일 집계 기준)은 모두 215개 사업지로, 이중 67곳은 순위 내 청약률이 0%대였다. 31.2%는 소수점 이하의 저조한 청약 성적표를 받은 것인데, 경남 남해군과 거창군 일대에 분양한 2개 사업지는 순위 내 청약접수가 단 한 건도 없었다.

2021년 439곳 중 64곳인 14.6%가 청약률 0%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청약수요의 움직임이 특정단지에만 쏠리는 양극화 현상이 더 심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엔 392개 사업지 중 136곳인 34.7%가 소수점 이하의 청약성적을 보였다.

0%대 사업지가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도였다. 안성시 공도읍, 양주시 덕계·화정동, 오산시 궐동,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평택시 진위·현덕면, 포천시 군내면, 화성시 봉담읍 등지 14개 사업지가 수요자들에게 외면을 받았다.

동대문구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 이로운넷
동대문구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 이로운넷

경기도의 뒤를 이은 곳은 인천광역시다. 올해 4만2000여 가구에 달하는 아파트 입주물량이 쏟아지며 공급과잉 부담이 청약시장의 수요감소로 이어졌다. 미추홀구(숭의·주안·학의동), 서구(연희·오류·원당동), 연수구(옥련동), 중구(운서동) 일대 10곳에서 수요 가뭄을 겪었다.

지방에선 부산 8곳, 경남 7곳, 제주 6곳, 광주 5곳, 충남 4곳, 전북 3곳, 울산 3곳 등에서 청약률 0%대 사업지가 발생했다. 서울과 대전은 0%대 사업지가 없었고, 세종은 올해 분양이 없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면서 통장 사용에 신중한 분양 대기수요의 움직임이 사업지별 양극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고분양가 외에도 중도금 대출이자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 당분간 분양시장의 청약 쏠림과 수요자의 냉철한 선택으로 순위 내 청약률 0%대 사업지가 속출할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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