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배터리 음극재 제조 기업 에버인더스는 2021년 설립된, 경상남도 진주시에 소재한 스타트업으로 포스코 사내 벤처기업으로 출발해 현재는 완전히 독립된 분사 창업(Spin-off)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우리는 창업한 지 2년 밖에 되지 않은 초기 기업이지만, 대기업에서 축적된 기술 개발 경험과 사업화 경험을 바탕으로 탄생한 작지만 강한 기업”이라고 박지훈 에버인더스 대표는 힘주어 말한다.

에버인더스는 최근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엠와이소셜컴퍼니(MYSC)가 공동 운용하는 ‘경남청년임팩트투자펀드’에서 시드투자를 유치했다. 저온 습식 합성 공법을 통해 고용량 실리콘 음극재를 낮은 원가로 제조하는 기술이 이 회사가 갖고 있는 강점이다. 올해 초에는 경남 기업 중 유일하게 중소벤처기업부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선정되기도 했다.

 

에버인더스 박지훈 대표
에버인더스 박지훈 대표

 

창업자인 박지훈 대표는 관련 기술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포스코에서 소재 연구개발 업무를 10여년간 해왔으며, 이를 이차전지 소재 제조에 응용해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에버인더스의 주력 제품은 리튬이온 전지용 실리콘계 음극 활물질이며, 차세대 배터리 소재(전고체 배터리, 나트륨배터리)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박대표는 “배터리 소재 분야는 치열한 기술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분야이며, 대기업과 기술 경쟁을 해야 하는 분야”라면서 “경제학자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이 새로운 시대는 작지만 빠른 물고기가 크지만 느린 물고기를 잡아먹는 시대라고 한 말처럼 크고 느린 대기업에서 분사하여 창업한 빠르고 작은 물고기가 배터리 기술 전장에서 성공하는 이정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전기자동차는 얼리어답터 시장에서 일반 대중시장으로 전환되면서, 보조금을 제외하더라도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와 유사한 정도의 가격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전기자동차에 가장 많은 원가를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을 낮추면서, 성능은 반대로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기자동차 사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높은 주행 거리와 빠른 충전 속도를 확보하는 배터리 기술이 필요하다.

 

낮은 가격에 높은 성능을 구현하는 배터리 재료 개발이 필수적이며, 이러한 기술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해줄 수 있다는 게 에버인더스의 설명이다. 에버인더스의 핵심 제품은 리튬이온전지용 실리콘계 음극재이다.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는 가격경쟁력과 향상된 주행거리 확보를 위해 음극재의 에너지 밀도를 증대시키는 것이 필수적인데 기존 음극 활물질인 그라파이트(Graphite)는 저장용량 및 에너지 밀도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실리콘 음극재 전환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포르쉐 타이칸, 아우디 e-트론 등 고급 전기차에는 이미 적용되었고, 실리콘 음극재를 채택하는 전기자동차 회사가 늘어나고 있어, 이 시장이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에버인더스의 예측이다.

 

박 대표는 “실리콘 음극재의 경우 몇몇 기업들이 상용화를 시작하고 있지만, 원료 적인 측면에서 고가인 metallurgical grade-silicon을 사용해서 제조하고 있고, 제조 공정 또한 고온 진공방식의 입자 제조 공정을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분명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에버인더스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상온 합성 공정을 통해 1차적으로 제조한 나노 입자를 저온 비진공 공정을 통해 SiOx 계통의 실리콘 음극재를 제조하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해당 제조 기술을 통해 균일한 품질의 실리콘 음극재를 대량 생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저원가 전구체 물질을 사용하고 공정비용 또한 현격히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실리콘 음극재의 상용화의 가장 큰문제인 가격 경쟁력을 충족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에버인더스는 포스코 분사창업 기업의 장점을 활용해 포스코와 이차전지 소재 상업화를 위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고, 향후 상업 설비 공동 개발 등에 대해서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독일 정부연구소인 Leibniz Institute for New Materials와 공동 연구 협약을 체결하고, 차세대 배터리 소재에 대한 해외 공동 R&D 사업도 추진 중이다.

창업 2년만에 올해 매출 20억 원을 달성한 에버인더스는 2024년에는 리튬 이차전지용 실리콘 음극재 상용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파일럿 공장 설비 설계를 토대로 파일럿 공장을 준공하고, 제품의 품질 및 성능을 검증하고 생산 수율을 확보해 해당 기술의 상업 생산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현재 진행하고 있는 해외 공동 R&D를 시작으로 해외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기후 변화에 대응한 탄소중립 기술 개발은 모든 인류가 함께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다.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해 화석연료 기반 에너지 체계에서 탈피, 친환경 전기 에너지원에 기반한 에너지 생산-사용 체계 전환이 필수적이다. 전기에너지를 저장해 활용 가능하게 해주는 배터리 기술의 개발은 친환경 전기 에너지 생태계 구축의 핵심 요소이다. 에버인더스는 올해 한국전력공사에서 주관하는 초격차 스타트업 1000+(친환경 에너지분야) 프로젝트에 선정되어 경쟁력을 인정받았으며, 본 프로젝트를 통해 음극재 소재기술 상용화 및 해외진출을 추진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리튬 이차전지용 실리콘 음극재 소재 상용화를 시작으로 글로벌 선두 이차전지 소재 전문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실리콘 음극재의 제품군 다양화와 함께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용 음극재의 상용화, 차세대 나트륨 배터리의 양극재 및 음극재 기술개발을 통해 종합 이차전지 소재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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